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북쪽 사이타마 현의 카와고에역에서 내려 상가거리인 “쿠레아몰”을 따라 20여분을 지나면 일본의 시대극에서 보던 옛 거리가 등장한다. 이곳은 에도시대(도쿄의 옛 이름)의 북쪽 요충지로 경제와 문화면에서 에도와 깊은 관계가 있어 “작은 에도”라는 의미를 담아 ‘코에도(小江戶)‘ 라 불리고 있다. 메이지시대에 들어와서도 사이타마 현 최고의 상업도시로 곡물중계와 직물생산으로 번창한 곳이지만 전쟁 후 현의 중심이 사이타마로 옮겨간 덕분에 대규모 개발이 이뤄지지 않아 에도시대 모습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메이지시대인 1893년 대형 화재로 마을의 3/2가 타버린 후 석벽과 벽돌의 창고형 주택으로 만들어 오늘날의 모습을 갖췄다. 1999년 중요 전통적 건조물군 보존지구로 선정되어 관리되고 있으며 대표 건축물은 “시간의종”이라 불리는 종탑으로 하루 4번만 울린다.(오전6시, 정오, 오후3시, 6시)
이곳의 먹거리는 장어요리가 유명한데 당시 돼지고기 등 육류섭취가 금지되고 주위에 바다도 없었던 탓에 강에서 잡히는 장어를 통해 단백질은 보충했다고 한다. 장어가 서민 요리로 자리 잡게 된 이유는 에도시대 학자 “히라가겐나이”가 지인의 장어집 매상을 올리기 위해 “삼복더위에는 장어” 라고 가게 앞에 써 붙인 것이 인기를 끌어 지금도 일본의 복날 대표 음식은 장어요리다.
또 하나의 대표 특산물인 지비루(지역맥주) “COEDO” 는 이 지역 특산물인 고구마와 맥아를 조합해 유럽맥주대회에서 수상을 거듭하고 있는 맥주로 이곳에서 반드시 마셔 봐야할 유명한 특산품이다.
코에도의 또 하나의 볼거리는 골목길에 위치한 “과자거리“다. 우리로 치면 어릴 적 학교 앞에서 먹던 ”불량식품“을 연상케 하는 과자인데 자세히 들여다보면 안에서 직접 만드는 ”수제 과자“인 셈이다.
도쿄는 2020년 올림픽 유치를 계기로 도시 전체가 분주하게 움직이고 다시 개발 붐이 일고 있는 가운데 시내에서 30분 거리에 옛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한 채 관광객들의 지갑까지 열도록 만드는 아기자기한 가게를 보기위해 차량통행이 안될 정도로 북적거리고 있다.
여행 팁 : 역에서 메인거리까지 순환하는 클래식한 버스는 500엔과 300엔짜리가 있고 역 앞에서는 자전거도 빌릴 수 있으나 주말이면 인파가 넘쳐 버스고 꼼짝 할 수가 없어 걸어가는 편이 낫다. 역 앞의 상가거리 “쿠레아몰”을 지나다 보면 다양한 가게를 보는 즐거움에 목적지까지 쉽게 도착한다. 상가거리 중간에 위치한 “코에도 쿠라리(카와고에시 산업관광관)”에 들러 도시락과 함께 COEDO 지비루로 일본스럽게 한 끼를 해결하는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