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한 유명 재수종합학원에서 주최하는 재수설명회에 다녀왔다. 매번 참석할 때마다 느끼는 사실이지만 재수설명회는 재수생 보다는 현재 재학생들이 한번쯤 가보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안타깝게도 대입이라는 벼랑에서 떨어져 몇 개 남지 않은 동아줄을 붙잡고 올라오기 위해 의지를 불태우고 있는 재수생들의 모습을 재학생들이 본다면 분명 느끼는 것이 많으리라 생각한다. 아무튼 재수설명회의 결론은 “앞으로 남은 기간 열심히 학습하여 학습의 완성도를 높인다면 충분히 합격할 수 있다” 로 매년 동일하다. 수능을 통해 들어갈 수 있는 정시 모집인원이 전체 모집인원의 30%에 불과한데도 말이다. 물론 재수라는 상황에 처한 학생이라면 이런 어려움을 인지하고 더욱더 심기일전(心機一轉)해야 할 것이고, 재학생이라면 선배들의 전철을 따르지 않기 위해 선배들의 실패사례를 면밀히 분석하고 나만의 입시전략을 수립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B학생의 합격스토리!
학생부종합전형의 핵심! 학교생활기록부(1)
지난 칼럼에서 언급했듯이 B학생의 2016학년도 수능에서 위와 같은 성적표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수시전형을 통해 UNIST, 경희대, 건국대, 인하대에 최종 합격하여 운전면허도 따고 즐거운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이정도 성적이었다면 앞서 언급한 재수 설명회장에 앉아있어도 전혀 이상하지 않았을 텐데 말이다.



B학생을 처음 만난 건 고1 겨울방학 이었다. 학생부와 6월, 11월 모의고사 성적표를 분석한 결과 모의고사 성적은 3~4등급 정도였고, 내신 성적은 1.5등급 정도로 전교 10위권 밖이었다. 수능보다 내신이 우수한 학생으로 다행히 1학년 학생부가 완료되지 않은 시점에 만났다는 점에서 학생부위주전형이 유리하다는 판단을 내리고 학생을 만나 1년 동안 진행한 교내외 활동을 면밀히 정리하고 각 활동별로 해당 항목에 적절히 기입될 수 있도록 수정/보완 하였다. 그리고 B학생에게는 학생부와 모의고사를 기반으로 현 수준을 정확히 인지하도록 하고, “내신에 올인 하여 1등해라!” 라는 미션을 주고 주요대학 입시전형 분석을 통해 그 이유를 학생이 납득하도록 설명하였다.



위 표와 같이 주요대학 학생부종합 전형의 경우 대부분 수능최저학력 기준을 적용하지 않거나, 적용하더라도 낮은 수준으로 적용하는 만큼 수능의 영향력이 크지 않다. B학생의 경우 지역적 한계성을 고려하여 내신 1등을 위해 노력하면서 수능 점수를 함께 끌어올리기가 어렵다고 판단되었고, 논술 역시 준비 할 여력이 되지 않을 것으로 판단되었다. 결국 학생부종합전형과 교과전형으로 전략을 설정하고 달려 나가게 되었다. 교과 부분에선 내신1등 이라는 명확한 목표가 생기고 수능이라는 부담을 떨쳐버리자 학습 성과가 바로 나타나게 되어 2학년 1학기부터 전교 1등을 놓치지 않게 되었다.



비교과 부분에선 리더십을 위한 학급 회장, 진로활동을 위한 관련독서활동, 과학토론 동아리 창설, 학교 연합 과학 클러스터 활동을 하였다. 또한 우수한 학습 성과를 바탕으로 교내 주요 경시대회 및 학업과 관련된 수상과 학급 아이들을 위한 학습 멘토링 활동을 꾸준히 하여 학급 성적향상에도 기여하였다. 그리고 각 활동을 하면서 느낀점과 배운점들을 그때그때 기록하여 선생님들께서 세부능력특기사항과 행동특성 및 종합의견을 작성하실 때 참고할 수 있도록 제공하였다.



내신에 대한 완벽한 1등을 놓치지 않게 되면서 수능 점수 향상을 위해 노력하였다. 수능점수 목표는 내신으로 고려대 학교장추천 티켓을 거머쥘 수 있다는 판단 하에 고려대 기준 2개 영역 2등급으로 설정하였다. 그리고 성과를 높이기 위해 그 중에서도 수학과 과탐 2개 영역에 집중 한 결과 3학년 6월과 9월 모의평가에서 최저학력 기준을 충족하게 되어 고려대 학교장추천 전형에 지원을 하게 되었다. 수시 전형이 진행되면서 고려대 1단계 통과 후 면접도 잘 보았고, 유니스트, 경희대, 건국대, 인하대 등에 합격하면서 모든 것이 계획대로 잘 진행되는 듯 보였다. 하지만 화룡점점의 마지막 순간 수능시험의 과탐 1과목에서 발목을 잡히고 말았다. 누구도 최저기준 충족을 못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었기에 충격도 상당했지만 B학생은 결과를 쿨하게 인정하고 “선생님 덕분에 흔들리지 않고 달려올 수 있었고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라는 인사를 잊지 않아 나를 심쿵하게 만들었다.



결론은 B학생의 사례를 통해 알 수 있듯이 단순히 내신>수능, 내신< 수능 이라는 공식에 따라 입시전략을 수립할 것이 아니라 주변 환경의 특징을 고려하여 입시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중요하고, 설정된 전략에 따라 흔들리지 않고 달려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이다. 그리고 정시의 문이 점점 좁아드는 현실 속에서 수능의 변수는 더욱더 커질 것이라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학교생활기록부 관리의 중요성

학생부는 내신성적 이외에도 수상실적, 자격증, 창의적체험활동, 독서활동 등 다양한 요소들을 기록하는 자료로 학교생활에 얼마나 충실했는가를 나타내는 공식적인 증명 기록이다. 고교 진학 후 3년간 활동 내역들이 얼마나 구체적이고 개성적으로 기록되었는지 여부에 따라 대학 진학 시 평가에 영향을 받게 된다. 대학 입시에서 교과 이외의 활동에 대한 평가비중이 증가되며 일선 고교들은 이전과 달리, 학생부 기록에 상당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일방적으로 담임교사가 ‘활동내역 열거’ 위주로 작성해주던 기존의 방식에서 벗어나 학생의 진로희망과 특기가 잘 드러나도록 작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학생부의 총 10개 항목은 ‘교육부훈령’에 근거하여 기록되고 관리되고 있다. 하지만 교육부와 학교 간 의사소통이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지 않아 학교마다 기록방식과 내용의 충실도에 큰 차이를 나타내고 있다. 결국 비슷한 활동과 경험의 경력을 가진 학생이라도 담임선생님이나 학교의 관심도에 따라 학생부에 기록되는 내용이 다르게 되고, 대입 지원에서도 그 평가가 달라지기 때문에 입시에서 불이익을 당하기도 한다. 학생부는 학생의 학교생활 전부를 나타내는 이력서와 같기 때문에 선생님에게만 의존하지 말고 직접 관심을 갖고 관리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 3회차 예고
– 학생부종합전형의 핵심! 학교생활기록부 관리전략 (2) 항목별 관리전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