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이후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하늘길이 점차 좁아지고 있다. 이미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 영공을 피해 운항했던 항공사들이 이번에는 전쟁이 진행 중인 중동 영공도 우회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면서다. 소수의 항로에 비행기가 몰리면서 항공 물류 대란도 예상된다.뉴욕타임스(NYT)의 20일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이 시작된 이후 중동 일대의 영공이 닫히거나 통제받고 있다. 항공 추적기관 옵스그룹에 따르면 이란, 이라크, 쿠웨이트, 시리아 상공의 영공은 전면 폐쇄됐고 전쟁 전 하루 9만 명의 승객이 오갔던 아랍에미리트(UAE)와 카타르를 비롯해 이스라엘, 오만의 영공 역시 엄격히 제한된 상태다.세계 항로의 ‘허브’ 역할을 했던 중동 지역 주요 항로가 닫히면서 현재 아시아와 유럽을 연결하는 항로는 두 개만 남았다. 그마저도 폭이 점차 좁아지는 추세다. 아제르바이잔 상공 항로(아제르바이잔-조지아-튀르키예)의 경우 일부 구간의 폭은 기존 100마일에서 현재 50마일(80㎞)까지 축소됐다. 지난 5일 이란으로부터 드론 공격을 받은 이후 아제르바이잔이 영공의 남쪽 부분을 폐쇄하고 러시아 국경 쪽(북쪽)으로 항로를 밀어낸 여파다.또 다른 항로 사우디아라비아-이집트 구간의 경우 아제르바이잔보다 항로가 조금 더 넓긴 하지만 사우디아라비아가 자국 영공에 걸쳐있는 일부 경로를 제한하면서 범위가 좁아졌다. 남쪽으로는 수단 내전으로 인해 수단 상공 진입이 어려운 상태다.NYT는 “항로 변경은 비행시간을 늘리고 연료비를 상승시킬 수 있다”며 “결국 일부 노선의 유지 가능성에 부담 주게 된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이란 전쟁 여파에 대응해 비축유 추가 방출을 위한 각국 협의에 나섰다.파티 비롤 IEA 사무총장은 23일(현지시간) 호주 캔버라 내셔널프레스클럽 기자회견에서 "필요하다면 당연히 그렇게 할 것"이라며 아시아·유럽 각국 정부와 비축유 추가 방출을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추가 방출을 촉발할 구체적인 유가 기준은 없다고 덧붙였다. IEA 회원국들은 지난 11일 급등한 국제 유가를 완화하기 위해 사상 최대 규모인 전략 비축유 4억 배럴을 방출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비롤 사무총장은 이번 중동 위기를 "1970년대 두 차례 오일 쇼크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가스 시장에 미친 영향을 합친 것보다 심각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 문제의 단 하나의 가장 중요한 해결책은 호르무즈 해협 개방"이라고 강조했다.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이란 전쟁에 반대하며 사임한 미국의 전직 대테러수장이 이란 영토에 대한 지상군 투입에 강한 경고음을 냈다.조 켄트 전 국가대테러센터(NCTC) 소장은 22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와의 인터뷰에서 하르그섬 점령 시나리오에 대해 "재앙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켄트 전 소장은 "그곳에 미군을 투입하는 것은 이란이 드론과 미사일로 공격할 수 있는 표적을 제공하는 것"이라며 "사실상 인질을 주는 결과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 국민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 전쟁에 다음 세대를 보내 희생시킬 수 없다"고 강조했다.켄트 전 소장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강성 지지층으로 분류됐으나 이란과의 전면전을 반대하며 사임해 주목받았다. 그린베레 출신으로 11차례 실전에 배치됐고 CIA 특수작전 요원으로도 활동했다. 부인은 2019년 시리아에서 자살폭탄 공격으로 순직했다. 그는 "의사결정 위치에 있게 된다면 이런 상황을 막기 위해 행동하겠다고 다짐했었다"며 자신의 반전 입장이 이 같은 경험에서 비롯됐다고 밝혔다.한편 켄트 전 소장은 현재 기밀 정보 유출 혐의 등으로 FBI 수사 대상이 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앞서 사직 후 터커 칼슨 쇼에 출연해 이스라엘이 트럼프 대통령의 군사행동을 유도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