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시장점유율(market share)’이라고 말할 것이다. 시장점유율은 단기적으로 한 기업의 판매액이 해당 시장에서 얼마만큼의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지를 보여 주는 숫자이다. 해당 기업의 상대적인 경쟁우위를 말해주는 숫자이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 그런데 이렇게 유용한 수치임에도 불구하고 시장점유율 개념에는 수익률을 제대로 나타내지 못하며, 시장의 범위를 정하는 데에 따라 수치가 바뀌는 등의 한계가 있다. 그래서 나온 대안 개념이 바로 마음 점유율(mind share)이다. 예를 들면 ‘콜라 하면 어떤 콜라가 생각나느냐?’고 소비자에게 물어보았을 때, 60%의 소비자가 코카콜라를 연상했다면 코카콜라의 마음 점유율은 60%이다. 만약 현재 코카콜라의 시장점유율이 50%라면 추가적인 10%의 마음 점유율은 코카콜라의 브랜드 프리미엄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마음 점유율보다 더 중요한 개념이 있으니, 이는 애정 점유율(heart share)이다. 1983년에 〈애정의 조건(Terms of Endearment)〉이라는 미국 영화가 개봉됐다. 이 영화에 등장한 두 여배우, 데브라 윙거(Debra Winger)와 셜리 맥클레인(Shirley MacLaine)이 모녀 간의 훈훈한 정을 보여 주며 관람객들의 마음을 훔친 결과, 1984년 아카데미상을 5개나 움켜쥐었다. 그런데 이 영화를 연상케 하는 말로 ‘애정의 기업(Firms of Endearment)’이 있다.
점유율에는 시장점유율, 마음 점유율 외에도 고객 점유율, 지갑 점유율도 있다. 하지만 소비자의 마음을 확실히 얻으려는 기업들은 애정 점유율에 보다 신경 써야 한다. 위대한 기업보다는 사랑받는 기업이 더 오래 생존하고 수익성도 좋다. 점차 감성이 강조되는 사회상을 볼 때 앞으로 이러한 추세는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김민주의 경제법칙 101중에서)
독서모임을 주관하는 홍총무의 고민은 불규칙한 회원들의 참여율에 있다. 분명 독서회는 매주 세 번째 목요일 저녁임에도 불구하고 회원들은 매번 새로운 핑계를 대면서 늦거나 불참한다. 그 불참 사유를 보면 갑자기 생긴 핑계도 있고, 덜 중요해보이는 사연 때문에 독서모임에 나오지 않는다. 그런 일이 반복되다 보니 홍총무는 회원들이 독서모임에 애착을 덜 갖고 있다는 불안감과 섭섭함이 생겼다. 그러니까 독서모임은 회원들의 마음점유율이 낮은 셈이다. 마음점유율이 낮다보니 회원 개개인의 시간 점유율이 낮게 되고 애정점유율도 낮아진 셈이다. 이렇게 조금만 더 지나다 보면 사내에서 동호회간의 회원 점유율, 즉 동호회 시장점유율도 곤두박질 치게 생겼다. 홍총무로서는 사내 동호회 시장 점유율을 높여야 할 방안을 강구해야 했다. 그래서 독서모임의 운영방식을 회장과 상의하여 단순히 각자 읽고 자기 생각을 토의하는 일반적인 방식에서 벗어나기로 했다. 여러 가지 고민을 한 결과 여러 사람이 같이 책을 읽는데, 소설이면 마치 연극하듯이 여러 명이 같이 읽으면서 주인공들의 감정을 느껴보는 방식과 저자 초청 강연회를 추가하기로 했다. 다행히 동호회를 담당하는 총무부에서는 저자 초청 독서 강연에 저자 초청비를 지원해주는 대신에, 그날은 비회원들도 참가할 수 있게 하였다. 두 가지 방식 모두 회원들의 적극적인 호응을 얻었다. 특히 저자초청 강연회는 비회원들도 참석하게 하였는데, 이를 계기로 독서에 대한 관심을 더 갖게된 사원들의 독서모임 가입이 늘었다. 사내 동호회 시장에서 점유율이 높아진 셈이다. 회원이 늘면서 독서 토론과 같이 읽기의 몰입도가 높아지다보니 당연히 모임의 열기가 높아지고, 그로 인해 이전보다 진진하게 모임을 진행할 수 있게 되었다. 당연히 회원들의 독서모임에 대한 애정점유율, 마음점유율도 높아졌다.
아무리 강제력이 없이 자발적으로 모임에 참가한다고 하여도 마음점유율이 낮으면 금방 탈퇴하게 된다. 그럼 부족한 회원을 모으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하지만 회원들이 오래동안 머물러있고 적극적인 참여를 하면 총무는 회원 모집을 위한 노력보다는 모임의 활성화, 고품질화에 더 시간을 쏟을 수있다. 그러기 위하여는 회원들의 마음 점유율을 높이기가 우선적으로 실행되어야 한다.
회장은 회원 늘리기에 힘을 쏟아야 한다면, 총무는 들어온 회원들의 마음잡기에 힘을 쏟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