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캐빈에 대하여>를 보았습니다. 영화를 보는 내내 작가에게 질문하고 싶었습니다. ‘도대체 작가는 이 영화를 통해 우리에게 어떤 메시지를 주려고 했을까’ 라고요? 저는 자녀를 키우는 부모 입장에서 난감한 마음과 안타까움을 금치 못하게 되더군요. 제가 정리한 메시지는 “섹스 하되 임신은 함부로 하지 마라” “자녀 사랑 하되 제대로 듣고 보아라”입니다.



대략 줄거리는 이렇습니다. 사랑하는 남녀가 섹스를 합니다. 매우 흥분된 상태에서 섹스를 했고 계획이 없던 임신을 하게 됩니다. 임신에 대해 남성은 기뻐하는데 반해 여성은 당황해 합니다. 섹스 도중 “오늘 그 날 아냐?” 임신 가능성에 대한 대화가 오갔지만 남녀의 불타는 사랑은 결국 임신이 됩니다. 여성은 ‘임신’과 ‘육아’ 그리고 ‘지금 하는 일’에 대한 심리적 준비가 없는 막연한 상태입니다.



남성은 자신이 원하는 대로 다(가정, 사랑, 자녀, 일) 잘 될 것이라고 믿고 있는 것 같습니다. 늘 아내를 배려하고 가정을 위해 열심히 일하는 사람입니다. 여성은 유능한 워킹우먼입니다. 일에 대한 애착이 매우 커 보입니다. 그래서인지 점점 배가 불러오고 태동을 느껴도 전혀 기뻐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두려워하고 힘들어 합니다.



그렇게 태어난 아이는 여러 가지 이상 증세를 보입니다. 그러나 여성의 말을 남성은 듣지 않습니다. 오히려 아이와 가족을 위한다는 마음으로 여성이 원하지 않는데도 도심을 떠나 외곽 주택으로 이사를 감행합니다. ‘주택에서 아이랑 잘 놀아주며 살다보면 다 잘 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여성과 아이는 계속 심리적 물리적 정서적 충돌을 하지만 치료와 같은 적극적 대응은 하지 않는 것으로 보입니다. 여성은 아이 문제도 어렵지만 자기가 처한 현실에 힘겨워하며 아이 앞에서 <분노>를 자주 표출합니다.



결국 여성은 지쳐가고 아이는 균형 없는 심리상태로 성장합니다. 남성은 아이를 위해 ‘활쏘기’를 가르칩니다. 제 때 치료를 못한 아이는 여동생 눈을 실명하게 만듭니다. 급기야 아이는 남성에게 배운 활쏘기로 남성과 여동생을 죽이고 자신이 다니는 학교에서 수많은 학생들을 죽입니다. 여성의 남편과 딸은 죽었고 살아남은 그들은 사회에서 ‘악마’가 되었습니다. 사건사고 뉴스에 나오는 한 남자의 총기 난사 사건 이야기 같습니다.



남녀 간 사랑에는 반드시 확인과 결과가 있습니다. 여성의 특성상 “옵빠(오빠) 나 사랑하지?” 상대가 자신을 얼마만큼 사랑하는지에 대해 지속적으로 확인받기 원합니다. 남성은 대부분 사랑한다면 그 사랑이 현실적인 결과 즉 결혼까지 골인하기를 원합니다. 사랑에 대한 확인과 결과인 셈이지요. 그런데 요즘 남녀 사랑과 性에 대한 확인과 결과는 많이 달라 보입니다. 어느 덧 사랑에 대한 확인이 섹스가 되고 있는 것 같아 그 결과가 다소 위태로워 보입니다.



“첫 단추를 잘 끼워야 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과연 사랑에 첫 단추는 어디일까요? 남편에게 물었더니 “신뢰”라고 대답합니다. 글쎄요. 저는 <섹스>인 것 같은데요! ⓒ이지수 jslee3082@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