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과목별 점수가 보정된다고 해도 입시업계에서는 선택과목 유불리 문제를 완전히 해결할 수 없을 것으로 관측했다.
21일 교육계에 따르면 2022학년도 수능 국어와 수학 영역은 '공통과목+선택과목' 구조로 변경된다.
작년에 시행된 2021학년도 수능까지 수험생들은 탐구 영역과 제2외국어 영역에서만 과목을 선택하면 됐는데, 이번 수능에서는 주요 영역에서도 과목을 골라 시험봐야 한다.
이미 탐구 영역에서 과목 선택에 따라 원점수가 같더라도 표준점수가 10점 안팎 차이가 나는 복불복 문제가 매년 반복되는 상황에서 선택과목제가 확대됨에 따라 복불복이 심화할 것이라는 목소리가 크다.
특히 수험생들의 우려가 집중된 영역은 수학이다.
수학에서는 주로 문·이과 계열에 따라 갈리던 수학 가형, 나형 구분이 사라진다.
대신 '수학Ⅰ, 수학Ⅱ'를 공통과목으로 치르고, 선택과목 '확률과 통계', '미적분', '기하' 가운데 1개를 택해 응시해야 한다.
공통과목은 전체 문항의 75%, 선택과목은 25% 내외로 출제된다.
최종 점수는 공통과목, 선택과목 각각의 표준 점수를 산출한 후 배점 비율에 따라 합산한 표준 점수로 표기된다.
수능을 주관하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선택과목 표준 점수를 산출하는 과정에서 공통과목 점수를 바탕으로 선택과목 점수를 보정하기 때문에 과목 선택에 따른 유불리 문제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예컨대 수학 영역에서 각각 A, B 선택과목을 고른 두 수험생의 선택과목 원점수가 같더라도 A 선택과목을 택한 집단의 공통과목 평균 점수가 B 선택과목 집단보다 높으면 선택과목 보정 후 점수는 A 선택과목을 본 수험생이 높을 수 있다.
A 선택과목에 더 좋은 실력을 지닌 학생이 몰린 것으로 간주해 해당 선택과목 수험생이 일종의 보상을 받는다는 뜻이다.
이에 따라 두 수험생의 공통과목 표준점수가 동일하다면 공통·선택과목을 합산한 최종 표준점수는 A 선택과목을 본 수험생이 높을 여지가 있다.
그러나 입시업계에서는 점수 보정은 부차적인 문제일 뿐 선택과목제가 확대된 이상 유불리 심화 문제는 불가피하다고 지적한다.
임성호 종로학원 하늘교육 대표는 "킬러 문항(최고난도 문항)이 공통·선택과목 중 어디에서 많이 나오느냐에 따라 유불리가 달라질 수 있다"며 "본인의 실력 외적 변수 비중이 커질 우려도 있다"고 꼬집었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은 "공통과목 평균 점수를 바탕으로 점수를 보정하기 때문에 일부 문과 학생들은 수학에서 (이과 학생들이 몰리는) 미적분을 택하는 것이 낫다고 얘기하는 등 혼란도 있다"고 했다.
해당 점수 보정 방식이 2005∼2011학년도 수리 가형 영역에 도입돼 검증된 것이라는 평가원의 설명에도 이 소장은 "7차 교육과정 때 수리 가형에서는 99% 학생들이 (선택과목 중) 미적분을 택했다"며 "(선택과목 복불복 문제를) 그때와 비교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수험생의 혼란을 가중하는 방향으로 변경된 수능 제도 때문에 입시 전문가들은 역설적으로 자신 있는 과목을 선택하는 것이 가장 낫다고 수험생들에게 조언한다.
임 대표는 "우선 (비중이 큰) 공통과목을 열심히 대비해야 한다"며 "선택과목 유불리를 따지기에는 복잡하고 어렵기 때문에 자신이 잘하고 자신 있는 과목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이 소장 역시 "수험생이 좋아하고 잘하는 과목을 선택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입을 모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