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랏샤이마세, 이랏샤이마세.
(어서 오세요, 어서 오세요)

일본의 어떤 상점에 가도 들을 수 있는 소리다. 그것도 아주 우렁차게 들리는 소리다. 일본의 큰 도시부터 아주 작은 도시에 이르기까지 이랏샤이마세라는 우렁찬 소리는 변함없이 똑같이 들린다. 사람의 인적조차 드문 시골의 작은 식당에서는 그렇게 외치지 않아도 좋으련만 이 친절하고도 다분히 큰 소리는 우리가 손님이라는 사실을 다시 깨닫게 해준다. 마치 ‘당신은 손님입니다’ 라고 외치는 것같다. 하루 종일 이랏샤이마세를 외치면 목도 아프고 지칠만도한데 결코 외치는 소리는 작아지지 않는다. 물론 이랏샤이마세는 그들이 가진 친절이라는 이름의 빙산의 일각일 뿐이다.

십 수년 전에, 일본에서 생활하면서 느끼고 체험한 거의 모든 것을 그의 저서에서 비판한 어떤 필자는 이것을 ‘가짜 마음’ 이라고 규정했는데, 손님에게는 그 것이 가짜 마음이던 진짜 마음이던 어서 오라고 정중하게 외치는 소리가 싫게 들리지는 않는다. 설령 그 것이 가짜 마음이라고 해도 손님의 입장으로서 그 것을 가식적이라고 헤아릴 필요는 없다. 손님이 와도 그만 안와도 그만이라는 식의 태도가 더 문제가 아닐까 한다. 나쁘게 보면 한없이 나쁘게 보이는 것이 사람의 마음이 아닐까.

이번 여름에 난 도꾜로 휴가를 갔다. 일본의 여러 도시를 다녀봤고, 그중에서도 도꾜는 열번 이상 가봤지만, 언제나 가장 중요한 것은 갈 때마다 기분이 좋아진다는 것이다. 한국의 것과는 전혀 다른 일본 라면의 맛, 장인이 만드는 것 같은 스시, 그리고 오사께 한잔도 나를 기쁘게 하지만 내가 기분이 좋아지는 이유는 그들의 친절함에 있다. 특히, 식당이나 상점에서 점원들이 보여주는 친절은 한국에서의 아직 덜 자린 친절에 익숙해진 나를 감동시키기에 충분하다. 손님의 입장에서 손님의 대우를 받는 것은 어쩌면 너무나도 당연한 것이지만, 내가 이렇게 감동을 받는 것 자체가 이상해 보일 정도다.

사실 친절은 모든 것을 좋은 방향을 이끌어 가는 촉매제이고 양념이고 조미료다. 친절한 사람에게는 짜증을 낼 수 없으며, 친절한 말한마디에 모든 화가 눈 녹듯이 녹아내리기도 한다. 친절은 손님의 지갑을 열게하는 열쇠이기도 하고, 상대방을 이길 수 있는 힘이기도 하고, 피곤함을 날려버리는 청량제이기도 하다.

친절하다는 것은 태생적으로 타고 나는 것이 아니라 열심히 노력하고 배워야 하는 것이다. 스스로 친절하게 행동하는 것을 연습해야 한다. 친절한 message tone을 내는 목소리, 표정, 제스처 등이 친절함을 이루는 요소라고 말한다면 부단하게 연습해야 이루어 낼 수 있는 것이다. 나아가 사회적 분위기가 친절하다면 그 사회의 구성원도 보다 친절하게 될 수 있는데 일본이나 서구 선진 사회가 그 좋은 예이다.

해외의 시장을 개척하는 국내 모든 회사에서 언젠가부터 줄기차게 외치는 글로벌 경쟁력은 회사 각 구성원의 높은 어학 시험 점수가 아니가 친절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실 휴대전화 사업자나 주유소 같이 경쟁이 치열한 부문을 제외한 한국 회사들의 친절도는 의문의 여지가 아주 많다. 전화를 받는 매너나 손님을 맞이하는 기술 등이 현저하게 떨어진다. 우리들끼리 서로 친절하지 못한데 어떻게 외국 손님에게 친절을 베풀 수 있겠는가.

친절은 경쟁력이다. 경쟁력이기 때문에 연습해야하고 연습해야하는 것이기 때문에 쉬운 것이 아니다. 당신이 진정한 글로벌 경쟁력을 갖길 원한다면 친절부터 연습하라. 당신이 이미 친절이라는 경쟁력을 갖추었다면 새로운 추세에 맞춰 친절을 업그레이드 하길 바란다.

친절은 모든 경쟁력의 시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