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월드컵이 막바지다. 우리는 “어느 팀이 우승할까?” 보다 “한국이 16강을 갈까?” 가 더 관심이었던 것같다. 한국은 F조 조별리그 2패 뒤에 독일전에서 2대 0 값진 승리를 했다. FIFA랭킹 1위를 상대로 이변을 냈다. 우리 선수들이 그라운드에서 뛴 기록을 보면 스웨덴전 103Km, 멕시코전 99Km에 비해 독일전은 118Km을 뛰었다. 무엇이 선수들을 이렇게 뛰게 만들었을까? 물론 상대에 따라 전략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후회 없는 경기를 만들어 냈다. 도대체 그 원동력은 무엇이었을까?


  손흥민 선수에게 롱패스를 하여 두 번째 골을 어시스트한 주세종 선수는 시합 전 이렇게 얘기했다. “1%만 있어도 도전하는 것이 스포츠다. 확률적으로 높지는 않지만 주어진 기회에서 모든 것을 쏟아 붓겠다.” 축구천재 메시는 조별리그 나이지리아 전을 앞두고 “모든 선수가 골을 넣어야 할 의무가 있다. 기회가 나면 포지션에 관계없이 슛을 때려야 한다”고 했다. 이 말은 축구는 혼자 하는 것이 아닌 팀이 하는 것이고 그래야 이길 수 있다는 명백한 사실을 상기시켜 주었다. 그러나 메시의 아르헨티나와 호날두의 포르투칼도 16강에 그쳤다.

  몇일 전 2018년 동계올림픽 은메달을 딴 여자 컬링 팀 멘탈 코칭을 한 이영실 코치를 만났다. 그녀는 대회시합 전 컬링이 무엇인지도 잘 모르는 국민들에게 감동을 준 <팀킴>의 선수들을 개인 그리고 팀 단위 멘탈 코칭을 했다. 그녀는 선수들의 역량과 간절함이 좋은 결과를 낳았다며 겸손하게 말했다. 감독과 기술코치를 도와 “영미야 기다려” “안경선배”라는 신조어도 남겼다.

  그녀는 경기력과 실전력을 높이기 위해 세 가지를 질문했다고 한다. 첫째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가? 둘째, 정말 어떻게 되고 싶은가? 셋째,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이 질문은 선수 개개인에게 그리고 팀에도 공히 적용되는 질문이다. 이것이 선수들 마음을 움직였다. 한편, 선수들이 집중이 잘 안된다고 하면 그녀는 “그러면 어떻게 하려하니?” 다시 묻고 선수들은 “빙판을 더 살피고 동료에게 알려줄께요.” 하면서 스스로 서두르지 않고 평정심을 갖게 했다.

  대니얼 코일은 “최고의 팀은 무엇이 다른가?” 에서 좋은 사람을 뽑는다고 좋은 팀이 만들어지지 않는다고 했다. 그가 강조한 것은 ‘S V S’이다 첫째, <안전(Safety)>이다. 안전하다고 느껴야 움직인다. 소속감과 안전하다는 확신이 팀워크의 기본이다. 둘째, <취약성(Vulnerability)>이다. 취약성을 내보일수록 강해진다. 서로 약점을 공유하면서 협동을 통해 강한 팀이 만들어 진다. 셋째, <이야기(Story)>이다. 공동 이정표를 세우는 것이다. 1982년 미국에서 타이레놀을 복용한 사망사고에 대한 대응에서 제조사인 존슨 앤 존슨은 그들 이야기가 담긴 1장짜리 사훈에서 회사를 구했다.

  펜틀랜드 연구에 따르면 팀의 성과가 다섯 가지 측정 가능한 변수에 의해 좌우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구성원들이 비슷한 비중으로 발언과 청취를 분담한다. ▪자주 시선을 맞추며 대화와 제스처에 활력이 넘친다. ▪의사소통을 리더와의 대화로 한정하지 않고 서로 직접 소통한다.▪팀 안에서 별도의 대화 채널을 확보한다.▪주기적으로 휴식을 취한다. 팀 외부로 나가 활동하며, 팀으로 복귀해 습득한 정보를 나눈다. 이것들은 사소해 보이지만 매우 강력한 지표이다.

   비즈니스 세계에서도 스포츠와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최고의 팀이 되기 위한 필자의 키워드는 세 가지다. 즉, ‘목표의식과 소속감, 기본 역량 키우기, 작은 성공체험’ 이다.

  첫째, 팀은 언제나 원하는 목표를 공유하고 신뢰를 바탕으로 한 동료의식으로 유대감이 있어야 한다. 손자병법에 나오는 ‘상하동욕자승(上下同欲者勝:상사와 부하 뜻을 같이하면 승리한다.)’ 이란 말을 명심해야 한다. 둘째, 지속적인 학습과 피드백으로 기본 역량을 키워야 한다. 기본기가 없으면 응용이 어렵고 응용이 어려우면 작전을 수행하기 어렵다. 마지막으로 작더라도 팀이 성공한 사례를 만들어야 한다. 실패에서 교훈을 얻되 실패만 강조하면 또다시 실패하게 된다. 리더나 감독들에게는 실패가 더 커 보이게 마련이지만 이를 극복해야 한다.

  당신이 생각하는 최고 팀이 되기 위한 키워드는 무엇인가?. 각자 세 개만 꼽아보자. 그리고 그것을 구성원과 공유하자. 조직이 추구하는 가치와 조직이 처한 상황에 따라 키워드가 다를 수 있다. 그러나 최고 팀이 되기 위한 몇 개 키워드가 팀을 운영하는 묘미이다.

 <김영헌 경희대 겸임교수, 전 포스코 미래창조아카데미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