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태호의 영화로 보는 삶] 고단한 항해에서 먹는 사과의 맛!
< 프롤로그>
[보물섬(Treasure Island):유명한 <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The Strange Case of Dr. Jekyll and Mr. Hyde, 1886> 를 쓴 영국 소설가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이 1883년 출간한 소설로 <보물섬>은 저절로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분위기는 물론 환상적인 캐릭터와 배경을 지닌 등장인물들로 무장하여 아직도 모방작인 <캐리비안의 해적> 같은 영화를 통해 해적에 대한 낭만과 모험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월트디즈니에서 제작한 영화 <보물섬/Treasure Island, 1950>에는 숨겨진 보물, 저주, 괴이한 만남, 폭풍우, 선상 반란, 그리고 엄청난 음모 등이 총동원된 환경에서, 어린 소년 짐의 용기 있는 모험과 악당이지만 멋진 ‘존 실버 선장’과의 우정을 그리고 있다. 더욱 신기한 것은, 이 영화를 보면서 실제로 보는 관객 스스로가 꿈을 찾아 자신만의 보물섬을 찾아 나서는 설렘과 감동을 느낄 수 있는 미완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어 오랜 시간이 지난 현대에도 잊어버린 꿈과 용기를 불러일으켜 주는 작품이다. 영화<보물섬>을 통해 당신의 설렘이 가득한 보물섬으로 출발해보자!
[서태호의 영화로 보는 삶] 고단한 항해에서 먹는 사과의 맛!
< 영화 줄거리 요약>
엄마와 함께 항구에서 여인숙을 운영하는 13세의 소년 ‘짐 호킨스(보비 드리스콜 분)’는 그곳에 머물던 자칭 ‘캡틴(해적 플린트 선장 휘하의 부선장을 지냄)’이라는 늙은 ‘빌리 본스’를 돌봐주고 있다. 술주정뱅이던 빌리 본스는 어느날  찾아온 수상한 장님 해적 ‘퓨’가 주고 간 검은 쪽지를 받고 정신적 쇼크로 죽기 전, 짐에게 보물 지도를 남기게 된다.

짐은 마을 대지주인 ‘트렐로니’와 자신의 멘토 격인 의사이자 치안판사인 ‘리브지’를 찾아간다. 그들은 죽은 빌리 본스는 악명높던 ‘플린트 선장’이 이끄는 해적선의 일당이었고 플린트가 속했던 해적단이 보물들을 대서양에 있는 섬에 숨겼다는 사실을 알아낸다. 그리고 세 사람은 부두에서 술집을 하고있는 ‘롱 존 실버(로버트 뉴튼 분)’라는 외다리 남자의 도움으로 승무원들을 모으게 되고, 자신도 배의 조리장으로 합류하여 마침내 구색을 갖춘 ‘히스파뇰라 호’는 보물섬을 찾아 항해하기 시작한다.

섬에 가까이 가던 어느 날, 짐은 우연히 존 실버 일행들이 사실 과거 플린트 해적단의 일당이었고 보물이 파묻힌 장소를 확인 후 선상 반란을 일으키려는 음모를 세우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다행히 짐이 사전에 반란계획을 알게 되어 ‘스몰렛선장’ 등 에게 알리면서 무사히 배에서 탈출하여 보물섬에 먼저 도착하지만, 보물을 탈취하려는 해적들과의 치열한 전쟁이시작된다.
[서태호의 영화로 보는 삶] 고단한 항해에서 먹는 사과의 맛!
< 관전 포인트>
A. 짐의 여인숙에 묶던 ‘빌리 본스’가 죽게 되는 이유는?
해적 선장 플린트가 숨겨놓은 보물 지도를 훔쳐 달아났던 빌리 본스는 항상 배신한 자신을 찾아올 해적들을 두려워하고 지내다가, 어느 비 오는 날 검은 쪽지(black spot: 까맣게 칠한 종잇조각. 해적들이 상대방에게 의사를 엄중히 전달하는 도구로 사실상 죽음을 알리는 최후통첩)를 전달받자 쇼크로 사망하면서 평소 자신을 친절하게 보살펴주던 소년 짐에게 보물 지도를 맡기게 된다. 해적들이 상대방의 전의를 상실케 하는 검은 쪽지는 상당히 무서운 심리적 전술이라는 생각이 든다.

B. 평소 쾌활하고 친절했던 요리사 존 실버의 정체를 알게 된 계기는?
짐은 오랜 항해로 뱃멀미를 진정시켜주는 사과를 먹기 위해 사과 저장통에 갔으나 바닥에 몇 알 남지 않아 통에 빠지게 된다. 그 통 주변에 몰려든 선원들이 ‘존 실버(과거 플린트 선장 밑에서 갑판장으로 일했던 해적)’를 중심으로 두런두런하는 얘기 소리가 바로 보물섬에 도착하면 보물을 찾고 다른 일행은 모두 제거한다는 것이었다.

C. 해적에 쫓겨 ‘히스파니올라 섬’에 먼저 오른 짐이 만나게 되는 사람은?
3년 전 플린트 선장의 해적들에게 버려져 홀로 무인도 생활을 하던 전직 해적 ‘벤 건’을 만나 섬의 지형지물을 안내 받는 등 도움을 받게 되어 먼저 보물을 찾게 되었고, 해적들과의 전투에서도 많은 도움을 받게 된다. 벤 건의 도움으로 보물을 ‘벤 건’의 동굴에 미리 옮겨둔후, 리브지선생의 기지로 실버 선장에게 쓸모없어진 보물 지도를 주며 해적들을 안심시킨후 보물섬에서 탈출하게 된다.

D. 존 실버는 어떻게 되나?
짐을 개인적으로 좋아하던 존 실버는 비록 악당이지만 난폭한 해적에게서 짐을 구해주면서 해적들과도 멀어지게 된다. 해적단과 싸움에서 살아남은 짐과 일행에게서 약간의 은화 몇 자루를 빼내고 자신은 카리브해의 섬으로 탈주하게 된다. 결국, 짐의 일행은 영국으로 귀환하여 보물을 분배하고 나라로부터 상도 받게 되지만, 마음속에는 어깨 위에 올려놓은 말하는 앵무새, 무릎까지 내려오는 영국식 코트, 머스킷 총, 삼각 선장 모자, 노래” 망자의 관(Dead Man’s Chest)”, 나무로 된 외다리 등 신비감이 감돌던 ‘존 실버’와의 추억이 오랫동안 자리 잡게 된다.
[일본에서 만들어진 애니메이션 < 보물섬>: 철완 아톰(1952)의 작가 ‘데즈카 오사무’작으로 원작에는 악역으로 묘사되었던 ‘롱 존 실버’선장을 카리스마와 멋이 있는 상당히 매력적인 인물로 재해석하였다.]

E. 소설이나 영화에서 부각되는 맛의 향수는?
짐이 오랜 항해에서 갈증을 달래기 위해 ‘사과’ 한 알에 큰 위안을 받았듯이, 소설 솔로몬 왕의 동굴(헨리 라이더 해거트 작, 1885)에서도 탐험가 ‘앨런 쿼터 매인’과 일행들은 마녀 가굴의 계략에 빠져 동굴에 갇히게 되었을 때, 동행한 ‘헨리경’은 자신을 이 동굴에서 빠져나가게 해주는 사람에게는 자신이 소중히 간직한 ‘고급 치즈’를 주겠다고 하는 장면에서 치즈의 소중함과 특별한 맛을 상상할 수 있다. 오늘 사과 한입을 베어 먹을 때 소년 짐이 느꼈을 망망대해에서의 위안의 맛과 해적들이 부르던 노래’ 망자의 관’에서 ‘럼주(일명 해적(뱃사람)의 술: 서인도제도에서 당밀이나 사탕수수를 원료로 만든 도수가 높은 술로 뉴잉글랜드산 럼이 유명함)’의 맛을 상상해본다.[망자의 관(Dead Man’s Chest):망자의 함 위에는 열다섯 사람. 얼씨구 좋다, 럼주를 마시자, 그러면 나머지는 악마가 알아서 하겠지. 얼씨구 좋다. 럼주를 마시자]
[서태호의 영화로 보는 삶] 고단한 항해에서 먹는 사과의 맛!
< 에필로그>
영화< 보물섬>에서 용감한 소년 짐은 무시무시한 해적과의 절체절명의 대결 속에서도 솔선수범을 통한 슬기로운 대처로 보물을 찾고 귀환하게 된다. 또한 악당이지만 현명하고 합리적으로 문제를 풀어가던 해적 ‘존 실버’와의 우정을 통해, 사람은 누구와도 소통하고 포용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위기상황을 전화위복의 기회로 만들 수 있다는 것도 배우게 된다. <보물섬>의 작가’ 스티븐슨’도 신비한 악당 ‘존 실버’의 기지와 소통의 역할을 통해 세상에는 절대적인 악당도 절대적인 영웅도 없음을 얘기하고 싶어 한다. 우리도 자신만의 가슴 설레는 보물섬을 찾아가기 위해서 소년 ‘짐’과 같은 포기하지 않는 불굴의 용기와 함께 해적 ‘존 실버’와 같은 지혜와 타협을 이끌어 내는 소통의 기술도 동시에 가져야 할 것이다.  고단한 항해에서 먹는 사과 한 알은 고단한 여독도 풀어주고 고향의 달콤함도 전해주는 소중한 보물임을 기억하자!

서태호 한경닷컴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