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단풍이야기
지난해 겨울이 깊어지던 11월에 아는 분과 함께 예술의 전당에 다녀왔습니다.

그곳에서는 반 고흐전이 열리고 있었는데, 아주 오래 전에 프랑스에서 느껴봤던 반 고흐의 기억을 다시 느껴보고 싶어 선생님과 함께 전시회도 관람하게 되었었습니다.



그런데, 전시장을 들어서기 전에 주차장으로 연결된 길가에 단풍나무가 마치 불을 밝히듯

붉게 잎을 달고 서있었습니다.



산지의 계곡에서 자란다는 단풍나무가, 도심의 한곳에서 그렇게도 밝게 색을 내며 서있는 모습을 보니, 잠시나마 내가 산중에 있는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을 하면서 덕분에 차가운 공기를 느끼면서도 한편으로는 높은 하늘을 바라보면서 도심의 시끄러운 소음도 잊을 수가 있었습니다.



언젠가 작품을 만들기 위해 단풍나무 잎을 하나하나 들추며 열매를 따던 기억도 새록새록 떠올랐고, 그 나무아래 서서 채 물들지 않았던 봄의 기억도 떠올릴 수 있었습니다.



다시 그 자리에 가보면 단풍잎들은 지금은 사라지고 없겠지만…

내 기억 속에 단풍나무는 붉은 수많은 손바닥들이 올 한해 수고 많았다며 위로해 주는 듯이 그렇게도 많이 나무에 매달려 나를 바라보며 박수 쳐주고 있었던 것 같았습니다.



이제 추운 겨울이 지나면 많은 새로운 생명들이 그 자리에 다시 돋아 나겠지요.

내 마음에 심어놓은 나무에도 새순이 돋을 것이고, 그렇게 다시 나무는 자라게 될 것입니다.



자연은 그렇게 여태 그랬던 것처럼 추운 겨울을 나고 새순을 키워낼 것입니다.

우리 역시 나이테 하나 늘려가면서 좋은 새순, 예쁜 가지 뻗으면서 자연에 녹아들 수 있도록 이 겨울을 보내야겠습니다.


그래서…

지금의 추위가 지나면 다시 한번 그곳에 가서 내게 박수 쳐주었던 예쁜 메이플들을 다시 보고 와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