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바이러스 등 미생물이 생명을 만들고 자연환경을 유지한 지구의 주역이었으며 인류 문명 변환의 주도적 역할을 해왔다.

그동안 미생물은 여러 번 수천만 명씩 인간의 생명을 앗아가면서 위협을 실행했으나 이번 코로나처럼 인간은 경험을 무시하고 오만했으며 더 큰 재앙을 불렀다.

코로나는 정치, 경제, 사회생활, 세계질서, 일자리에 엄청난 변화와 충격을 주었다. 한국은 K-방역으로 코로나 위기를 기회로 삼는 듯하였으나 백신 후진국이 되었다. 단기적인 상업적, 가시성 홍보에만 급급하지 않았는지?

베트남 등 동남아 도로는 엉망인데 한국은 왜 깔끔한 세계 최고수준의 도로 환경을 가지고 있을까? 코로나는 시작에 불과하다고 한다. 미래를 보고 미생물 등에 투자, 연구, 정부정책을 집중 하여야  하고,  코로나 사태를 한국의 도약 기회로 삼아야 한다.
[박대석칼럼]  '코로나 사태' 한국 도약의 기회로 삼아야
코로나바이러스 등 미생물은 지구의 주역이었다

미생물은 맨눈으로는 관찰할 수 없는 작은 생물이다. 미생물에 대한 관찰과 연구는 1673년 안톤 판 레이우엔훅이 현미경을 발명하면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일반적으로 진균, 원생동물, 세균, 바이러스, 조류(Algae) 등을 포함한다. 바이러스도 미생물의 일종이나 다른 미생물과 달리, 세포가 아니며, 세포막도 없다. 유전물질(DNA, RNA)과 단백질 껍질만으로 이루어져 있다.

우리 몸속에만 체세포 수와 비슷한 39조 개에서 100조 개에 이르는 미생물이 있다고 하니 지구상에는 셀 수 없을 만큼의 미생물이 존재하는 것이다. 그리고 코로나바이러스 처럼 하나의 바이러스가 19번씩 변하니 얼마나 변화무쌍한 존재인가?

화석의 기록에 의하면 지구상에 미생물이 출현한 시기는 약 38억 년 전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러한  미생물이 지구에 생명체를 만들고 물질수급을 원활하게 하는 순환계를 만든다.   그래서 자연환경이 저절로 유지하게 하는 주인공 역시 미생물이라는 것이 미생물학자들의 연구결과이다.

그런데 아직 인간이 알아낸 미생물의 종류는 지극히 적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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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물학자 데이비드 펄먼(David Perlman)은 1980년에 그의 저서 ‘응용미생물학의 법칙(Laws of Applied Microbiology)’에서 미생물에 대하여 다음과 같은 글을 남기었다.

“미생물은 항상 올바르며 진정한 우리의 친구이다. 우매한 미생물은 존재하지 않는다. 미생물은 무엇이든 할 수 있으며 어떤 것이든 해낼 수 있다. 미생물은 어떤 화학자나 공학자보다도 똑똑하고 지혜로우며 힘 또한 넘친다.지금 그대가 이들을 잘 돌봐준다면 그대의 미래는 이들이 지켜줄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큰 해가 된다는 40여 년 전의 경고였다.

코로나 사태는 인간 중심의  오만이 부른 재앙

코로나 사태로 전 세계가 큰 충격에 빠져 있지만, 전염병으로 말미암은 인류의 피해는 결코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다. 인간이 자연 그리고 가축과 더불어 살면서 전염병은 끊임없이 발생해왔다.

다만 그때그때 백신과 치료제가 개발되면서 전염병의 도전을 간과해왔을 뿐이다. 여기에 인간의  경솔함과 오만함이 있었다.

그동안 헤브라이즘과 기독교 중심인 서구 문명은 자연은 인간을 위해서 존재하는 소모품 정도로 인식되어 자연을 정복, 훼손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여겨왔다.

인류 문명의 핵심을 ‘인간중심주의‘로 주도해왔다. 인간이 과학기술을 통해 자연을 정복하고 인류 문명의 진보를 성취할 수 있었다는 이론이다.

수렵채취 하는 떠돌이 생활에서 정착된 농경 생활, 제국의 흥망성쇠, 르네상스, 근대국가의 탄생, 산업혁명, 정보혁명, 더 나아가 제4차 산업혁명에 이르기까지 인류의 역사는 인간 중심의 역사였다.

그 어떤 도전도 인간의 이성으로 극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인류 문명의 추동력이 되어왔다.

그러나 일부 역사가들과 인류학자들은 이러한 인간 중심의 문명관이 근본적으로 잘못되었다고 본다. 영국의 역사학자 아널드 토인비는 ’역사의 연구‘에서 인류 문명은 물론이고 제국의 흥망성쇠가 전염병을 포함한 자연환경에 좌우된다는 주장을 편 바 있다.

또 토인비의 전통을 이어받은 시카고대학교의 역사학자 윌리엄 맥닐 교수도 ’전염병과 인류의 역사‘에서 인류 역사는 인간의 이성과 의지만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크고 작은 전쟁이 제국의 흥망과 인류 역사의 변곡점을 만들어온 것이 사실이나 이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인간이 가축을 사육하면서 만연하게 된 전염병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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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포니아대학교 로스앤젤레스 캠퍼스의 재러드 다이아몬드 교수도 라틴아메리카 아스테카 문명과 잉카제국에 관한 연구를 통해 제국의 흥망에 외적 환경, 특히 전염병이 얼마나 결정적 역할을 했는지 잘 보여주었다.

유발 하라리 이스라엘 역사학 교수도 ’호모 데우스’에서 인류 미래에 대한 가장 큰 위협은 전염병으로부터 올 것으로 예측했다. 이러한 학자들의 수많은 경고에도 불구하고 인류는 전염병의 위험성을 소홀히 했다.

실제 바이러스, 균 등 미생물이 그동안 인간에게 얼마나 많은 치명타를 입혀 왔는가?

△ 로마제국 25년간 500만 명 이상 안토니우스 역병으로 사망

로마제국의 흥망에 대해서는 여러 이론이 있다. 약한 군사력, 귀족·관료 등 기득권 세력의 나태와 부패, 급격한 기후변화와 자연재해, 기독교의 특권 그리고 상하수도로 말미암은 납중독 등 다양한 원인이 열거된다.

그러나 분명한 역사적 사실은 476년 게르만 용병대장 오도 아르케의 침공에 따른 패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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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여기서 전염병이라는 변수가 중요하다. 서로마제국의 말기, 165년과 180년 사이 15년 동안 천연두 또는 홍역으로 추정되는 안토니우스 역병이 창궐하여 500만 명 이상이 사망했다.

241~266년에는 역병이 재발하여 하루에 5000명의 사망자가 생겼다. 역병에 따른 인구 감소와 경제적 침체가 로마제국의 국력을 와해했고, 이를 공략한 외부의 침공이 제국의 몰락으로 이어졌다.

△ 중국의 강했던 한(漢)나라도 역병으로 무너져

중국에서는 ‘한나라처럼 강하고 당나라처럼 부유하다’라는 의미의 강한부당(强漢富唐)을 하나의 이상향으로 여겨왔다. 지금 시진핑 주석이 바라는 중국몽(中國夢)도 그런 중국을 만들어내겠다는 것이다.

이처럼 한나라는 강한 국가의 모델이었다. 그러나 기원전 202년에 세워진 한나라는 기원후 220년에 허망하게 무너지고 만다.

한나라의 멸망에 대해서는 다양한 해석이 있지만, ‘페스트’라는 역병으로 멸망했다는 것이 다수의 견해다.

한나라 말기, 즉 후한 시대인 기원후 100년에서 120년 사이에 역병이 창궐했고, 한나라 인구가 50~60년 만에 6000만 명에서 2000만 명으로 급격히 감소했다고 한다.

조조가 거느린 군대가 역병으로 이미 궤멸 직전에 있었기 때문에 적벽대전에서 패배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그토록 강한 한나라가 전쟁도 아닌 역병 때문에 무너졌다는 학설이 놀랍다.

△ 아스테카 문명과 잉카제국의 멸망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다

지금의 멕시코 지역에 둥지를 틀었던 아스텍만 하더라도 16세기 초반에는 인구 2000만 명의 대제국이었다. 그러나 1519년, 스페인의 에르난 코르테스 장군이 겨우 병사 600명으로 아스텍을 정복했다.

1529년에는 2000만 명에 달했던 아스텍 인구가 약 100년이 지난 1618년에는 160만 명으로 줄어들고 만다. 스페인 정복군이 가지고 온 천연두 때문이었다.

천연두에 대한 면역이 없던 현지 토착민들은 맥없이 쓰러졌고, 스페인은 손쉽게 식민지를 정복할 수 있었다.

△ 잉카제국의 사례도 비슷하다

1531년 스페인의 프란시스코 피사로는 병사 168명을 이끌고 잉카제국을 침공했다. 당시 잉카제국의 인구는 8만 명으로 추정되는데, 이들 역시 천연두라는 전염병의 희생양이 되고 말았다.

△ 유럽 페스트로 2500만 명 희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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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염병은 제국의 흥망과 더불어 인류 문명의 궤적에도 심오한 영향을 미쳤다. 14세기 중엽, 흑사병이 발생하면서 당시 유럽 인구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무려 2500만 명 정도나 희생되었다.

페스트의 주된 희생자는 농민과 소작농이었고, 자연히 농민 인구는 급격히 감소했다. 그 결과 농민의 실질임금이 증가하고 도시 노동자들의 권익도 더불어 개선되었다.

이렇게 농업자본 주의가 탄생하게 되었고, 이는 봉건체제의 붕괴를 가속하면서 화폐경제의 발달을 가져왔다.

△ 스페인 독감 약 1억 명 희생

1918~1920년, 2년에 걸쳐 유럽에 창궐했던 스페인독감도 마찬가지다. 당시 스페인독감은 유럽에만 국한되지 않고 중국, 일본까지 퍼졌다. 적게는 세계 인구의 3%인 5000만 명부터 많게는 5%인 1억 명 정도가 스페인독감에 희생된 것으로 추산된다.

물론 스페인독감만으로 세계질서가 변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스페인독감은 예방접종부터 의료기관의 화장, 의료기관 종사자들의 안전에 이르기까지 공공 보건에 혁명적 변화를 가져왔다.

바이러스와 균에 의한 전염병은 인간 문명 진화 과정에 늘 가까이 해왔다. 미생물은 상황에 따라 반응하면서 인간의 목숨을 대량으로 앗아 가면서 위협이 아니라 실제 대가를 치르도록 실행했으나 오만한 인간이 당하고도 무시를 해온 측면이 크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전염병 창궐이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이제 시작했을 뿐이라는 데 있다.

코로나 팬데믹의 거대한 충격

14일 현재 코로나 사망자는 2백 7십만 명에 이르고 확진자는 1억 2천만 명을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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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는 2020년 전 세계의 경제를 전년보다 3.5%나 뒤로 후퇴시켰다.

코로나가 지구 경제를 거꾸로 돌린 것이다. 유럽과 미국 등 선진국의 타격이 가장 컸고 그 와중에 아이러니하게도 코로나 최초 발생국인 중국과 인접국인  한국만이 선방하였다.

중국은 코로나바이러스 진원지이고 초동대처에 대한 문제가 있어 미국과 유럽, 인도 등이 코로나 수습이 어느 정도 되면 연합하여 국제 손해배상 소송도 불사하겠다고 공언한 상태이다.

실제 미국NGO들은 40여 개국 1만명의 코로나 피해자와 함께 중국정부를 상대로 7천조 달러에 이르는 손해배상 집단소송을 추진하고 있다.

피해국들은 중국이 얼마나 미울까? 한국은 수출의존도가 세계 최고 수준인 나라로서 세계 경제가 위축되는 만큼 부정적인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다.

각국이 나라, 기업, 개인의 생존을 위하여 비정상적으로 풀린 막대한 자금은 국내외 경제를 심각하게 왜곡하고 있다.

엄청나게 풀린 코로나 자금은 비생산적인 주식과 주택 등에 가격 왜곡을 이차적으로 불러왔다. 앞으로 정상적인 경제 상태로 자리를 잡을 때까지 은행의  대출 및 펀드 코로나 연장 등과 함께  부차적인 부작용이 많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사회적 변화도 크다. 얼굴에는  피부처럼 마스크를 붙이고 살아야 한다. 심지어 가족끼리 명절에 만나지도 못하고 몇명(4명) 이상이면 식당도 갈 수 없다.

코로나에 대처하는 4가지 도덕적 접근법이 있는데 개인 우선, 약자 우선, 공리 우선, 공동체 우선이다.  한국은 중국과 마찬가지로 코로나 방역에 국가라는 공동체 우선에 중점을 두고  정부가 주도했고,  국민이 동참했다는 블룸버그 선임편집인 존 아서스의 분석이다. 이 구분은 백신 접종에서도 순서를 정할 때도 나타난다.

코로나는 국가가 개인을 감시하고 통제하는 빅 브러더 시대를 자연스럽게 만들어 주고 있다.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목숨처럼 중요하게 여기는 미국, 일본, 유럽 등 선진국이 비교적 코로나 피해가 큰 것은 국가보다 개인의 ‘자유지상주의’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국가는 언제나 개인의 정보를 독점적으로 보유하거나 감시하고 싶은 권위주의 유혹에 열려있다. 중국은 이미 QR 제도, 안면 인식 등 생체정보 CCTV, 디지털화폐 등으로 완벽한 디지털 사회주의를 만들고 있다.

한국도 동선에 따라 문자가 오고, 가는 곳마다 전화번호, QR 등 개인정보를 흘리고 다니는 것이 당연시되었다. 정상은 아니다.

코로나 사태는 국제 리더십과 국제공조를 실종하게 했다. 신고립주의, 자국 우선주의, 자유무역주의 후퇴로 인한 세계화 퇴보 등 세계질서를 역방향으로 끌고 가고 있다. 그뿐이 아니다. 비교우위에 따라 국제 분업화한 세계 무역 기조를 흔들어 놓았다.

세계 최강국인 미국이 마스크 하나 제대로 공급하지 못했고 유럽 선진국들이 주사기 등 간단 의료기도 제때 공급하지 못하고 모든 물자 하나하나가 국가안보에 직결됨을 일깨워 주었기 때문이다.

세계화 패러다임의 역행을 넘어 종언(終焉)이고 지구촌에 안 좋은 일이다.

일자리 문제, 마르크스의 노동자의 소외(疏外)와 기본소득

경제성장 마이너스는 바로 일자리에 악영향을 미친다. 지난해에만 국제노동기구는 세계적으로 최대 2470만 명의 실업자가 나온 것으로 추산했다. 한국 역시 182만 명이 일터에서 밀려났다.

중요한 것은 밀레니엄 세대의 실업률이 12.5%라는 것이다.  일자리 세대순환이 자연스럽게 되지 않으면 인류 문명이 퇴보할 수 있다. 직장에 고령자만 상층부에 몰려 있으면 그 회사가 발전은 커녕 생존하기도 어려운 것과 같은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다.

심각한 일이고 한국의 청년 실업의 문제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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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크스는 자본주의 경제에서 발생하는 노동자의 ‘소외’(alienation)를 4가지로 구분했는데 이를 역설적으로 보면 일자리가 인간에게 얼마나 소중한지는 명쾌하고 완벽하게 설명했다.

일자리는 자신이 선택해야 하고 노동활동 결과물에서도 소외당하지 않아야 한다. 일자리를 통해서 사회적 관계가 형성되며,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여 창조적인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공산주의 집단농장이 왜 안 되고 인민이 행복하지 않은 이유를 역설적으로 증명하는 이론이다. 기본소득으로 인간 삶의 질이 전혀 좋아지지 않는 이유이다.

일자리는 단순히 호구지책을 위한 수단이 아니라 인간이 사회적 동물로 살게 하는 수단이자 삶의 목적이기 때문이다.

한국 코로나 백신 후진국 된 이유는

한국의 비교적 성공적인 K-방역은 세계 최고 수준의 의료인과 헌신적인 노력 그리고 국민의 개인 자유를 희생하면서 공동체를 우선하는 국민의식 덕분이다.

그런데도 백신 개발은 고사하고 만들어진 백신조차 제대로 도입이 안 되어 104번째 백신 후진국이 되고 말았다. 그동안의 K-방역 공이 사라진 뼈아픈 일이다. 왜 그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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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방식의 백신 개발 능력은 한국의 위상이 탄탄한 편이나 새로운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방식은 우리나라에  전혀 없는 기술이다. 종합적인 국력이 부족한 탓이다.

백신은 코로나 19 바이러스 일부분인 항원을 인공적으로 만든 것이다. 백신을 몸에 주입하면 신체 면역시스템이 자극받아 면역성분(중화항체)을 만들고, 면역성분이 실제 바이러스 감염을 막도록 하는 원리다.

화이자와 모더나는 항원을 직접 만드는 대신, 항원의 설계도인 mRNA 방식으로 백신을 개발했다. 설계도를 만들기가 더 간단하여 상대적으로 개발 기간이 짧고 변이 바이러스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백신에 사용되는 mRNA는 자연적인 mRNA를 모방하여 만든 인공 RNA이다. 백신 개발 기간은 통상 10년 이상 걸리는데 두 업체는 백신 개발을 10개월 만에 끝냈다.

국내 백신 개발사들은 mRNA 등 백신 플랫폼 기술이 없어서 다국적 제약사들에 뒤처진 이유이고 하루빨리 mRNA 백신 개발 능력을 키울 필요가 있다.

그리고 K-방역에 허점이 많음에도 자아도취 한 부분이 크다. 그래서 코로나 백신 확보에 안이하게 대처 한 부분이 많다. 한국은 미국, 유럽과 달리 사회적 거리 두기만으로도 코로나 확산세를 일정 정도 잠재우는 데 성공하면서 굳이 검증이 부족한 백신을 서둘러 확보할 필요를 느끼지 못했다. 착각이고 자만이었다.

이면에는 백신 1등은 놓쳤지만  한국이 세계에서 가장 먼저 코로나 치료제를 내놓을 수 있다는데 정부의 희망욕심이 들어간 부분이 있다. 실제 치료제 관련 회사는 단기간에 치료제 출시를 장담하기도 하였다.

아직도 잘되기를 온 국민이 바라지만 이번 코로나 백신 현실은 한국의 현주소를 정확하게 알려준 계기가 되었다.

선진국이 된다는 것은 평소에 기초 과학 부문에 단기적 상업성을 떠나 꾸준하게 투자가 지속하여야 하고 인재도 양성이 되어야 한다.

영재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한국인의 영어 실력은 며칠 간의 벼락치기 공부로 절대 안 는다. 어휘, 듣기, 쓰기, 말하기를 고루고루 절대적인 반복 학습량에 따라서 조금씩 늘어가는 것처럼,  선진국이 되는 일은 정치, 경제, 문화, 과학 분야 모두에 기초적인 투자, 연구 인프라가 골고루 갖추어져야 하고 미래를 보며 창의적 상상과 꾸준한 실천이 필요하다.

바이러스 등 연구, 개발에 한국이 관련 바이오 및 제약사들이 단기적 성과에 따라 주가 올리기에만 급급하였던 것은 아닌지, 정부 역시 단기적으로 보여주는 결과물에만 마음이 급하지 않았는지 이번 기회에 냉정하게 뒤돌아봐야 한다.

동남아 국가들의 도로혼잡과 한국의 깔끔한 도로 환경 차이는?
[박대석칼럼]  '코로나 사태' 한국 도약의 기회로 삼아야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를 가본 한국 사람들은 다 느끼는 일이다. 도로에 자전거, 인력거, 오토바이(스쿠터), 승용차, 트럭 등이 신호와 관계없이 제 갈 길로 질주하고 그사이를 현지인들은 논길 가듯이 걸어가는데 눈 뜨고 볼 수 없을 정도로 아찔하다.

한국관광객들은 신호가 바뀌어도 감히 건너갈 엄두가 나질 않는다. 한마디로 엉망인 곳이 대부분이다. 왜 한국과 딴판일까?

한국은 자동차도 별로 없던 시절인 1968년에 경부 고속도로 건설을 고(故) 박정희 대통령이 강력하게 추진하여 착공했다. 박 대통령이 독일을 방문해 ‘아우토반’을 시찰한 게 계기가 됐다.

독일이 ‘아우토반’을 기반으로 경제 부흥을 했다는 설명을 들은 박 대통령은 시속 160km의 속력으로 아우토반을 달려본 뒤 ‘충격’을 받은 것이다.

그다음부터 도시나 주거단지를 만들 때 반듯한 도로부터 만들어 지금의 세계 제1의 도로를 가진 나라가 되었다.

당시 야당 정치인들의 반대는 드셌으나 최근 완공 50주년 기념비에는 건설 주역인 박정희 이름은 없고 고속도로 건설현장에도 가본 적도 없는 김현미 국토부 전 장관의 이름을 들어갔다고 한다. 그 당시 대통령은 국가의 미래를 보고 장기적 투자를 한 것이다. 지금은 그러한 미래를 위한 투자를 하고있는지?

코로나는 인간의 욕구 가치를 모두 건드렸다
[박대석칼럼]  '코로나 사태' 한국 도약의 기회로 삼아야
코로나는 사람의 건강을 앗아가고 생명을 해치면서 인간의 건강을 생명을 지키려는 욕심추구가치를  심각하게 훼손했다.

또 인간의 경제활동을 억제해 생명체로서 삶을 영위하는데 필요한 물질적 조건을 안정되게 누릴 수 있는 풍요의 욕심추구가치를 엉망으로 만들었다.

그리고 코로나는 인간의 이동, 만남 등을 못하게 하여 자기의 삶을 자기가 선택한 상태로 발전시키려는 자아실현의 욕심추구를 잔인하게 위협하고 있다.

비상 상황을 버티기 위하여 헬리콥터에서 쏟아부을 정도로 뿌린 재정부담은 두고두고 젊은 세대들에게 부담이 될 것이고이에 따라  향후 수년간은 세계질서와 경제 전망의 불확실성이 커졌다.

당장 늘어난 통화, 재정에 따라 증세는 불가피하여 기업활동은 더욱 경직될 것이 뻔하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재정부처의 의견을 뭉개버리고 효율적이지 않은 무차별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은 선거용이라고 의심받을 수 있다. 잘 생각해 볼 일이다.

인류 역사상 이번 코로나바이러스처럼 짧은 시간에 우리의 사고와 삶에 엄청난 영향을 끼친 사례는 드물다.

문제는 지금 한국은 비롯한 세계가 백신을 접종하고 있으니 이번 코로나가 금방 사라질지 여부이다.

이른 시일 내에 한국에서 백신과 치료제가 개발된다면 상처는 곳곳에 남겠지만 우리는 과거의 비슷한 일상으로 되돌아갈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분명하게 코로나 전과 후 세상은 다를 것이다.

그러나 코로나 사태가 중·장기화 되고, 코로나가  끝나기도 전에 새로운 전염병이 온다면 사정은 완전히 달라진다.

이제 미생물 리스크 세상, 한국이 주도적으로 준비해야 한다

최근 10여 년 동안에 WHO가 비상사태를 선포한 기간이 6년에서 1년으로 줄어들고 있다는 사실이다. 2003년에 SARS (중증 급성 호흡 증후군) 비상사태 선포 후 6년 뒤에 신종플루 선언이 있었다.

3년 뒤인 2014년에 에볼라 바이러스가 창궐했고, 그 후 매년 MERS, 지카 바이러스, 콩고 에볼라 바이러스 그리고 2019년에 출현한 이번 코로나 팬데믹이다.

더 큰 문제는 코로나 사태가 시작일 뿐, 앞으로 수십만 개의 바이러스가 변종 형태로 나타날 것으로 내다본다.

당장 눈앞에 닥친 백신 및 치료제 개발에 단기적 성과에 연연하지 말고 차분하게 정부와 기업, 학계의 투자, 정책, 연구가 집중되어야 한다. 그리고 향후 어떠한 미생물 위협이 오더라도 한국이 주도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야 한다.

인류를 지키는 일이고 한국이 이제는 그 정도 비전을 가지고 발상과 행동을 해야 할 때 아닌가? 그렇게 K-방역을 자랑하다 백신을 구걸하다시피 사 오는 일은 두 번 되풀이 하지 않아야 한다.

그리고 미생물을 연구하여 환경 복원, 건강, 유전자 등에 활용하는 연구가 미국과 유럽은 10여 년 전 부터 선진국에서는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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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 혁명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코로나 발생 이전에 글로벌 마이크로바이옴 시장은 2019년 기준 약 1천억 달러이었는데 지금은 천문학적으로 그 규모가 커졌다.

다른 사차산업과 마찬가지로 마이크로바이옴도 첨단 기술이 융합해야 하는 영역이다.



맺으며

과연 한국에 진보 정치 세력이 있는지 의문스럽다.  세계의 미래를 항상 예측하고 거기에 맞는 준비를 정권이 차분히 해나가는 것이 진보(進步)라는 이름일 것이다.  미래 담론이 활발해야 하는 진영이 진보인데 그래 보이지 않는다.

국가권력이란 국가가 가지고 있는 한정된 자원을 배분할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하는 힘을 가진 것이다.

투표는 다양한 국민의 의사 분포를 확인하고 타협안을 하나로 모으는 수단이지, 투표 결과가 많은 쪽이 적은 쪽의 의견을, 이른바 다수결로 무시하고 밀어 붙여도 좋다는 것으로 알고 행하는 것은 민주주의 기본이 아니다.

북한 등 공산주의는 신민주주의(neo-democracy)라고 하여 투표를 절대 진리를 발견하는 수단이라고 주장한다.  51%를 얻은 자가 49%를 지지자를 틀린다고 낙인찍고 압제하기 위한 수단으로 쓰이는 것에 동조하는 것이 정상은 아니다.

코로나 사태, 경험하고 있지만 분명하게 우리에게 기회가 될 수 있도록 세계적 문명과 환경, 질서가 출렁거리고 있다.

단기적 선거 전략에만 몰두 할 것이 아니라 나라의 미래만 보고 간다면 한국의 저력으로 인류를 위해서라도 세계질서의 주역을 미생물에서 한국으로 대체할 수 있다. 유권자도 그런 진정성이 보인다면 묵묵히 지원하지 않을까?

현재 정권은 다음정권이 보다 나은 성과를 얻도록 판을 깔아 주면 선순환이 지속 성장하는 나라가 될터인데…순진한 생각이리라.

한경닷컴 칼럼니스트 박대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