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창업을 담당하면서 서울 시내 레스토랑을 많이 취재하고 있습니다.
레스토랑 운영주들 가운데 장사를 잘 하는 분들도 많지만,훌륭한 철학을 가진 분들도 많은 것 같습니다.취재를 하면서 이 분들로부터 많은 것을 배우고 있습니다.
오늘은 약선한정식이란 테마로 전통 음식을 만드는 한정식 집을 소개할까 합니다.음식도 맛 있고,점주의 인격도 훌륭한 곳입니다.이런 테마의 한정식 집은 매우 드문 것 같습니다.시간 나시면 한번 방문해 보시죠..

서울 중구 북창동 한국은행 후문 앞에 새로운 스타일의 한정식집이 등장해 화제가 되고 있다.5월 중순 오픈한 후 두 달이 채 안됐지만 미식가들 사이에 입소문이 나고 있는 곳이다.
기자가 방문한 지난 2일 오후 2시께,점심 시간이 지났지만 서너팀의 손님들이 음식을 음미하면서 늦은 식사를 하고 있었다.
점포 입구에 걸려 있는 ‘한가람,약선한정식’ 상호가 눈길을 끌었다.‘큰 강’이란 뜻의 우리 말인 한가람처럼 유구한 역사를 지켜가는 정통 한정식집을 만들겠다는 김봉찬 대표(41·사진)의 의지를 반영한 상호다.
식당에 들어서면 1,2층 벽면을 빽빽하게 채운 유리병들이 눈길을 사로 잡는다.김 대표가 강원도 등의 산지에서 구한 더덕,머루 등을 활용해 직접 담은 술이다.
김 대표는 명지대학원에서 식품을 전공한 뒤 호텔과 외식업소 등에서 15년 이상 일해온 음식 장인이다.영양사,식품제조가공기사,한·중·일·양식 조리사 등 음식 관련 자격증만 10개 이상을 갖고 있다.한정식으로 유명한 세종호텔에서 영양사로 2002년까지 근무한 뒤 자영업을 시작했다.
김 대표는 ‘약선 한정식’ 전문식당을 열기 위해 지난 4년 간 한방학을 따로 공부하고 장류 등 천연 양념과 식자재도 자체 개발했다.
그는 “20여년 간 한식을 연구하고 현장에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피곤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건강을 찾아주자는 뜻에서 약선 한정식 집을 열었다”고 소개했다.
약선 요리는 동양의학 이론을 바탕으로 식품학,조리학,영양학,식사요법 등과 조화시켜 질병 예방과 건강 증진에 도움이 되는 음식을 지칭한다.
김 대표가 추구하는 요리는 한의학의 건강법인 ‘不治已炳 治未病’(병을 치료하는 것보다 건강할 때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을 근거로 하고 있다.
한가람에서 제공하는 음식은 제철에 나는 국내산 식자재를 중심으로 만들었다.더위로 심신이 지치기 쉬운 여름철의 대표 메뉴는 1인분에 3만5000원 하는 ‘십전대보’ 정식이다.오리 삼겹살 닭 오징어와 홍어식혜 등으로 구성돼 있다.
요즘 인기 있는 술안주는 취하(새우를 술에 넣어 취하게 만든 뒤 찜한 요리)와 단호박 해물찜 등이다.
“음식에도 기(氣)가 있습니다.제철에 나는 토종 음식이 역시 건강에 좋습니다.”
김 대표는 한방 요법을 활용한 웰빙 요리로 쇠약해진 도시민들의 기를 회복시키는 데 도움이 되는 식당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올 9월부터 우리나라 팔도의 전통 요리와 각 지방의 전통 막걸리를 결합한 새로운 스타일의 식당도 선보일 예정이다.
외식사업으로 많은 돈을 벌면 무료 양로 시설을 운영한다는 꿈을 갖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