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에 쓰는 물건인고? 1
어머 이게 뭐야
도자기를 만들다가 실패한건가?
원래 이렇게 만든 건가?
뭣에 쓰는 물건인고?
참 못생겼다

우굴쭈굴하고
구멍 숭숭 굻리고
재주는 재주다 어떻게
혓바닥 쏙 내민 것 같이
저렇게 만들 수가 있을까?

길가 벽에 대롱대롱 매단 저 물건을 보고
요리조리 궁리를 하던 중에
산들바람이 나풀나풀 불어왔다
생전 처음 들어보는 소리
아 ! 그래 그거구나

저 오묘한 소리는 바람의 소리인가?
도자기의 소리인가?
구멍마다 바람 방향마다 바람 세기마다
다 다른 소리를 내는 이 옹기 앞에서
나는 또한번 깨닫는다
그렇게나 잘났다는 너는
무슨 소리를 내고 있니?

참 불쌍하다
그 소리 한번 냈다가
네 가슴만 쓸쓸해졌지?
그것봐라
세상 인심이 그렇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