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토벤 후기 소나타 세 곡 선사
김선욱은 지난해 7월 독일 라이프치히 쿤스트베르크에서 클래식 레이블 악센투스와 함께 영상을 촬영했다. 베토벤 탄생 25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서다. 그는 이날 베토벤의 후기 피아노 소나타 세 곡(30번·31번·32번)을 들려줬다.
베토벤 후기 피아노 소나타에는 레퍼토리에 담긴 진수를 감상할 무대다. 베토벤이 청각을 완전히 잃어버린 다음 예술혼을 불태우며 써낸 곡들이라서다. 고통에서 환희로 향하는 베토벤 특유의 감성이 선율에 담겨있다.
김선욱은 2006년 18세 나이로 영국 리즈 콩쿠르에서 우승했다. 콩쿠르 40년 역사상 가장 어린 우승자다. 일찌감치 쌓은 명성 덕에 로열 콘세르트허바우, 베를린 필하모닉 등 유럽 명문 악단들이 그를 섭외하려 나섰다.
지금은 전 세계 클래식계에서 인정받는 ‘베토벤 스페셜리스트’다. 2009년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전곡(1~5번), 2012~2013년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전곡(1~32번)을 연주했다.
그는 베토벤이 태어난 독일 본에 있는 ‘베토벤 하우스’ 멘토링 프로그램의 첫 수혜자로 선정돼 베토벤 하우스 소장품을 독점으로 사용할 수 있는 자격도 취득했다. 지휘자로서 처음 나서는 무대에서도 선택한 곡은 베토벤의 '교향곡 7번'이었다.
까르띠에도 김선욱의 역량을 알아봤다. 그가 전 세계를 아우를 수 있는 감성을 갖췄다는 것이다. 시릴 비네론 까르띠에인터내셔널 CEO는 “지금 세대에서 가장 재능이 넘치며 심오한 음악가 중 한 명"이라며 "김선욱의 진정 어린 표현 방식 안에는 유럽와 아시아의 표현법이 공존하고 있다. 대륙을 넘나드는 완벽한 연주자다”라고 설명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