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철호의 길 위에서 찾多!] 인왕산 접시꽃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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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철호의 길 위에서 찾多!] 인왕산 접시꽃 아시나요?](https://img.hankyung.com/photo/202104/0Q.26025463.1.jpg)
성곽길 따라 발길을 옮긴다. 한양도성 옛길에는 절기를 알리는 꽃들이 천지다. 비 개인 성곽길은 언제 걸어도 상쾌하다. 소나기 지나간 파란 하늘엔 하얀 구름이 두둥실 떠 있다. 인왕산 성곽에서 손을 뻗으면 목멱산 N타워가 잡힐 듯 코앞에 있다. 서울이 이렇게 아름다웠던가. 도성안과 밖에 붉은색, 연분홍색, 하얀색 꽃이 홑겹으로 피었다. 겨울을 견디어 핀 꽃이다. 성 안과 성 밖 고향집에도 탐스럽고 향기롭게 피었다. 꽃 모양과 열매의 둥근 모양이 접시를 닮아 접시꽃이다.
![[최철호의 길 위에서 찾多!] 인왕산 접시꽃 아시나요?](https://img.hankyung.com/photo/202104/0Q.26025464.1.jpg)
접시꽃은 키가 크다. 추운 겨울을 보내고 여름 땡볕 속에 아름답게 꽃이 핀다. 여름 소나기를 맞고, 밤이슬을 품으며 탐스러운 꽃이 된다. 촉규화는 뿌리 가까운 아래에서부터 2m 높이까지 차례차례 피고 진다. 600여 년 전 도성 안 힘든 세상살이에도 어김없이 꽃을 피웠다. 1,000여 년 전 비 바람 맞으며 촉규화를 시속에 담았다.
![[최철호의 길 위에서 찾多!] 인왕산 접시꽃 아시나요?](https://img.hankyung.com/photo/202104/0Q.26025465.1.jpg)
올 여름에도 접시꽃은 비 그친 후 향기를 멀리 전한다. 비바람 맞고 꽃 피듯, 땡볕 햇살에 열매를 맺는다. 한결같은 꽃 고향 같은 접시꽃을 보며, 길속에 삶의 지혜를 만난다. 그리고 더러는 고달픈 인생길에 평생 같이 갈 접시꽃 같은 친구를 하나 만들어보자. 길이 사람을 만든다. 바로 길동무다.
<최철호/ 남예종예술실용전문학교 초빙교수, 성곽길 역사문화연구소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