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직원 실수로 고덕신도시 단독주택 잔여용지 재추첨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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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적격자 안 걸러내고 추첨 프로그램 돌려…당첨자들 분통
"투기 의혹 이어 업무 미숙까지…현장선 방역 수칙도 안 지켜져"
직원들의 땅 투기 의혹으로 물의를 빚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택지지구 내 단독주택 잔여용지를 공급하면서 응모 자격이 없는 부적격자를 제대로 걸러내지 않고 추첨하는 황당한 실수를 저지른 것으로 확인됐다.
이 때문에 적격자들의 당첨 결과까지 무효가 될 수도 있는 상황에 놓였고, 당첨자들은 재추첨할 경우 법정공방을 예고하고 나섰다.
LH 평택사업본부는 경기 평택 고덕신도시 내 단독주택 잔여용지 144개 필지를 '선착순 수의계약' 형태로 공급하기로 하고 지난달 30일 계약 절차를 진행했다.
부모님과 처가 어른들까지 세 식구가 한 집에 모여 사는 게 꿈이었던 A씨는 당일 오전 10시 이전에 계약금(10%)을 납입한 후 LH 평택사업본부에 도착했다.
하지만 A씨가 응찰한 필지를 비롯해, 53개 필지에는 신청자가 몰렸고, LH는 미리 공고한 대로 선착순이 아닌 랜덤 추첨방식으로 토지를 공급하기로 현장에서 결정했다.
당일 오전부터 추첨이 시작됐으나 이상하게도 필지별로 첫 번째 신청자만 당첨되는 결과가 나오자 현장에 몰린 분양 희망자들은 문제가 있다며 반발했다.
이에 컴퓨터 프로그램을 살펴보던 LH 직원들은 랜덤 조건이 잘못 입력된 사실을 파악한 뒤 재추첨을 진행했다.
민원인들은 항의했으나 평택사업본부장이 직접 사과하면서 상황은 일단락됐다.
오후에 진행된 2차 추첨에서 A씨는 신청 토지에 당첨됐다.
원래 당일 추첨이 끝나면 바로 계약해야 하지만, LH 측은 이날 재추첨으로 시간이 늦어졌다며 "추후 문자메시지로 당첨 결과를 보내면서 계약서 작성 날짜를 공지하겠다"고 설명한 후 민원인들을 해산시켰다.
A씨는 하루 이틀이 지나도 연락이 없자 지난 2일 직접 LH에 전화를 걸어 계약 일정을 문의하는 과정에서 "애초 부적격자들이 추첨 명단에 들어간 사실이 뒤늦게 파악돼 재추첨할 수도 있을 것 같다"는 황당한 답변을 들었다.
LH 직원들이 '토지 분양 희망자는 지난달 30일 오전 10시 이전 계약금 납입과 현장에 도착해야 한다'는 조건을 어긴 부적격자들을 미리 걸러내지 않고 추첨 신청자 명단에 넣어 추첨을 진행하는 바람에 빚어진 일이었다.
A씨는 "지난 며칠간 천국과 지옥을 오간 기분"이라며 "실수는 LH가 했는데 피해는 왜 내가 봐야 하는 건지 이해할 수 없다"고 허탈해했다.
이어 "같은 상황에 놓인 피해자들을 모아 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라며 "현장에 수백 명이 몰려 왔는 데도 직원 몇 명만 나와 통제도 안 됐고, 방역 수칙에 따른 거리두기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등 업무가 미숙한 게 이만저만이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확인결과, 공급된 144개 단독주택 용지 중 추첨을 진행한 53개 필지 가운데 A씨와 같이 적격자가 당첨됐으나 부적격자가 추첨 명단에 포함된 필지는 9개, 아예 부적격자가 당첨된 경우는 6개 필지로 조사됐다.
LH 측은 부적격자가 당첨된 6개 필지 중 2개 필지는 지난 3일 토지 공급을 재공고했고, 4개 필지는 부적격 당첨자를 제외한 응찰자가 단 1명씩이어서 낙첨자와 계약을 진행하기로 했다.
하지만 A씨를 포함한 적격자가 당첨된 9개 필지에 대해선 재추첨을 할지, 그대로 계약을 진행할지 결론을 내리지 못한 채 법률 검토를 하고 있다.
LH 평택사업본부 관계자는 "당시 현장에 토지 공급 신청자만 259명, 그 가족이나 지인들까지 합해 수백 명이 몰리면서 민원에 대응하려다 보니 추첨 과정에서 실수가 있었다"며 "당첨된 적격자들께서 어떤 감정일지 공감이 가고, 죄송할 따름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적격자가 당첨된 필지에서 떨어진 적격자분들의 입장을 고려하면 그대로 계약을 진행하는 것도 문제 소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법률 검토 후 재추첨할지를 결정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투기 의혹 이어 업무 미숙까지…현장선 방역 수칙도 안 지켜져"
직원들의 땅 투기 의혹으로 물의를 빚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택지지구 내 단독주택 잔여용지를 공급하면서 응모 자격이 없는 부적격자를 제대로 걸러내지 않고 추첨하는 황당한 실수를 저지른 것으로 확인됐다.
이 때문에 적격자들의 당첨 결과까지 무효가 될 수도 있는 상황에 놓였고, 당첨자들은 재추첨할 경우 법정공방을 예고하고 나섰다.
LH 평택사업본부는 경기 평택 고덕신도시 내 단독주택 잔여용지 144개 필지를 '선착순 수의계약' 형태로 공급하기로 하고 지난달 30일 계약 절차를 진행했다.
부모님과 처가 어른들까지 세 식구가 한 집에 모여 사는 게 꿈이었던 A씨는 당일 오전 10시 이전에 계약금(10%)을 납입한 후 LH 평택사업본부에 도착했다.
하지만 A씨가 응찰한 필지를 비롯해, 53개 필지에는 신청자가 몰렸고, LH는 미리 공고한 대로 선착순이 아닌 랜덤 추첨방식으로 토지를 공급하기로 현장에서 결정했다.
당일 오전부터 추첨이 시작됐으나 이상하게도 필지별로 첫 번째 신청자만 당첨되는 결과가 나오자 현장에 몰린 분양 희망자들은 문제가 있다며 반발했다.
이에 컴퓨터 프로그램을 살펴보던 LH 직원들은 랜덤 조건이 잘못 입력된 사실을 파악한 뒤 재추첨을 진행했다.
민원인들은 항의했으나 평택사업본부장이 직접 사과하면서 상황은 일단락됐다.
오후에 진행된 2차 추첨에서 A씨는 신청 토지에 당첨됐다.
원래 당일 추첨이 끝나면 바로 계약해야 하지만, LH 측은 이날 재추첨으로 시간이 늦어졌다며 "추후 문자메시지로 당첨 결과를 보내면서 계약서 작성 날짜를 공지하겠다"고 설명한 후 민원인들을 해산시켰다.
A씨는 하루 이틀이 지나도 연락이 없자 지난 2일 직접 LH에 전화를 걸어 계약 일정을 문의하는 과정에서 "애초 부적격자들이 추첨 명단에 들어간 사실이 뒤늦게 파악돼 재추첨할 수도 있을 것 같다"는 황당한 답변을 들었다.
LH 직원들이 '토지 분양 희망자는 지난달 30일 오전 10시 이전 계약금 납입과 현장에 도착해야 한다'는 조건을 어긴 부적격자들을 미리 걸러내지 않고 추첨 신청자 명단에 넣어 추첨을 진행하는 바람에 빚어진 일이었다.
A씨는 "지난 며칠간 천국과 지옥을 오간 기분"이라며 "실수는 LH가 했는데 피해는 왜 내가 봐야 하는 건지 이해할 수 없다"고 허탈해했다.
이어 "같은 상황에 놓인 피해자들을 모아 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라며 "현장에 수백 명이 몰려 왔는 데도 직원 몇 명만 나와 통제도 안 됐고, 방역 수칙에 따른 거리두기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등 업무가 미숙한 게 이만저만이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확인결과, 공급된 144개 단독주택 용지 중 추첨을 진행한 53개 필지 가운데 A씨와 같이 적격자가 당첨됐으나 부적격자가 추첨 명단에 포함된 필지는 9개, 아예 부적격자가 당첨된 경우는 6개 필지로 조사됐다.
LH 측은 부적격자가 당첨된 6개 필지 중 2개 필지는 지난 3일 토지 공급을 재공고했고, 4개 필지는 부적격 당첨자를 제외한 응찰자가 단 1명씩이어서 낙첨자와 계약을 진행하기로 했다.
하지만 A씨를 포함한 적격자가 당첨된 9개 필지에 대해선 재추첨을 할지, 그대로 계약을 진행할지 결론을 내리지 못한 채 법률 검토를 하고 있다.
LH 평택사업본부 관계자는 "당시 현장에 토지 공급 신청자만 259명, 그 가족이나 지인들까지 합해 수백 명이 몰리면서 민원에 대응하려다 보니 추첨 과정에서 실수가 있었다"며 "당첨된 적격자들께서 어떤 감정일지 공감이 가고, 죄송할 따름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적격자가 당첨된 필지에서 떨어진 적격자분들의 입장을 고려하면 그대로 계약을 진행하는 것도 문제 소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법률 검토 후 재추첨할지를 결정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