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변화 속도가 빨라지고, 복잡화되면서 기업이 독자적으로 기술은 물론, 상품이나 서비스를 개발하기 어려운 시대가 되었다. 기업에 필요한 기술과 자원을 외부에서 조달하고, 자사가 보유하고 있는 자원을 다른 기업과 공유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 이것이 바로 오픈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이다. 과거에는 기업비밀이라는 이유로 극도로 꺼려했던 원천기술까지도 서로 주고받고 공동개발하며, 기업혁신을 이루어가는 시대다. 즉, 기업혁신이 기업 내부가 아니라 플랫폼상에서 기업, 대학, 정부, 민간연구소 등 다양한 참여자와의 협업으로 이루어진다.

한국강소기업협회는 많은 중소·중견기업이 회원으로 가입되어 회원 간 또는 외부 대기업과의 상생협력으로 각사의 경쟁력을 향상시켜 궁극적으로 강소기업으로 성장토록 지원하는 사단법인이다. 다양한 업종의 중소·중견기업이 참여해서 하나의 플랫폼이 만들어지고, 이 플랫폼상의 참여자들이 서로 상생협력함은 물론, 외부 대기업이나 대학, 정부, 단체들과 협업하여 가치를 창출해 나가는 활동이 바로 오픈이노베이션, 즉 개방형 혁신인 것이다.

3차 산업혁명까지는 규모의 경제로 대기업의 역할이 중요했다면 4차 산업혁명은 창의성, 스피드가 중요시되고, 작고 빠른 물고기로 표현되는 중소기업이 훨씬 유리하다. 자율주행차 같은 대기업의 대규모 투자사업에 중소기업은 특정분야에만 집중하여 중소기업의 장점인 빠른 의사결정과 대응으로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만들어갈 수 있다. 즉, 대기업의 기술력, 자금력에 중소기업의 유연성, 창의성을 접목하는 수평적 상생협력, 또는 한국강소기업협회처럼 플랫폼상에 참여하는 중소기업 간 협업으로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것이다.

하드웨어에 강한 삼성전자는 서비스, 앱 등 분야에 강한 구글, 애플 등과 협업을 한다. 구글의 AI플랫폼을 삼성전자 TV, 휴대폰 등의 기기와 연동한다. 적과의 동침이다. 한미약품, 유한양행 등의 제약사는 유망 벤처기업, 대학 등과 협업하여 신약을 공동개발한다. 한국강소기업협회의 오너클랜, EK키드키즈 같은 회사는 같은 회원사인 중소기업 상품들을 자사의 강점인 온라인 쇼핑몰 사이트에 올려 판매를 하고 있다. 판로가 없는 중소기업에는 큰 도움이 되고, 오너클랜, EK키드키즈 역시도 양질의 상품 확보로 매출 증대 효과를 볼 수 있어 서로가 윈윈이 되는 상생협력이다.

이제 고용과 경제성장의 핵심축이 중소기업으로 바뀌어 갈 것이다. 중소기업과 대기업은 물론, 중소기업 간의 다양한 상생협력과 과감한 개방형 혁신으로 정부가 아닌 민간기업 스스로 경쟁력을 키워나가야 한다. 독일, 일본, 미국 등의 강소기업들은 개방형 혁신과 기업 간 협업으로 스스로 강한 기업으로 성장·발전해왔다. 모든 것을 다 갖춘 기업은 없다. 특히, 중소기업은 자금, 인프라, 판로 등 모든 면에서 취약하다. 따라서 자사가 가지고 있는 것을 기꺼이 오픈하고 서로의 강점을 결합하고 협업해야 자사의 혁신이 이루어지고 경쟁력이 올라간다.



나종호 한경닷컴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