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적 근거 없이 약물 이용한 조기치료 필요성 주장

브라질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하루 사망자가 처음 4천 명을 넘는 등 피해가 급속도로 커지는 가운데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전국적인 봉쇄 조치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7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이날 남부 산타 카타리나주 샤페코시를 방문한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연설에서 코로나19 확산을 막는다는 이유로 지방 정부들이 내린 봉쇄강화 조치를 강하게 비난하면서 전국적인 봉쇄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모두가 집에 머물고 문을 닫는 록다운 정책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며 대안을 찾아야 한다"면서 "그렇게 해도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며 다른 바이러스와 마찬가지로 근절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브라질의 보건 전문가들은 물론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도 봉쇄 강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파우치 소장은 전날 BBC 브라질과 인터뷰를 통해 브라질의 코로나19 상황이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며 봉쇄령을 진지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봉쇄령을 포함해 엄격한 공공보건 조치들이 코로나19 확산을 억제하는 데 매우 성공적이라는 사실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하루 4천명 넘게 숨져도…브라질 대통령 "전국적 봉쇄 없을 것"
이날 연설에서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말라리아약과 구충제 등 약물을 이용한 코로나19 환자 조기 치료 방식을 다시 한번 주장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브라질에서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한 이후 말라리아약 클로로퀸과 유사 약물인 하이드록시클로로퀸, 구충제 이버멕틴 등을 치료에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이를 '코로나 키트'로 불렀다
그러나 세계보건기구(WHO)와 브라질 보건·의료계는 이들 약품의 치료 효과가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았으며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브라질 의학협회는 클로로퀸·하이드록시클로로퀸과 이버멕틴 등 약물을 코로나19 환자 치료에 사용하지 말라고 권고한 데 이어 협회의 세자르 에두아르두 페르난지스 회장은 "의사의 자율성을 존중한다는 것은 치료 효과가 없는 약품을 처방할 권리를 인정한다는 의미가 아니다"라며 반대 입장을 확인했다.

하루 4천명 넘게 숨져도…브라질 대통령 "전국적 봉쇄 없을 것"
한편, 브라질 보건부 집게를 기준으로 전날까지 브라질의 누적 확진자는 1천310만580명, 누적 사망자는 33만6천947명이다.

최근 2만∼4만 명대로 진정세를 보이던 신규 확진자는 전날 8만 명대로 다시 늘어났고, 하루 사망자는 3일부터 5일까지 사흘 연속 1천 명대를 유지했다가 전날에는 4천195명으로 코로나19 사태 이후 최다 기록을 세웠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