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군부가 민주화를 요구하는 시위대에 발포해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는 가운데 광주지역 범시민단체가 희생자를 추모하는 집회를 열어 미얀마 민주화를 촉구했다.

5·18기념재단이 주축이 된 '미얀마 광주연대'는 27일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서 미얀마 봄 혁명 희생자 추모 전국 공동행동의 하나로 미얀마 민주화운동 희생자 추모 집회를 열었다.

이날은 미얀마가 일본 식민지 시절 범국민적 일제 저항이 시작된 날로 군부는 '군의 날'로 지정했지만 국민은 '저항의 날'로 부른다.

추모 집회에선 미얀마 민주항쟁 지도자이자 2009년 광주인권상 수상자인 민 꼬 나잉(Min Ko Naing)이 5·18기념재단에 보내온 서신이 낭독됐다.

민 꼬 나잉은 "힘들 때 손을 내밀어 주는 친구가 진정한 친구라는 말 그대로, 여러분의 지지가 저희에게 커다란 힘이 되고 있다"며 지지와 연대를 보내준 한국인들에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그는 "미얀마 국민은 모든 역량을 모아 투쟁에 임하고 있고 이 혁명을 성공시키기 위해 우리는 목숨을 기꺼이 바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재한 미얀마인이 주변에서 전해 들은 현지 상황을 참석자들에게 공유하고 국제사회의 지지와 연대를 호소했다.

민주와 자유를 외치다 숨진 19세 소녀 치알신(Kyal Sin)의 독백으로 이뤄진 추모극이 진행되기도 했다.

치알신을 비롯해 민주화 시위를 하다 숨진 미얀마인들을 위해 원불교식 위령제도 진행됐다.

이 자리에 참석한 시민들은 붉은색 장미를 헌화하며 희생자들의 넋을 기렸다.

미얀마에선 숨진 사람에게 붉은 꽃을 바치는 풍습이 있다.

미얀마 인권단체 정치범지원협회(AAPP)에 따르면 이번 시위로 전날까지 모두 328명이 숨졌고, 이 가운데 20여명 이상은 어린아이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추모 집회는 애초 'Myanmar Now(미얀마는 지금)' 웹페이지에서 생중계하려 했지만, 현지 사정이 마땅치 않아 녹화 후 유튜브에 공유하기로 했다.

추모 집회는 같은 시간 서울, 대전, 제주 등 전국에서 진행됐다.

한편 비슷한 시각 5·18민주광장 한쪽에선 미얀마인들을 지원하기 위해 중학생들의 모금 운동이 진행됐다.

각화중·신광중 학생회를 중심으로 학생들은 시민에게 기부를 권유하고 기부금을 낸 시민에겐 손수 만든 작은 선물을 전하며 감사의 뜻을 표했다.

이 기부금은 미얀마 광주연대 등 기부단체를 통해 미얀마로 보내질 계획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