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 "실물 카드 발급 몰랐다…재논의 예정"
"이런 낭비가" 대행사 바뀐 동백전 새 선불카드 발급유도 '꼼수'
부산 지역화폐 동백전 운영 대행사가 바뀌고 5일부터 서비스가 재개됐지만 새로운 선불카드를 발급받는 절차를 거쳐야 해 이용객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카드 수수료 때문으로 보이는데 수십만 장에 달하는 새로운 카드 발행으로 말미암은 사회적 비용 낭비라는 비난 여론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이날 오전부터 동백전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운영 대행사로 새로 선정된 코나아이의 '부산 동백전' 앱을 내려받아야 한다.

하지만 가입 절차를 마무리하려면 카드 이관 신청을 반드시 해야 가능하다.

코나아이 측은 카드 이관을 신청할 때 기존 잔액 및 캐시백 이관과 함께 새로운 선불카드를 신청할 수 있다고 밝혔지만 이 절차를 거치지 않으면 기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어 사실상 새로운 카드를 발급받도록 유도한 것이다.

동백전 가입자 강모(49)씨는 "최근 충전한 금액과 캐시백을 포함하면 잔액이 40만원이 넘는데 예고도 없던 새로운 카드를 추가로 발급받으라는 것은 납득하기 어려운 정책"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동백전 가입자가 90만명에 달하는 점을 고려하면 기존 고객이 탈퇴하지 않는다고 했을 때 90만장의 카드가 추가로 발급되는 것이다.

코나아이 관계자는 "공카드 하나를 추가로 발급하는 형식적인 절차에 불과하다"며 "선불카드 사용 여부는 고객 선택 사항"이라고 말했다.

코나아이가 '공카드' 발급에 나선 것은 수수료 때문으로 보인다.

이전 대행사인 KT는 부산시로부터 별도 수수료를 받았지만 새 운영사인 코나아이는 새로운 카드를 발급해 이곳에서 발생하는 수수료를 수익원으로 한다.

제휴 카드사와 결제 수수료를 나눠 가지는 방식으로 논의를 진행했지만 관련 법 위반 소지 등을 이유로 무산되면서 코나아이가 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선불카드 발급이 필요한 상황이다.

대행사 교체 때 당연히 예상됐던 사안이지만 부산시는 뒤늦게 선불카드 발급에 대해 당황하는 분위기다.

시 관계자는 "애초 운영 대행사와 협의할 때 실물 카드 발급은 논의되지 않았던 내용"이라며 "운영사가 비용을 감수하고서라도 자사의 선불카드를 발급하기로 한 것 같은데 시스템상 꼭 필요했는지 재논의할 예정"이고 말했다.

또 그는 "기존 체크카드로도 오늘부터 사용할 수 있지만 혼란스러운 부분에 대해서는 재공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