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최선호 증시는 한국…반도체·車·산업재株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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댄 파인만 크레디트스위스 아·태 투자전략 대표
하반기 코스피 랠리 다시 시작
강달러·금리상승은 단기적 문제
삼성전자·현대차·LG화학 관심
해외 투자는 홍콩 부동산 유망
하반기 코스피 랠리 다시 시작
강달러·금리상승은 단기적 문제
삼성전자·현대차·LG화학 관심
해외 투자는 홍콩 부동산 유망
“한국 증시는 주가수익비율(PER)이 상승하면서 구조적인 상승기에 접어들었다. 금리 상승이 둔화하는 하반기 이후에는 코스피지수 랠리가 다시 펼쳐질 것이다.”
댄 파인만 크레디트스위스 아시아태평양지역 투자전략 대표(사진)는 25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전화인터뷰에서 “메모리반도체와 D램 호황, 글로벌 경기 회복으로 한국의 반도체, 자동차, 산업재 업종이 증시를 이끌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파인만 투자전략 대표는 2년 전부터 한국 시장에 대해 매수 의견을 유지하고 있다. JP모간에서 1999년부터 2002년까지 아시아 시장을 분석했고 미국 중앙은행(Fed)과 재무부에서도 근무했다. 2018년부터는 크레디트스위스에서 아시아태평양지역 분석을 담당하고 있다. 2021 크레디트스위스 아시안인베스트먼트 콘퍼런스에 참석한 파인만 대표에게 한국 시장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의 시각을 들어봤다.
그는 한국 시장이 구조적인 상승장에 접어들었다고 했다. 배당성향(DPR)이 높아지며 저평가 해소 과정에 접어들고 있다는 게 그의 말이다. 파인만 대표는 “한국의 기업 지배구조가 개선되면서 배당성향이 높아지고 있는데 한국의 PER은 배당성향을 매우 밀접하게 추적해왔다”며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를 해소하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배당성향과 함께 PER도 높아질 것이란 얘기다.
올해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도 그가 한국을 최선호 국가로 꼽는 이유다. 중국과 대만은 작년에 이미 경제가 회복됐고 필리핀 인도네시아 태국 등 다수의 동남아시아 국가(개발도상국)는 아직 코로나19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에 올해 기저효과에 기반한 ‘성장 스토리’를 가진 한국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설명이다. 파인만 대표는 “한국의 경제 정상화를 이끌 스토리는 수출”이라며 “D램 호황으로 D램 생산업체들의 가격 결정력이 높아졌고 경기 회복기에는 철강, 조선, 산업재 등 다른 경기민감 산업도 유망하다”고 말했다.
강(强)달러와 금리 상승도 단기적인 문제에 불과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달러화 강세는 미국 경상수지 적자 확대로 이어지면서 수요를 늘리기 때문에 한국 시장에는 긍정적”이라며 “미국 Fed도 결국 실질금리 상승을 제한할 것이므로 하반기부터는 다시 코스피지수 랠리가 시작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지금은 일시적으로 신흥국 비중을 낮추기 위해 크레디트스위스의 자금 일부를 한국에서 일본으로 옮겼다고 전했다.
성장주와 가치주 중에서는 가치주 상승세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파인만 대표는 1월 말 발간한 보고서에서 포스코, 삼성전자, 현대차, 기아차, LG화학, KB금융을 최선호 종목으로 꼽았다. 그는 “미국과 유럽에서 부양책을 곧 시행할 것이고 경제 정상화 속도도 예상보다 빠르다”며 “여전히 성장주 대비 가치주의 밸류에이션이 낮기 때문에 가치주의 성과가 더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술주는 위험 요인이 있다고 밝혔다. 작년 코로나19로 사람들이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5세대(5G) 통신, 데이터센터 등에서 폭발적인 수요가 발생했는데 백신 접종이 확대되면 기술주 수요가 둔화할 것이라는 게 그의 예상이다.
자산배분 측면에서 채권 비중은 낮추고 주식 비중을 높이라고 강조했다. 파인만 대표는 “예전에는 채권이 주식의 위험을 분산시켜주는 수단이었지만 지금은 채권 가격과 주식 가격이 비슷한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며 “채권 매수는 오히려 미래의 기대수익률을 낮추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금은 이자를 지급하지 않기 때문에 금리 상승기에는 금 가격 상승세가 제한적”이라고 덧붙였다.
아시아의 다른 유망 투자 지역으로는 싱가포르와 홍콩을 꼽았다. “싱가포르는 금융산업 비중이 높아 금리 상승으로 인한 혜택을 더 볼 수 있다”며 “미국 수출 의존도가 높아 미국 경제 정상화에 따른 경제 회복도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자산의 대부분을 부동산에 투자하는 아시아인의 특성을 고려하면 홍콩 부동산시장에도 관심을 둘 만하다고 조언했다. 파인만 대표는 “중국, 싱가포르, 한국과 달리 홍콩은 부동산시장에 대한 정부의 간섭 정도가 낮아 부동산 가격 상승폭이 매우 크다”며 “1~2년 안에 홍콩 리츠와 부동산개발회사 등이 수혜주로 떠오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경제 기자 hankyung@hankyung.com
댄 파인만 크레디트스위스 아시아태평양지역 투자전략 대표(사진)는 25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전화인터뷰에서 “메모리반도체와 D램 호황, 글로벌 경기 회복으로 한국의 반도체, 자동차, 산업재 업종이 증시를 이끌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파인만 투자전략 대표는 2년 전부터 한국 시장에 대해 매수 의견을 유지하고 있다. JP모간에서 1999년부터 2002년까지 아시아 시장을 분석했고 미국 중앙은행(Fed)과 재무부에서도 근무했다. 2018년부터는 크레디트스위스에서 아시아태평양지역 분석을 담당하고 있다. 2021 크레디트스위스 아시안인베스트먼트 콘퍼런스에 참석한 파인만 대표에게 한국 시장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의 시각을 들어봤다.
그는 한국 시장이 구조적인 상승장에 접어들었다고 했다. 배당성향(DPR)이 높아지며 저평가 해소 과정에 접어들고 있다는 게 그의 말이다. 파인만 대표는 “한국의 기업 지배구조가 개선되면서 배당성향이 높아지고 있는데 한국의 PER은 배당성향을 매우 밀접하게 추적해왔다”며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를 해소하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배당성향과 함께 PER도 높아질 것이란 얘기다.
올해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도 그가 한국을 최선호 국가로 꼽는 이유다. 중국과 대만은 작년에 이미 경제가 회복됐고 필리핀 인도네시아 태국 등 다수의 동남아시아 국가(개발도상국)는 아직 코로나19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에 올해 기저효과에 기반한 ‘성장 스토리’를 가진 한국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설명이다. 파인만 대표는 “한국의 경제 정상화를 이끌 스토리는 수출”이라며 “D램 호황으로 D램 생산업체들의 가격 결정력이 높아졌고 경기 회복기에는 철강, 조선, 산업재 등 다른 경기민감 산업도 유망하다”고 말했다.
강(强)달러와 금리 상승도 단기적인 문제에 불과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달러화 강세는 미국 경상수지 적자 확대로 이어지면서 수요를 늘리기 때문에 한국 시장에는 긍정적”이라며 “미국 Fed도 결국 실질금리 상승을 제한할 것이므로 하반기부터는 다시 코스피지수 랠리가 시작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지금은 일시적으로 신흥국 비중을 낮추기 위해 크레디트스위스의 자금 일부를 한국에서 일본으로 옮겼다고 전했다.
성장주와 가치주 중에서는 가치주 상승세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파인만 대표는 1월 말 발간한 보고서에서 포스코, 삼성전자, 현대차, 기아차, LG화학, KB금융을 최선호 종목으로 꼽았다. 그는 “미국과 유럽에서 부양책을 곧 시행할 것이고 경제 정상화 속도도 예상보다 빠르다”며 “여전히 성장주 대비 가치주의 밸류에이션이 낮기 때문에 가치주의 성과가 더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술주는 위험 요인이 있다고 밝혔다. 작년 코로나19로 사람들이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5세대(5G) 통신, 데이터센터 등에서 폭발적인 수요가 발생했는데 백신 접종이 확대되면 기술주 수요가 둔화할 것이라는 게 그의 예상이다.
자산배분 측면에서 채권 비중은 낮추고 주식 비중을 높이라고 강조했다. 파인만 대표는 “예전에는 채권이 주식의 위험을 분산시켜주는 수단이었지만 지금은 채권 가격과 주식 가격이 비슷한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며 “채권 매수는 오히려 미래의 기대수익률을 낮추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금은 이자를 지급하지 않기 때문에 금리 상승기에는 금 가격 상승세가 제한적”이라고 덧붙였다.
아시아의 다른 유망 투자 지역으로는 싱가포르와 홍콩을 꼽았다. “싱가포르는 금융산업 비중이 높아 금리 상승으로 인한 혜택을 더 볼 수 있다”며 “미국 수출 의존도가 높아 미국 경제 정상화에 따른 경제 회복도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자산의 대부분을 부동산에 투자하는 아시아인의 특성을 고려하면 홍콩 부동산시장에도 관심을 둘 만하다고 조언했다. 파인만 대표는 “중국, 싱가포르, 한국과 달리 홍콩은 부동산시장에 대한 정부의 간섭 정도가 낮아 부동산 가격 상승폭이 매우 크다”며 “1~2년 안에 홍콩 리츠와 부동산개발회사 등이 수혜주로 떠오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경제 기자 hank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