'공감은 지능이다'·'지능의 탄생'

몸속의 상태와 외부 자극의 변화에 순응하고 행동하는 신경 조직을 대상으로 연구하는 학문인 신경과학의 관점에서 공감과 지능에 관해 살핀 책들이 출간됐다.

자밀 자키 미국 스탠퍼드대 심리학 교수는 '공감은 지능이다'(심심)에서 심리학과 뇌과학, 신경과학의 최신 연구 내용을 바탕으로 공감이 타고난 능력이 아니라 키울 수 있는 기술이라고 주장한다.

보스턴대에서 인지신경과학을, 컬럼비아대에서 심리학을 공부한 그는 심리학과 신경과학을 이용해 공감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사람들이 어떻게 공감하는 법을 효과적으로 배울 수 있는지를 연구하고 있다.

자키 교수는 인간의 본성이 변하지 않는다는 과학자들의 오랜 믿음과 달리 신경과학과 기술의 발전으로 뇌는 고정된 회로가 아니며 평생에 걸쳐 변화하는 걸 알 수 있게 됐다고 주장한다.

그는 독일의 뇌과학자 타니아 징거의 연구 결과를 제시한다.

징거 연구팀은 사람의 공감 능력을 키우고 향상된 공감 능력을 유지하게 할 수 있을지 검증하고자 2년간 300명을 대상으로 불교의 명상법 '자애 명상'을 하게 한다
책은 "참가자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 너그럽게 행동했고, 타인을 돕고자 하는 욕망을 이전보다 강하게 느꼈다"며 "자기공명영상장치(MRI)로 뇌를 스캔한 결과 공감 관련 부위가 커졌는데 의도적인 노력과 연습으로 공감 능력을 기르고 생물학적 변화까지 일으킬 수 있다는 증거"라고 말한다.

자키 교수는 공감하는 건 자신을 희생하는 일이 아니라 돕는 일이라는 의견도 내놓는다.

공감하는 사람들은 공감을 적게 하는 사람에 비해 친구를 더 쉽게 사귀고 행복을 느끼며 우울증에도 덜 시달린다고 말한다.

다만 공감을 너무 많이 하는 사람은 '공감 피로'로 무너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돌봄 종사자들에게서 이런 현상에 많이 나타나는데 타인의 고통에 공감하면서 피로와 번아웃(소진), 트라우마에 시달리기도 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선 감정을 세분화해 공감으로 인한 괴로움과 염려를 구분해 대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신경과학의 관점서 바라본 세상…공감과 지능에 관해 말하다
이대열 미 존스홉킨스대 신경과학 및 뇌·심리과학과 특훈교수는 '지능의 탄생'(바다출판사)에서 인공지능(AI)이 인간의 지능을 넘어설 수 있을지 본질적인 질문을 제기하며 지능의 의미에 관해 이야기한다.

이 책은 2017년 4월 초판 출간 이후 이뤄진 AI 관련 최신 연구 결과를 보강한 개정증보판이다.

의사결정 과정에 대한 뇌의 메커니즘을 연구하는 이 교수는 영장류 뇌 기능 실험 연구에 경제학 이론을 접목한 연구로 '신경경제학 분야의 창시자'라는 평가를 받으며 최근 '2021 삼성호암상' 의학상 수상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 교수는 생명과 유전자의 관점에서 지능을 살펴야 한다고 주장한다.

생명체는 가혹한 생존 환경 속에서 복합적인 문제를 다양한 방식으로 풀 수 있는 존재여야 했는데, 이런 과정에서 지능을 얻게 됐다고 말한다.

지능이란 문제가 생겼을 때 선택 가능한 행동을 고려한 뒤 가장 적합한 행동을 선택하는 의사결정 능력이라고 정의한다.

이 교수는 기계의 학습에 관해서도 다룬다.

구글 자회사 딥마인드가 블리자드의 게임 스타크래프트2를 플레이하도록 만든 AI '알파스타'와 바둑 AI '알파고'의 예를 들며 능력이 뛰어난 AI가 계속 나타날 거로 예상한다.

다만 그는 AI가 인간을 대체하는 일은 당분간 발생하지 않을 거라고 분석한다.

이 교수는 지능은 자기 복제가 핵심인 생명 현상의 일부라며 "지능은 아직 생명의 것"이라고 강조한다.

기계가 인간을 능가하는 시점이 오더라도 AI를 장착한 기계가 자기 복제를 시작하지 않는 한 AI는 인간의 대리인일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신경과학의 관점서 바라본 세상…공감과 지능에 관해 말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