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차장의 최근 고민은 자신에 관한 게 아니다.



새로 입사하는 젊은 석학 연구원들과 경험이 풍부한 기존 IT 전문가들과의 갈등이 심해지는 것 같아 걱정이다.



기술과 영업으로 구성된 조직간 ‘통하지 않는 생각의 차이’를 해결한다는 게 그리 쉽지 않아 잠을 이루지 못한다.



뭔가 특별한 방안을 찾으라는 지시를 받았지만 뾰족한 수가 없어 능력의 한계를 느낀다. ”







전 세계인이 1일 생활권에서 산다.



Mobile Phone과 e-mail, 인터넷으로 지구촌 사람들과 생각과 의견을 주고 받으며 정보와 자료를 송수신하는 세상이다. 20대의 사장과 60대의 컨설턴트가 함께 일을 한다. 바그다드의 전쟁과 용천의 철도사고 참사를 동시에 볼 수 있다. 체코의 가난한 소녀가 미국의 국무장관을 역임했다. 가히 거스를 수 없는 세계적 변화이다. 거리가 멀다고 고객의 요구를 거절하거나, 번호를 알 수 없는 기계 신호가 대답을 대신하게 하면 고객은 즉시 떠난다.



과거에 연연하고 명분에 얽매여서는 미래로 갈 수 없다. 위대한 현재의 역량을 발휘하여 창조적 미래를 제시하는 일도 어려운 요즘이다. 고향과 학벌에 제한을 두어 인재를 거부하거나 나이와 종교를 묻는 사람은 비즈니스에 성공하겠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그래서 21세기, 디지털시대의 리더는 다양한 생각과 문화를 아우르는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나이가 들고 직급이 올라가면서 경험이 쌓이면 그러한 리더십이 향상될까?



경력이 짧고 젊으면 리더십이 없을까? 급변하는 21세기에 알맞은 리더란 어떤 사람을 말하는가? 관리자와 리더의 차이는 무엇일까? 직무수행에 유능한 사람이 제때에 승진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리더는 만들어지는가 태어나는가?





리더는 “사람을 이끄는 사람”이다. 억지로 끌어 당기는 게 아니라 어딘지 모르게 매력이 있어 왠지 가까이 다가 가고 싶어지는 사람이다. 다방면의 해박한 지식을 갖추고 어떤 사람들과도 잘 어울리는 사람이다. 다양한 역량을 발휘하면서 열정과 사랑이 식지 않는 사람이다. 그 자리에 그가 없으면 다른 사람들이 허전해 하는 대상이 리더이다.



유연한 사고력과 투철한 사명감으로 자신감이 넘치는 사람이다. 얼굴엔 미소가 가득하고 발걸음 소리는 힘차고 밝은 목소리와 강한 눈빛에 끌려 들어 가는 듯한 사람이 리더이다. 적대적 감정으로 인해 말없는 사람으로부터 자상한 대화를 이끌어 내며 두려움에 휩싸인 후배들에게 용기를 북돋우어 주는 사람이다.



생각이 다른 사람들을 아우를 줄 알고 문화가 다른 조직을 통합하는 능력이 있다. 감성과 카리스마를 조화롭게 발휘하면서 조직에 힘을 불어 넣는다. 회사나 조직에 문제만 생기면 떠오르는 이름을 가진 사람이다.



리더는 조상으로부터 물려 받은 유전인자에 의해 태어날 때부터 성품이 형성되어 있을 것이며 스스로의 배움과 노력을 통해 형성되기도 한다. 몸 속에 지니고 태어난 42%의 DNA는 어쩔 수 없다고 하겠지만, 배우고 겪어서 터득될 수 있는 게 리더십이라면 어려울 일 또한 아니다. 구체적으로 리더는 어떤 유형의 사람인지 생각해 본다.





첫째, 리더는 주어지는 임무를 가리지 않는다.



평생 배운다는 신념으로 직무를 처리한다. 하고 싶은 일만 골라 하지 않으며, 하기 싫은 일도 따지지 않고 해 본다. 실수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역경으로부터 배우려는 각오가 되어 있다. 월급을 바라며 수당을 계산하며 일하지 않는다. 모든 게 연습이라고 생각한다. 가르쳐 주지 않아도 배울 줄 안다. 받는 보수의 한계를 뛰어 넘어 맡겨진 업무에 달려 든다. 기대하지 않는 서비스를 제공하여 고객을 놀라게 한다. 그런 태도와 자세는 가르쳐서 되는 게 아니다.

안중근 의사나 처칠 수상 같은 분들이 하고 싶은 일만 했겠는가?





둘째, 사람을 대하는 철학이 뚜렷하다.



“입장이 바뀌었을 때 대접 받고 싶은 대로 그들을 대하라”는 황금률(Golden Rule)을 잊지 않는다. 누군가에게 존경 받고 싶고, 인정 받기를 원하며, 사랑을 갈구하는 인간 본연의 마음을 이해하고 있으므로 자신이 원하는 만큼 타인에게 베푼다. 자신에게 득이 되고 손실이 되는 것을 가리지 않으며 정성과 배려를 아끼지 않는다. 살아 있는 존재의 고마움을 잊지 않으며 쓸데없는 조건으로 사람을 차별하지 않는다. 게으른 사람과 성실한 사람을 구별하며 가르칠 줄 알고, 마음을 꿰뚫어 보는 통찰력이 있다.

간디 수상이나 테레사 여사, 세종대왕이 나이와 학벌을 따져가며 사람을 만났겠는가?





셋째, 어려운 상황에서 과감한 의사 결정을 하며, 이에 책임을 진다.



도저히 결심하기 어려운 갈등 속에서 직관력을 발휘한다. 오랫동안 겪어 온 뼈저림과 눈물겨운 지적 탐구의 노력이 배어난다.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과단성이 있다. 조급함과 고집, 편견과 불확실성을 멀리하며 여유로운 마음과 깊이 있는 생각의 조화를 이루어 간다. 망설이는 사람들에게 흔들리지 않도록 하며, 두려워하는 후배들에겐 미래를 보여준다. 거기엔 땀과 눈물의 흔적이 역력하다.

대처 수상이나 김 구 선생이 당시의 여건과 과거의 흔적을 캐며, 매사에 핑계를 댄 적이 있는가?





끝으로, 탁월한 의사 소통 능력이다. 리더는 사용하는 어휘가 남다르다.



꾸준히 학습하고 지혜를 터득하는 노력이 멈추질 않는다. 그리하여 어떤 사람과 무슨 이야기를 해도 막힘이 없다. 다양한 언어의 묘사엔 힘이 넘친다. 부사와 형용사를 마구 사용하여 미사여구로 점철되는 글이 아니다. 글과 말의 행간(行間)에는 강한 느낌이 전달된다. 마주 앉은 눈빛에서 말보다 강한 의지가 비춰진다.



말하지 않는 침묵엔 전율이 솟는다. 한 가지 책만을 보지 않으며 전공과 직업에 관한 학습만을 하지 않는다. 다양한 지적 욕구와 호기심으로 가득 차 있다.



사람들은, 케네디 대통령의 연설문이나 대기업 총수들의 카리스마 넘치는 눈빛을 왜 기억하려 하는가?







이 모든 것은 공짜로 체득되는 게 아니다.



거기엔 시간과의 싸움이 필요하며 결심보다 강한 실천이 선행되어야 한다. 아는 것과 행하는 것의 차이는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 행하지 않는 앎은 아무 소용이 없다.





실패한 일에 대한 후회는 금방 잊을 수 있지만, 해 보지 아니한 것에 대한 후회는 평생 간다. 리더는 마음먹은 것을 해 봄으로써 만들어지는 것이다. 망설이지 않는 실천의 힘을 발휘해야 할 때다. 변하지 않는 습관은 절대로 결과에 변화를 주지 않는다. 이러한 원리를 알고 행하는 사람이 리더가 된다.



나이와 직책은 문제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