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거티브戰에 무색해진 막말 경계령…여야, 재차 입단속
4·7 재보궐선거 분위기가 달아오를수록 네거티브전이 난무하면서 여야의 '막말 경계령'이 무색해지는 양상이다.

강한 수위의 언사가 지지층을 결집하는 효과야 있겠지만, 선거 결과의 키를 쥔 중도층이 막말에 대한 거부감이 크다는 점에서 양측 모두 골머리를 앓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측에서는 지난달 29일 지도부의 막말 자제 당부에도 불구하고 문제성 발언이 이어졌다.

이광재 의원은 지난달 31일 부산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대구 지역을 두고 "사람을 보고 (대통령을) 뽑은 게 아니라 당을 보고 뽑아 이런 결과(경제 꼴찌)가 생겼다"고 해 지역 비하 논란을 일으켰다.

쓰레기 후보 등 과한 표현도 이어진다.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관훈토론에서 2009년 '용산참사'를 '과도한 폭력 행위 진압을 위한 경찰력 투입으로 생긴 사건'이라고 하자 민주당 이재정 의원은 페이스북에 "석고대죄도 사치인 자"라고 적었다.

국민의힘 역시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선거 초기부터 '말조심'을 당부했음에도 막말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김웅 의원은 민주당 김영춘 부산시장 후보가 부산을 '3기 암환자'에 비유하자 페이스북에 "부산이 아니라 민주당이 암환자"라는 글을 올렸다가 삭제했다.

김 의원은 자신의 글이 문제가 있음을 깨닫고 "암 환우와 가족들에게 죄송하다"고 했으나 이미 부적절하다는 지적을 받은 뒤였다.

여야는 선거가 다가오자 재차 입단속에 나섰다.

1일부터 여론조사 결과 공표가 금지되는 '깜깜이 선거' 기간에 들어가며 막말의 파급효과를 가늠할 수 없는 만큼 실점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민주당 핵심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지금은 큰 틀에서 읍소 전략으로 가야 한다"며 "이낙연 상임선대위원장에 이어 김태년 대표대행이 또 성명을 냈으니, 자연스럽게 (발언을 조심하는) 방향이 잡힐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정진석 의원은 중앙선대위 회의에서 여당을 겨냥해 "네거티브와 흑색선전까지 이렇게 지저분한 선거는 처음 본다"면서도 "그들이 저급하게 나가도 맞대응하지 말고 우리는 품위 있게 가자"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