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 구단주 선전포고에 롯데 감독 반격…"고수는 말을 아끼죠"
경기는 비로 취소됐지만, 2021년 한국프로야구에 등장한 유통 라이벌의 유쾌한 설전은 이어졌다.

허문회 롯데 자이언츠 감독은 3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KBO리그 SSG 랜더스와의 개막전이 우천으로 취소된 후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화두에 오르자 "고수들은 말을 아낀다"고 뼈 있는 한마디를 던졌다.

선전포고는 SSG가 했다.

SSG 구단주인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최근 음성 기반 소셜미디어에서 롯데를 겨냥해 "그들이 우리를 쫓아와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정용진 부회장의 선전포고로 SSG와 롯데 사이에는 불꽃이 튀었다.

라이벌 구도의 확대는 KBO리그 흥행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정용진 부회장의 발언에도 그런 의미가 담겼다.

상대가 이런 선전포고에 응수하면, 화제성은 더 커진다.

롯데에서는 사령탑과 프랜차이즈 스타가 나섰다.

허문회 감독은 "우리가 계속 이겨서 그런가"라고 반문하며 "고수들은 말을 아낀다"고 말했다.

롯데와 SSG의 전신 SK 와이번스는 지난해 8승 8패로 맞섰다.

그러나 순위는 롯데(8위)가 SK(9위)에 앞섰다.

허문회 감독은 '전통'과 '규모'에서도 롯데가 앞선다는 걸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롯데그룹과 신세계그룹은 '유통 공룡'이다.

하지만 업계는 물론이고 야구계에서도 롯데가 '형님' 격이다.

롯데 자이언츠는 한국프로야구가 태동한 1982년부터 리그에 참여했다.

매출 규모도 롯데그룹이 신세계그룹을 앞선다.

SSG 구단주 선전포고에 롯데 감독 반격…"고수는 말을 아끼죠"
허문회 감독은 "나는 9개 구단을 다 이기고 싶다.

(SSG는) 왜 우리만 의식할까"라며 "기업도 특정 기업이 아닌 모든 기업에 이겨야 하지 않나"라고 했다.

롯데 프랜차이즈 스타 이대호는 유통 라이벌 구도와 정용진 구단주의 적극적인 움직임을 반겼다.

이대호는 "야구인으로서 구단주가 야구에 관심을 보이는 건 반가운 일이다.

팬들도 좋아하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SSG를 이기고 싶은 마음은 더 커졌다.

이대호는 "SSG 구단주가 롯데를 라이벌로 만드시려는 것 같다"며 "우리 롯데가 많이 이겨서, '형님 구단'이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걸 보여드리겠다"고 시원하게 응수했다.

라이벌 구도는 흥행을 부른다.

SSG가 롯데를 '라이벌'로 택하면서 유통업계에서도 활발한 '야구 마케팅'이 펼쳐진다.

개막을 앞두고 두 구단 사이에 오간 말들도 2021년 더 풍성한 KBO리그를 만드는 밀알이 될 수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