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우 보우소나루 대통령과 '좌파의 대부' 간 대결 가능성 브라질 연방대법원이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에게 선고된 실형을 무효로 한다는 결정을 확인했다.
이에 따라 룰라 전 대통령은 정치적 권리를 회복하고 내년 대선 출마도 가능해지게 됐다.
연방대법원은 15일(현지시간) 대법관 11명이 참석한 전원회의에서 룰라 전 대통령에 대한 실형 선고 무효 결정을 다수 의견으로 재확인했다.
대법관들 의견은 찬성 8명, 반대 3명이었다.
앞서 부패 수사의 대법원 주심 재판관인 에지손 파킨 대법관은 룰라 수사와 판결이 편파적으로 이뤄졌다며 선고된 실형을 무효로 한다고 지난달 8일 결정했다.
연방검찰이 재심 청구를 통해 무효 결정 취소를 주장하자, 파킨 대법관은 이 문제를 대법관 전원회의에 넘겼다.
대법원은 지난달 23일에는 대법관 5명이 참석한 별도 재판에서 세르지우 모루 전 연방판사가 룰라 전 대통령에게 실형을 선고한 것은 편파적이었다고 다수 의견으로 판결했다.
이 판결은 룰라가 지난 2009년 정부 계약 수주를 도와주는 대가로 대형 건설업체로부터 상파울루주 과루자시에 있는 복층 아파트를 받았다는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은 재판에 관한 것이다.
이에 따라 복층 아파트와 관련해 선고된 실형은 무효가 됐으며, 다른 혐의에 관한 실형 선고도 뒤집힐 가능성이 있다.
대법원 확정판결에 따라 룰라 전 대통령은 정계 복귀 발판을 마련했으며, 내년 대선 출마 가능성도 커졌다.
룰라가 여론조사에서 우세를 보이면서 내년 대선이 극우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과 '좌파의 대부' 룰라 간 맞대결 구도로 치러질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룰라는 지난달 18일 미국 CNN 방송 인터뷰를 통해 내년 대선 출마 가능성을 내비쳤다.
그는 "대선 정국이 다가오면서 내가 속한 노동자당과 제휴 정당들이 대선 후보가 되는 것을 이해하고, 건강과 체력이 잘 유지된다면 대선 후보가 되는 것을 거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룰라는 뇌물수수와 돈세탁 등 혐의로 1심에 이어 2심 재판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아 2018년 4월 남부 쿠리치바시 연방경찰에 수감됐다.
그러나 연방대법원이 2심 재판의 유죄 판결만으로 피고인을 수감하는 것은 위헌이라고 판단하면서 수감 580일 만인 2019년 11월 8일 석방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