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원의 교육 이야기] 인재상의 변화 그리고 知人之道有七焉(지인지도유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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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능력 시험이 불과 며칠 앞으로 다가 왔다. 매년 치러지는 시험 중에서도 가장 주목도가 높은 시험인 수학능력 시험이지만 예년보다 수능에 대한 긴장감이 확실히 떨어 진 것을 느낄 수 있다. 그 이유는 명문 대학들을 시작으로 21세기 인재상을 추구하며 그에 걸 맞는 ‘창의, 융합, 글로벌 인재’ 선발을 위한 새로운 입시 정책을 빠르게 도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KAIST는 2018년 입시부터 영어 토론식 면접을 입학의 필수 항목으로 도입하였고 명문 대학들을 시작으로 수능으로 평가하는 ‘정시’의 비중을 급격히 줄이고 종합적인 역량 평가인 ‘수시’의 비중을 급격하게 확대 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대학 입시뿐 아니라 취업전선에서도 뚜렷하게 드러나고 있다. 최근 대부분의 회사는 인재 선발에 있어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 글로벌 기업들과 같이 창의, 융합, 리더쉽, 글로벌 인재로서의 가치를 선발 과정의 핵심으로 내세우고 있다. 이로 인해 유수의 기업 입사 과정에 학력과 학점을 묻지 않는 블라인드 제도가 속속 도입되고 NCS(직무능력평가), 집단토론, 영어 면접 등을 통해 4차 산업에 걸 맞는 인재 선발에 총력을 다하는 모습이다.
삼국시대 촉한의 승상 제갈공명은 인재를 등용할 때 ‘知人之道有七焉(지인지도유칠언)’이라고 하는 7가지의 원칙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이를 검증하여 인재를 등용했다고 한다. 그 7가지는 다음과 같다.
1. 시비로서 물어 그 뜻을 보고,
2. 어려운 말로 궁하게 하여서 그 변함을 보고
3. 계략으로 물어 그 식견을 보고
4. 화난을 고하여서 그 용맹을 보고
5. 술에 취하게 하여 그 성품을 보고
6. 이(利)에 임하여 그 청렴함을 보고
7. 일을 기약하여 그 믿음을 보면 알 수 있다
위와 같이 올바른 인재를 뽑고 사람을 평가하는 데 있어서 지식의 양을 측정하는 데 의미를 두기 보다는 인성을 바탕으로 한 ‘역량(무엇을 해낼 수 있는 힘)’을 철저하게 검증하여 실전형 인재를 선발 하겠다는 제갈공명의 철학이 담겨있는 것이다.
일반 회사 입사 절차는 물론이고 고입, 대입에서 종합 평가까지 현 시대에 인재 등용 방식도 세부적인 부분에서는 차이가 있지만 기본적인 궤는 같다. 그렇다면 학생들이 역량 평가를 위하여 기본적으로 가져야 할 것은 무엇일까? 위에서 제갈공명이 말한 7가지 중 뜻(목표)이라는 부분이다. 목표가 확실하지 않다면 방향성을 잃고 표류할 가능성이 높다. 학생들이 진학할 수 있는 무수히 많은 학교가 있지만 자신의 목표와 맞는 학교는 어디인지 찾아야 하며, 지원하고자 하는 학교가 원하는 인재상과 자신의 목표가 일치하는지, 학교의 커리큘럼이 나의 성향과 맞는지 보다 구체적으로 계획하고 생각하여야 한다. 식견(지식)과 믿음(인성)이 융합되려면 올바른 목표설정이 수반되어야 한다.
가속화 되고 있는 글로벌 시대! 앞으로 더욱 더 빠르게 변해갈 새로운 시대에 훌륭한 인재란, 해당 분야에 단순 지식을 많이 가지고 있는 사람이 아니라 이미 널려 있는 수많은 정보를 필요에 맞게 융하여 활용할 수 있고 더 나아가 새롭게 창조하고 글로벌하게 적용 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사람이다. 그러므로 글로벌한 의사소통 능력과 비판적 사고력을 바탕으로 한 창의력에 주안점을 두고 본인의 역량을 설명할 수 있다면 인재로서의 다양한 검증 과정에서 결코 실패하지 않을 것이다. 이병원 한경닷컴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