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의 핵심은 간격이다. 간격이 존중될 때 관계가 온전해지고 비로소 나는 독립적인 나로 존재한다. 나와 너와의 관계에서 물리적이며 질적인 사이를 인정하지 않으면 그 관계는 무너진다. 간격은 우주 안에 존재하는 삼라만상을 자연스럽고 독립적으로 만드는 필요조건이다.

나와 너 사이를 맺어주는 위대한 감정인 사랑에는 간격이 필요하다. 그 절제된 간격이야 말로 내가 너를 존엄한 존재로 인정하고 존중한다는 표현이다. 간격은 사랑의 완성이다. 그리고 사랑은 상대방과의 간격을 존중하는 연습이다. 그리고 간격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사회가 선진사회다.
[조민호의 인생백과사전] 관계, 명심, 믿음,  진실 그리고 지혜로운 자
한자 명심(銘心)은 배움의 핵심 내용을 담고 있다. 배움은 자신의 머리가 아니라 심장에 그 내용을 새기는 작업이다. 배움은 나의 삶을 통해 자연스럽게 드러나는 최선의 가치다. 배움을 통해 자신의 삶을 조금씩 개선하며 노력하기 때문에 스스로에게 정돈되어 있고, 스스로에게 친절하다. 그런 사람이 남에게도 친절하다

믿음은 자신의 삶에서 가장 소중한 것을 헤아리려는 생각 훈련이며, 그 훈련을 거쳐 자신에게 가장 소중한 것을 찾아내는 수고이다. 진실이란 그런 믿음이다. 진실이란 자기 신뢰이며 그 가치를 자신의 말과 행동으로 옮기는 용기다.

부분을 합치면 전체가 되고 순간이 모이면 일생이 된다, 바다는 물방울의 집합체이고 사막은 모래알의 집합체이다. 인생은 지금 이 순간에 떠오르는 생각과 행동의 집합이다. 나의 삶은 겉으로는 상관없어 보이는 수많은 생각과 행동이 만들어내는 총체다. 순간이 일생이며 일생이 순간이다. 이것을 깨닫는다면 모든 것이 거룩하고 모든 행동이 영적이다. 진리는 셀 수 없는 사소함으로 둘러싸여 있다. 그래서 미스 반 데어 로어는 두 개의 명언을 남겼다. “덜할 것이 더한 것이다” 즉 창조는 더하는 것이 아니라 제거해도 되는 것을 빼는 용기라는 말과 “신은 사소한 것들에 있다”이다. 그래서 위대하고 지혜로운 사람은 지금 여기 자신에게 주어진 사소한 일을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일로 여긴다. 그에게서 어느 것 하나도 하찮지 않다. 지혜로운 사람은 사소한 일상을 통해 자신 스스로 주인이 된다.

배철현 선생님의 “정적” 중에서 뽑아보았습니다.

조민호 한경닷컴 컬럼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