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한 아시아인 증오 반대 시위가 벌어졌다.

뉴스허브 등 뉴질랜드 매체들에 따르면 아시아인 증오에 반대하는 수백여 명의 시민들은 27일 낮(현지시간) 오클랜드 시내 아오테아 광장에서 아시아인에 대한 인종차별 반대 집회를 가진 뒤 '아시아인에 대한 증오를 멈추라'는 등의 구호를 외치며 거리를 행진했다.

"아시아인 증오 멈추라" 오클랜드서도 인종차별 반대 시위
이날 행사에는 뉴질랜드 국민당의 한인 멜리사 리 의원을 비롯해 중국계 나이시 첸 노동당 의원, 폴 영 오클랜드 시의원 등도 참가했다.

이날 집회와 시위를 주도한 스테프 탄은 뉴질랜드 내 아시아인들은 최근 미국 애틀랜타에서 일어난 총격 사건에 깊은 상처와 충격, 분노를 느끼고 있다며 아시아인에 대한 증오는 뉴질랜드도 예외가 아니라고 지적했다.

탄은 "단지 피부 색깔만을 이유로 아시아인 형제자매들이 받는 고통을 보면서 우리도 똑같은 고통을 느끼고 있다"며 "코로나19 사태 기간 중 뉴질랜드에서 일어나고 있는 무서운 인종차별 증오 행위들도 궤를 같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시위 주도자 중 한 사람인 소피아 힐라리오도 미국이 멀리 떨어져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뉴질랜드도 그런 문제로부터 자유로울 수는 없다며 코로나19가 뉴질랜드의 아시아인 사회에 대한 차별을 잘 드러내 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리 의원은 차별 문제를 거론하고 해결해야 할 때가 지금이라며 "우리는 뉴질랜드가 이민자들의 땀과 노고에 의해 건설됐다는 사실을 직시하고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중국인들이 처음 이곳에 온 게 1842년"이라고 강조했다.

매체들은 이날 시위가 벌어진 도로에서는 중국 공산당에 반대하는 소규모 맞불 시위도 벌어져 시위하려면 위구르와 티베트 같은 중국 내 소수민족에 대한 차별과 인권 문제를 제기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