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을 중견기업까지 성장하도록 돕는 '점프업' 정책은 100개 기업 선정 작업을 계획대로 진행하고 있어서 성공적이라고 평가할 만합니다. 하지만 우리 기업의 95%에 해당하는 소상공인들을 지원하는 정책은 워낙 경영환경이 안 좋기도 해서 성장보다는 위기 극복에 초점을 맞출 수밖에 없었습니다. 할 수 있는 일들의 한계를 느끼게도 했고 그게 참 가슴도 아팠습니다."중소기업, 스타트업, 벤처기업 등을 전담하는 중소벤처기업부의 오영주 장관이 밝힌 지난해 성과에 대한 소회다. 오 장관은 26일 서울 포시즌스호텔에서 'AI 초격차 챌린지 킥오프' 행사 이후 기자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지난해 성과를 묻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오 장관은 "작년에 중기부 도약과제로 발표했던 내용 중 가장 중요한 성과는 100개 기업을 중견기업으로 스케일업, 점프업시키겠다는 과제였다"며 "관련 예산도 배정받았고 100개 기업을 선정하는 작업을 진행중"이라고 말했다. "조금만 정부가 도와드리면 획기적으로 정말 기업이 도약할 수 있는 지원책이기 때문에 실제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또 한 가지 성공적 정책으로는 '글로벌'을 꼽았다. 오 장관은 "지난해 글로벌 원팀 협의체를 25개국에 구성했고 외교부 공관에서도 기업들이 이 협의체를 많이 활용하고 있다"며 "물론 아직 갈 길은 멀지만 스케일업과 글로벌 분야에서 기반이 되는 시스템을 구축, 정비했다는 측면에서 성과를 냈다고 본다"고 했다.반면 소상공인 관련 지원책에는 아쉬움을 드러냈다. 오 장관은 "도약 전략 중에서 우리 기업의 95%에 해당하는 소상공인들을 지원하
10년 전만 해도 계좌번호 없이 돈을 송금하는 건 상상하기 어려웠다. 다른 은행으로 돈을 보낼 때마다 송금 수수료도 부담해야 했다. 정기예금 이자는 만기일이 아니면 받을 수 없었다. 전화번호만 있으면 수수료 없이 무제한 송금이 가능하고, 정기예금에 가입하자마자 이자부터 받을 수 있게 된 건 토스가 국내 금융시장에 선보인 혁신적 서비스다.이승건 토스 대표는 26일 서울 성수동 앤더슨씨에서 열린 토스 앱 출시 10주년 기자간담회에서 "토스가 지난 10년간 만들어 낸 혁신은 자체의 성장을 넘어 다른 산업 주체들의 동참을 이끌어내며 시장의 지형을 변화시켰다"고 자평했다.서울대 치과대학을 졸업한 이 대표는 치과의사의 길을 걷는 대신 세상을 더 좋아지게 만드는 사업의 꿈을 꿨다. SNS 울라블라, 모바일 투표 앱 다보트 등 여덟번의 창업 실패를 거쳐 토스를 설립했다. 스마트폰을 활용한 간편송금 사업에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은행이 장악한 송금 시장에서 스타트업이 살아남지 못할 것이란 회의론이 컸다. 2015년 800억에 불과했던 토스의 연간 송금액은 2024년 180조까지 성장했다. 사용자 규모도 1200만 명에 달한다. 토스의 간편송금은 이제는 국내 금융 시장의 '뉴노멀(표준)'이 됐다.대기업이 스타트업의 기술이나 디자인을 침범하는 경우가 종종 논란이 되긴 하지만, 이 대표는 이를 개의치 않는다. 예컨대 비대면 계좌를 만들 때 고객이 보유한 다른 은행 계좌에 1원을 입금하고 함께 남긴 숫자나 단어를 인증에 활용하는 '1원 인증'은 토스가 개발하고 특허까지 보유한 기술이다. 현재 많은 금융사와 핀테크 플랫폼이 사용하고 있다. 이 대표는 "토스가 특허를 가지고 있지
바야흐로 인공지능(AI)의 시대다. 미래 산업을 이끌어가기 위해 기술개발에 전념하는 스타트업부터 세상이 놀랄 신기술을 선보이려는 글로벌 대기업들까지 모두가 사활을 걸고 AI에 투자하고 있다. 얼마나 혁신적인 기술과 제품이 나오는지는 결국 누구와 손을 잡는지, 얼마나 신뢰 관계 속에서 협업을 빨리 이뤄내는지에 달려있다. 그야말로 속도전이라 할 수 있다.그런 측면에서 정부가 나서서 대기업과 스타트업을 연결해주는 건 믿음직한 플랫폼 역할을 한다. 스타트업의 기술이 과연 사업화가 가능한 모델인지를 대기업이 빨리 확인해 제품을 공동 개발한다는 것은 중개자를 신뢰할 수 있어야만 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LG전자 노트북용 기술 개발에 성공중소벤처기업부가 LG전자, 퀄컴 등 글로벌 대기업과 국내 유망 인공지능(AI) 스타트업을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한다는 것은 그래서 주목할 만하다.중기부는 지난해 처음으로 ‘AI 초격차 챌린지 킥오프 데이’ 행사를 열고 LG전자, 인텔코리아, 한국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대기업과 국내 유망 AI 스타트업을 연결해 첫 성과를 냈다.‘온디바이스 AI 챌린지’를 공모해 실제 LG전자 노트북에 적용 가능한 온디바이스 AI 기술 기업 10곳을 선정했다. 온디바이스 AI란 중앙 클라우드 서버 없이 사용자가 보유한 스마트기기 안에서 자체적으로 정보를 수집·연산하는 기술을 말한다.10개 스타트업이 LG전자 등과 기술검증(PoC)을 거친 뒤 총 3곳이 우수과제로 선정됐다. 클리카, 감바랩스, 프레리스쿠너 등 3개 기업의 AI 기술은 LG전자와 논의 후 차세대 노트북에 탑재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클리카는 AI 경량화를 통한 대규모 언어모델(LL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