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타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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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비가 오락가락 하는 날씨에
어떤 사람이 나에게 점심을 대접하고 싶다 하여
대성리 강가에 가서 매운탕을 먹은 적이 있다
술도 한잔 거나하게 마셨고
허름한 강가 매운탕집 임시건물 기둥을 부여잡고
마이크 없이 노래방소리에 맞추어
내가 좋아하는 <당신은 몰라>도 구성지게 뽑았다
이런저런 이야기 끝에 강에서 모타보트 타는 풍경을 보고 내가 말했다
안 믿을지 모르지만 나는 여태까지 모타보트를 타 본 적이 없다
(사실은 나는 노젓는 보트를 좋아한다. 한 35년쯤 된다)
그랬더니 점심을 사는 그 사람 당장 타자고 한다
평소 좋아하지도 않았고 비쌀 것 같아서 안 탔는데
이럴 때 타보지 않으면 언제 타랴 싶어 그러자고 했다
구명조끼를 입고 운전사와 우리 둘 모두 셋이 탔다
타자마자 왜앵!!! 소리를 내며 물살을 가르고
아마 시속 60킬로미터 쯤으로 쏜살같이 나갔다
어찌나 빠른지 좌우 강가의 경치는 그야말로 주마등처럼 흐르고
물살은 하얀 포말을 일으키며 세월처럼 빨리 뒤로 뿜어나가고
바람은 말을 못할 정도로 뺨을 갈기며 웃었다
게다가 운전사는 스릴을 느끼라고 갈지자로 운전을 했다
꽁무니가 시큰거리며 보트가 파도를 탈 때에는 오르가즘이 오는 것 같았다
일순간이었다
어찌나 빠른지 뭐가뭔지 구경할 틈도 없고
보트에 몸을 맡기고 이리 뒤척 저리 휘청
기분은 야릇 삼삼 바람은 통쾌 상쾌
하늘은 맴맴 맴을 도는가 싶더니
어느새 그 일대 구역을 두번 돌고 끝이다
배에서 내리면서 후들거리는 다리를 추스르며
나는 터득했다
오십몇년만에 처음 타 본 모타보트
그 느낌을 한마디로 시처럼 표현하라면
<환희와 허무> 딱 이 느낌이었다
그리고는 어느새 언제 그랬냐는 듯이 쓸쓸한 일상으로 돌아왔다
아마 그 환희가 몇시간 계속 된다면 실성하고 말 것이다
아마 그 허무가 몇시간 계속 된다면 자살하고 말 것이다
그렇게 난생 처음 타 본 모타보트는 내게 또하나의 시상을 주고 끝났다
그 비유는 사랑과 같은 것이다
몇십년을 기다리고 별러서 타 본 모타보트는
인생 어느 시점에서 혜성처럼 나타난 사랑과 비슷하리라
평생을 기다렸다가 만난 사랑도 있을 것이다
일주일마다 밀라포드역인가에서 만나서 사랑을 나누다가
끝내는 헤여져야 했던 데이빗드 린의 밀회 같은 사랑도 있을 것이다
한달에 한번 우여곡절 속에 만나서 사랑을 하고
한달 내내 그리움을 싸움으로 보내는 어느 소설 같은 사랑도 있을 것이다
어떤 사랑도 아름답다
이룰 수 없는 사랑은 더욱 아름답다
사랑 그 많은 기다림 그리고 아주 짧은 만남
그 속에는 환희로밖에 표현할 수 없는 오르가즘이 있다
그 짧은 오르가즘 뒤에는 아주 애끓는 이별이 있고 허무가 있다
그리고는 기나 긴 씁쓸함과 애닯은 그리움과 기다림이 있다
환의화 허무 그 어느 한쪽도 길 수가 없다
만날 때마다 헤여져야 할 때를 초를 세면서 사랑을 나누는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만큼 아름다운 사랑이 있을까
환희와 허무의 모타보트를 내려 나는 긴 시간 소주를 마셨다
그리고 더 긴 시간 생각을 했다
왜 사랑이 아름다운가
왜 환희가 오랠 수 없는가
허무는 얼마나 길 수 있을까
환희와 허무가 지나간 자리에는 왜 애닯음과 쓸쓸함이 남을까
어떤 사람이 나에게 점심을 대접하고 싶다 하여
대성리 강가에 가서 매운탕을 먹은 적이 있다
술도 한잔 거나하게 마셨고
허름한 강가 매운탕집 임시건물 기둥을 부여잡고
마이크 없이 노래방소리에 맞추어
내가 좋아하는 <당신은 몰라>도 구성지게 뽑았다
이런저런 이야기 끝에 강에서 모타보트 타는 풍경을 보고 내가 말했다
안 믿을지 모르지만 나는 여태까지 모타보트를 타 본 적이 없다
(사실은 나는 노젓는 보트를 좋아한다. 한 35년쯤 된다)
그랬더니 점심을 사는 그 사람 당장 타자고 한다
평소 좋아하지도 않았고 비쌀 것 같아서 안 탔는데
이럴 때 타보지 않으면 언제 타랴 싶어 그러자고 했다
구명조끼를 입고 운전사와 우리 둘 모두 셋이 탔다
타자마자 왜앵!!! 소리를 내며 물살을 가르고
아마 시속 60킬로미터 쯤으로 쏜살같이 나갔다
어찌나 빠른지 좌우 강가의 경치는 그야말로 주마등처럼 흐르고
물살은 하얀 포말을 일으키며 세월처럼 빨리 뒤로 뿜어나가고
바람은 말을 못할 정도로 뺨을 갈기며 웃었다
게다가 운전사는 스릴을 느끼라고 갈지자로 운전을 했다
꽁무니가 시큰거리며 보트가 파도를 탈 때에는 오르가즘이 오는 것 같았다
일순간이었다
어찌나 빠른지 뭐가뭔지 구경할 틈도 없고
보트에 몸을 맡기고 이리 뒤척 저리 휘청
기분은 야릇 삼삼 바람은 통쾌 상쾌
하늘은 맴맴 맴을 도는가 싶더니
어느새 그 일대 구역을 두번 돌고 끝이다
배에서 내리면서 후들거리는 다리를 추스르며
나는 터득했다
오십몇년만에 처음 타 본 모타보트
그 느낌을 한마디로 시처럼 표현하라면
<환희와 허무> 딱 이 느낌이었다
그리고는 어느새 언제 그랬냐는 듯이 쓸쓸한 일상으로 돌아왔다
아마 그 환희가 몇시간 계속 된다면 실성하고 말 것이다
아마 그 허무가 몇시간 계속 된다면 자살하고 말 것이다
그렇게 난생 처음 타 본 모타보트는 내게 또하나의 시상을 주고 끝났다
그 비유는 사랑과 같은 것이다
몇십년을 기다리고 별러서 타 본 모타보트는
인생 어느 시점에서 혜성처럼 나타난 사랑과 비슷하리라
평생을 기다렸다가 만난 사랑도 있을 것이다
일주일마다 밀라포드역인가에서 만나서 사랑을 나누다가
끝내는 헤여져야 했던 데이빗드 린의 밀회 같은 사랑도 있을 것이다
한달에 한번 우여곡절 속에 만나서 사랑을 하고
한달 내내 그리움을 싸움으로 보내는 어느 소설 같은 사랑도 있을 것이다
어떤 사랑도 아름답다
이룰 수 없는 사랑은 더욱 아름답다
사랑 그 많은 기다림 그리고 아주 짧은 만남
그 속에는 환희로밖에 표현할 수 없는 오르가즘이 있다
그 짧은 오르가즘 뒤에는 아주 애끓는 이별이 있고 허무가 있다
그리고는 기나 긴 씁쓸함과 애닯은 그리움과 기다림이 있다
환의화 허무 그 어느 한쪽도 길 수가 없다
만날 때마다 헤여져야 할 때를 초를 세면서 사랑을 나누는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만큼 아름다운 사랑이 있을까
환희와 허무의 모타보트를 내려 나는 긴 시간 소주를 마셨다
그리고 더 긴 시간 생각을 했다
왜 사랑이 아름다운가
왜 환희가 오랠 수 없는가
허무는 얼마나 길 수 있을까
환희와 허무가 지나간 자리에는 왜 애닯음과 쓸쓸함이 남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