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유가는 유럽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봉쇄 조치에 수요 우려가 커져 급락했다.

23일(미 동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3.80달러(6.2%) 급락한 57.76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지난 2월 5일 이후 가장 낮다.

원유시장 참가자들은 유럽의 코로나19 상황과 미 국채금리 동향 등을 주시했다.

유럽의 코로나19 3차 유행 우려가 커져 저점 인식 속에서 앞서 2거래일 연속 상승세에 제동이 걸렸다.

WTI는 지난 8거래일 동안 6일 내리는 등 약세 흐름이 짙다.

지난 5일 기록한 최근 고점인 66.09달러에서 13% 가까이 내려 조정 영역에 접어들었다.

유럽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자 봉쇄가 재개됐고, 백신 접종도 더뎌 수요 우려를 계속 부채질하고 있다.

유럽의 최대 경제국인 독일은 4월 18일까지 봉쇄 조치를 연장했고, 코로나19 감염률을 낮추기 위해 몇 가지 새로운 제약 조치도 내놨다.

CMC 마켓츠의 데이비드 마데 시장 분석가는 "유럽의 몇몇 거대 경제국들은 앞으로 몇 달 동안 경제 회복을 못 할 것으로 보인다"며 "그 결과 딜러들이 원유를 팔아치우고 있다"고 말했다.

슈나이더 일렉트릭의 크리스틴 레드먼드 상품 분석가는 "최근 유럽과 남아시아 일부 지역에서 백신 보급이 차질을 빚으면서 세계 경제 회복의 낙관론이 위축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반면 2월 중순 겨울 폭풍에 이어 미국 정제회사들이 작업에 복귀하는 데 계속 어려움을 겪고 있어 몇 주 연속 원유 재고가 쌓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씽크마켓의 파와드 라자크자다 시장 분석가는 "백신 배포가 고통스럽게 더디게 진행돼 온 유럽 본토에서 바이러스 감염 사례가 급증하면서 이 지역의 여행 재개가 의심스러워지고 있다"며 "무엇보다 이는 원유와 연휴에 대한 수요 예측을 해치고 있다"고 강조했다.

코메르츠방크의 카스텐 프리치 분석가는 "유럽이 장기 셧다운으로 고전하지만, 미국에서는 반대의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지속적인 제약 완화, 백신 배포, 정부 재정 지원 체크 등이 전 세계 최대 원유 소비국들의 원유 수요를 촉진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때문에 유럽의 브렌트 스프레드는 매우 낮지만, 미국의 스프레드는 훨씬 높다고 그는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