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노현, 명예와 재산사이에서
곽노현, 명예와 재산사이에서
(사진 : designdb.com)



명예를 지키려다 34억원을 내놓을까, 아니면 명예를 포기하고 34억원을 지킬까?



세상은 참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엊그제까지만해도 모든 사람들이 그의 거취 표명(교육감직의 사퇴)를 요구하더니만, 오늘은 몇몇 사람들이 그의 결백여부를 법정에서 가려보자는 발언을 하고 있다. 하기사 곽노현교육감의 끝까지 자신의 무죄를 워낙 강하게 주장하니까 ‘무죄 추정의 법칙’에 따라 그를 너무 몰아붙이지 말자는 동정심일 수도 있겠다. 사실 그가 아직까지는 무죄인 것이 맞다. 그런 의미에서는 그의 지지자가 전적으로 맞는 말이다.



아마 그들이 원하는 것은 곽노현교육감 개인은 물론이고 그의 지지계층에 대한 명예회복의 문제를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곽교육감이 법정에서 명예회복을 어느 정도 할 수있을까? 명예라는 것이 매우 추상적이어서 딱히 몇%라고 말하는 것이 우습기는 하지만 90%를 회복하였다고 가정하면, 어떤 의미가 있을까? 내가 보기에는 별 의미가 없다. 애초부터 명예란 완전무결한, 그야말로 무흠결성을 전제로 한다. 적어도 우리나라의 정치 판에서는. 정부가 수립된 이후 여러 명이 대통령을 했지만 아무도 진정한 대통령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 각자가 가지고 있는 몇가지 흠 때문에 모두가 인정하지 않는 이유이다. 권력투쟁의 치열한 과정을 거쳐 오른 대통령도 그런데, 하물며 교육계의 완전한 도덕성을 말해온 교육감이야 말로 무엇을 더할까? 어쨋거나 본인이 스스로 말하기를 2억원을 건네주었고, 박교수는 7억을 받기로 하였다는 말이 나왔다. 그냥 금액으로 따져서 2억원의 10%인 2천만원어치의 흠결만 법원이 인정해도 교육감직을 놓을 수밖에 없다. 그리고 선거법에 따라 선출직이 선거법의 위반으로 직위를 사퇴해야 하면, 그가 지원받은 선거금액 34억원을 내놓아야 한다고 한다.



사실 그의 지지자로서는 50%정도의 명예회복만 하여도 성공이라고 할 지도 모른다. 그럼 나머지는 상대의 과도한 반응이라고 밀어 부칠 수도 있다. 게다가 90%를 회복한다면 그야말로 잔치를 벌일 일이다. 그런데 정작 곽교육감의 입장에서는 어떨까? 흠결있는 명예의 회복과 34억원의 손실. 전체적인 명예의 손실과 34억원의 보전.



본인과 지지자들의 명예회복을 위하여 더 노력을 해야 한다는 선택과 검찰보다 빨리 사퇴해야 혹시 잃을 지도 모르는 34억원을 보존할 수있다는 가능성. 두 개의 시간과 싸움을 하는 곽노현은 과연 어느 쪽을 택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