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총회 앞서 간담회…일부 주주 "사퇴하라" 반발
소액주주 비대위 실력행사…이사 보수한도 승인 건 부결

소액 주주들이 거듭 사퇴를 요구한 김선영 헬릭스미스 대표이사가 외부 경영인을 영입하기 전까지 대표직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31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서 제25기 정기주주총회에서 회사 경영에 불만을 가진 주주들이 '물러나라'고 거듭 압박하자 "저도 사퇴하고 싶지만 이대로 물러나는 건 무책임하다"며 "영입할 전문 경영인을 모색 중"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헬릭스미스에 합류한 김신영 전 사장은 이날 정기주총에서 사내이사로 선임되면 이사회에서 차기 대표이사로 선임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김 전 사장은 이달 23일 사임 의사를 표했다.

김 대표는 주주들이 김 전 사장의 사직 배경을 묻자 "김 전 사장이 유승신 대표 등 모든 사내이사가 사임할 것을 요구했다"고 대답했다.

애초 오전 9시 개회로 예정됐던 주총은 '소액주주 비상대책위원회'가 주주들에게서 받은 의결권 위임장 3천800여장을 집계하는 데 시간이 걸려 오후 2시 45분께야 개회했다.

이후에도 정회를 거듭 반복하며 안건 상정은 오후 4시 이후에 이뤄졌다.

이날 주총에서 재무제표 승인의 건은 통과됐으나 이사 보수한도액을 25억원으로 하는 의안은 의결권을 위임받은 소액주주 비대위의 반대로 부결됐다.

이 안건은 발행주식 총수의 4분의 1과 출석 주주 과반의 찬성이 있어야 통과된다.

김 대표는 주총에 앞선 주주 간담회에서 내년 10월 31일까지 유전자치료제 엔젠시스(VM202) 임상시험에 성공하고 회사 주가를 10만원까지 올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둘 중 하나라도 달성하지 못하면 보유한 회사 주식 전부를 팔아 회사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헬릭스미스 김선영 대표 "경영인 모시기 전까지 대표직 유지"(종합)
김 대표가 2022년 10월 31일을 특정한 이유는 내년 상반기에 엔젠시스의 당뇨병성 신경병증(DPN) 미국 임상 3-2상이 종료된다고 내다보고 있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회사와 엔젠시스에 저의 모든 것을 바치고 전력투구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겠다"고 말했다.

이날 김 대표는 엔젠시스 임상 조기 목표 달성과 이를 기반으로 한 대규모 자금 유입, 재무 리스크 최소화 및 긴축경영 실시, 주주 소통 강화 등을 약속하며 성난 주주 달래기에 나섰다.

그러나 헬릭스미스가 고위험 사모펀드에 약 2천500억원을 투자해 일부 손실을 보고 지난해 11월에 시행한 유상증자에 김 대표가 참여하지 않아 주가가 하락한 데 대한 주주들의 불만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았다.

일부 주주들은 "임상 실패, 사모펀드 투자에 대해 회사에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며 고성을 지르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