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상품을 월평균 300만 원씩 구입하는 A고객,  500만 원씩 구입하는 B고객, 경쟁제품을 월평균 200만 원씩 구입하는 C고객, 1,000만 원씩 구입하는 D고객이 있다고 가정하자. 자사 입장에서 B고객이 중요하지만 D고객도 아주 중요하다. D고객을 뺏어오는 방법은 없을까?

우선 D고객이 경쟁사와 어떤 거래조건으로 거래하고 있는지 파악한 다음, D고객을 찾아가 경쟁사보다 더 유리한 거래조건을 제시하여 자사와의 거래를 유도할 수 있다. 만일 D고객이 자사 거래조건을 받아들여 자사와 거래를 시작하면 이때부터 D고객은 자사상품에 우호적이게 된다. 왜냐하면 거래를 시작하면 자사상품을 구입하는 자신의 구매 행동을 합리화시키려 하기 때문이다. 즉, 인지부조화를 감소시키려 노력한다. 다만, 더 유리한 조건을 제시함에 따라 단기적으로는 손실이 클 수 있다.

인지부조화는 자신의 믿음, 태도, 행동에 일관성을 유지하려는 것으로 자신의 머릿속 인지와 실제 구매 행동이 다를 경우에 부조화를 느껴, 그 부조화를 없애려 한다. 예를 들어 원래 A상품을 선호하지만 B상품이 세일중이어서 B상품을 구입했다면 A상품을 선호한다는 인지와 실제 B상품을 구입했다는 행동 간에 부조화가 발생한다. 따라서 B상품을 구매 이전보다 더 선호함으로써 자신의 구매 행동을 합리화시키고 부조화를 감소시키려 노력한다. B상품을 구입하면서 B를 비난하면 누워서 침 뱉기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자사상품에 부정적인 경쟁사의 큰 거래처를 뺏어오기 위해서는 단기 손실을 감수하고서라도 과감한 가격정책이나 프로모션 전략으로 일단 거래를 시도하는 것이 중요하다. 거래가 성사되면 그때부터 그 거래처는 자사상품에 우호적인 태도를 보이기 시작하기 때문에 이때부터 거래처 관리를 잘하면 지속적인 거래유지가 가능해지고, 중장기적으로 또 다른 상품을 정상적인 가격으로 판매할 수 있게 되어 이익을 가져다줄 수 있다. 다만, 자금력이 약한 중소기업은 이러한 프로모션이 과열  경쟁과 더 큰 위험부담을 가져올 수 있어 시장 상황을 보면서 신중히 선택해야 한다.

나종호 한경닷컴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