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전 시장 재임 시절 서울시청을 출입했던 손병관 기자는 지난 21일 페이스북에 "박원순 사건 관련 라디오 인터뷰가 취소됐다"며 "제 인터뷰에 반론을 펴야 할 피해자 및 여성단체 측의 섭외에 실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게 우리나라 저널리즘의 현 주소"라고 비판했다.
손병관 기자는 박원순 전 시장 성추행 피해자를 향해 "여기가 로도스니까 여기서 뛰세요"라며 "법원이나 인권위가 언제까지나 당신의 '장미빛 미래'를 보장하진 않을 겁니다"라고 했다.
그는 다른 게시물을 통해서는 "많은 분들이 법원 판단과 국가인권위 직권조사 발표로 '박원순 성희롱'이 확정적인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판사는 피해자 말만 듣고 쉽게 단정지은 것이고, 인권위 발표는 문제 삼은 행위들이 성희롱으로 볼 수 없다는 목격자들의 증언이 지워졌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러자 진중권 전 교수는 손 기자의 페이스북 글을 공유하며 "로두스고 나발이고 꼴값을 떨어라"라며 "그 (라디오 인터뷰) 섭외, 나한테 왔었다. 그거, 내가 거절한 것"이라고 했다. 이어 "왜? 공중파로 2차 가해를 하면 안 되니까"라며 "그거 저질러서는 안 될 범죄행위"라고 했다.
두 사람은 곧이어 댓글로도 설전을 벌였다. 진중권 전 교수는 손 기자를 향해 "노이즈 마케팅을 하려는 모양인데, 인생 그렇게 지저분하게 살지 마" "그 인세가 목으로 넘어가냐? 당신도 인간이야?"라고 했다.
손병원 기자가 "그래도 책은 읽으셨나봐요"라고 하자 진중권 전 교수는 "풉, 안 읽었는데... 내가 구더기냐? 똥을 먹게. 그 똥은 대깨문들의 생명의 양식으로 간직하셔"라고 받아쳤다.
앞선 17일에도 손병관 기자는 피해자 A씨의 기자회견과 관련해 "(피해자가) 2차 가해 중단하라는 메시지를 반복적으로 냈는데 '피해자 = 거짓말쟁이'로 보는 논거들 상당수가 내 책(비극의 탄생)에서 나오고 있다"며 "단도직입적으로 말하면 내 책은 개인의 '주장'이 아니라 목격자들의 증언을 담고 있다"고 했다.
이에 진중권 전 교수가 "지금 뭐하는 겁니까? 미쳤어"라는 댓글을 남겼고 손병관 기자는 "제가 쓴 책과 피해자 기자회견 답변을 모두 본 후 저를 꾸짖어도 늦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진 전 교수는 다시 "똥을 똥이라고 말하기 위해 꼭 찍어서 먹어 봐야 하나?"라고 손 기자를 비판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