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부, 학계와 간담회…10년간 석·박사 3천명 배출키로
정부가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2년간 관련 인력 4천800명을 공급하기로 했다.

아울러 전세계적인 반도체 패권 경쟁에 대응하고자 특별법 제정을 검토할 방침이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14일 서울대 반도체공동연구소에서 학계 전문가들과 간담회를 열고 이런 내용의 반도체 인력 양성 계획을 밝혔다.

정부는 글로벌 공급망을 둘러싼 패권 경쟁이 심화하면서 반도체 산업의 중요성이 커지자 지난 9일 업계 대표들을 만난 데 이어, 이번에는 인력 양성을 담당하는 학계 전문가들과 소통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간담회에는 성 장관을 비롯해 이종호 반도체공동연구소장, 서울대 황철성·이혁재·정덕균 교수, 성균관대 김소영 반도체계약학과장, 연세대 양준성 교수가 참석했다.

성 장관은 모두 발언에서 "지난 10년간 반도체 분야에 대한 정부 지원 축소로 교수들을 비롯한 석·박사급 인력이 꾸준히 감소해 연구 생태계가 많이 약화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다만 1조원 규모의 차세대지능형반도체 사업이 최근 추진되면서 반도체 산업 생태계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며 "2019년 '시스템반도체 비전과 전략' 발표 이후 민관 합동으로 대규모 인력사업을 추진한 결과, 1천명 이상의 인재가 배출됐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반도체설계교육센터(IDEC), 설계지원센터 등 인력양성 인프라를 구축한 데 이어 올해부터 연세대-삼성전자(연간 50명), 고려대-SK하이닉스(연간 30명) 등 채용연계 계약학과 신입생을 선발해 교육 과정을 운영 중이다.

하지만 반도체 인력은 여전히 부족한 실정이다.

산업부에 따르면 2019년 기준 3만6천명 수준인 반도체 산업기술인력은 10년 후엔 5만명 이상까지 늘어야 한다.

매년 1천500명이 더 필요한 셈이다.

이에 정부는 지난 1월 발표한 '시스템반도체 핵심인력 양성방안'을 차질 없이 추진해 내년까지 학사급, 석·박사급, 실무인력 등 총 4천800명 이상의 인재를 배출하기로 했다.

우선 학부 3학년을 대상으로 시스템반도체 설계 특화과정을 지원하는 시스템반도체 설계전공트랙을 내년에 신설한다.

설계전공트랙 이수자는 졸업 후 팹리스(반도체 설계회사) 취업 시 추가 교육 없이 실무 투입이 가능하도록 교육받는다.

반도체산업협회를 중심으로 팹리스 채용 연계 지원도 이뤄진다.

아울러 민·관이 공동투자해 핵심기술 연구개발(R&D), 고급인력 양성, 채용 유도까지 연계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이를 통해 향후 10년간 총 3천명의 석·박사급 인력을 배출할 계획이다.

미래차, 에너지, 바이오 등 차세대 산업 특화설계 전문인력과 전력 반도체, 인공지능(AI) 반도체 등 핵심 유망품목 관련 전문인력 양성 사업도 확대한다.

이 밖에 반도체 설계 전문인력 교육에 대한 업계 요청을 반영해 IDEC, 설계지원센터 등 인프라를 활용한 1천200명의 실무인력 양성을 추진한다.

업계 요청에 따라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기업의 재직 인력에 대한 실무교육 프로그램도 내년에 신설할 예정이다.

성 장관은 "우리나라의 초격차 유지와 안정적인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구축을 위해선 반도체 핵심인력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국내 반도체 산업에 우수인력이 질적·양적으로 충분히 공급되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반도체 학계와 업계의 요청 사항을 적극 추진하고, 국내외 반도체 산업의 여건과 다른 나라의 입법동향 등을 고려해 반도체 특별법 제정도 검토하겠다"고 강조했다.

성 장관은 전문가 간담회에 앞서 반도체 분야 석·박사 학생들을 따로 만나 연구 활동, 취업 등과 관련한 어려움을 청취했다.

이 자리에서 학생들은 "학교에서 반도체 전체 공정을 경험할 수 있는 것이 많은 도움이 된다"며 "앞으로 반도체 전공자뿐만 아니라 반도체에 관심있는 비전공자들도 공정 실습 경험 등을 통해 반도체 산업과 기업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지원해달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