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일 배송, 익일 배송 등 스피드 경쟁이 치열한 요즘 느림의 미학을 선물하는 커머스 플랫폼이 있다. 수공예품 플랫폼 ‘아이디어스’다. 이용자들은 아이디어스에서 수공예품을 사기도 하고, 수공예 제작 온라인 클래스를 수강하기도 한다. 아이디어스를 운영하는 백패커의 김동환 대표는 “꾸준히 성장하던 플랫폼이 코로나19로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이디어스는 길거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플리마켓을 온라인으로 옮겨 놓은 플랫폼이다. 유기농 병풀 숯 클렌징 바, 장미 입체자수 스카프, 수공예 에어팟 케이스 등 이름만으로도 독특함이 느껴지는 상품들이 거래되고 있다. 2014년 서비스를 시작한 아이디어스는 누적 거래액 4000억원을 넘어섰다. 김 대표는 “네이버, 쿠팡에선 소수의 취향을 저격할 만한 상품을 찾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아이디어스는 수공예품을 만드는 작가와 이용자들이 서로 교감하는 커뮤니티를 지향한다. 이용자들은 작가를 팔로어할 수 있고, 1 대 1로 대화할 수도 있다. 서로 교감하고, 작품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를 하는 등 작가와 이용자 모두 색다른 경험을 한다.

현재 아이디어스에 등록된 작가는 2만여 명이다. 이들이 등록한 작품은 28만 개가 넘는다. 김 대표는 “수공예 커머스 플랫폼 후발주자가 많이 나왔지만 아이디어스 커뮤니티 감성을 따라하지는 못했다”며 “아이디어스가 1등 수공예 플랫폼으로 자리를 지킬 수 있었던 이유”라고 말했다. 2019년 1080억원이던 플랫폼 거래액은 지난해 2000억원을 기록했다.

김 대표는 “우리와 비슷한 미국 핸드메이드 플랫폼 ‘엣시’는 상장까지 했고, 시가총액은 18조원에 달한다”며 “아시아의 엣시가 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구민기 기자 k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