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한 기침에 38도 이상 발열"…국제앰네스티, 푸틴에 석방 촉구
복역 중 단식 투쟁을 벌이고 있는 러시아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가 발열과 심한 기침 증상으로 교도소 내 의료시설로 옮겨졌다고 러시아 현지 언론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러시아 교도당국은 현지 일간 이즈베스티야의 관련 질의에 "나발니가 정기 의료검진에서 고열을 동반한 호흡기 질환 증세를 보였다"면서 "그가 교도소 내 의료시설로 이송됐다"고 밝혔다.

당국은 나발니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를 포함한 모든 필요한 검사를 받았다고 덧붙였다.

나발니는 이날 인스타그램을 통해 교도소 당국이 자신의 온도를 38.1도로 측정했다며 기침이 심한 상태라고 전했다.

그는 자신이 입원한 병동에 결핵 환자가 3명 있다면서 "내가 결핵이 있다면 등에서 느껴지는 고통과 다리의 감각 상실을 없애줄 수 있을 것 같다.

그건 좋다"며 감옥의 열악한 상태를 비꼬기도 했다.

하지만 교도소 당국은 나발니가 필요로 하는 모든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나발니의 변호사 올가 미하힐로바도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그가 교도소 내 의료시설로 옮겨진 사실을 확인했다.

미하일로바는 "단식 중인 나발니의 건강이 계속 나빠지고 있으며 탈진 상태"라고 전하면서, 나발니의 몸무게가 지난 2월 초 수감 이후 13kg이나 빠졌다고 소개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포함한 러시아 정부 고위 인사들의 부정부패를 줄기차게 고발해온 나발니는 지난해 8월 독극물 중독 증세로 항공기 기내에서 쓰러져 독일에서 치료를 받은 뒤 올 1월 귀국했으나 곧바로 체포됐다.

그는 러시아 보안당국이 자신을 독살하려 시도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현지 정부는 이 같은 주장을 반박하고 있다.

나발니는 뒤이어 열린 2014년 사기 사건 관련 집행유예 취소 재판에서 실형 전환 판결을 받고 곧바로 모스크바 인근 블라디미르주(州)의 교도소에 수감돼 2년 6개월의 실형을 살고 있다.

그는 지난달 31일 등과 다리에 심한 통증이 있는데도 교도소 측이 자신이 지정한 민간 의사를 들여보내 주지 않고 있다며 단식 투쟁에 들어갔다.

한편 국제 인권단체 '국제앰네스티'의 아녜스 칼라마르 사무총장은 5일 트위터에 올린 글을 통해 푸틴 대통령이 나발니에 대한 의사의 진료를 허용하고 그를 석방할 것을 요구했다.

칼라마르는 "러시아가 그를 서서히 죽어가게 하려 한다는 측면이 실제로 있다"면서 "나발니는 그가 신뢰하는 의사와 즉각 만날 수 있어야 하고 석방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