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이 50㎝ 우리에 갇힌 개와 고양이…피부병 걸려도 방치

동물보호법 위반 60대에 벌금 200만원 선고

비닐하우스에서 개와 고양이 90마리를 기르면서 좁은 우리에 가둬놓고 제대로 관리하지 않아 학대한 60대 남성이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인천지법 형사16단독 송재윤 판사는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65)씨에게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다고 18일 밝혔다.

A씨는 2018년 9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인천시 남동구에 있는 비닐하우스에서 개 50마리와 고양이 40마리를 기르면서도 제대로 관리하지 않아 학대한 혐의로 기소됐다.

남동구 공무원들이 현장 조사를 나갔을 때 A씨가 기르던 개와 고양이는 높이 50㎝의 좁은 우리에 각각 갇혀 뒷발로 일어서지 못하는 상태였고 주변에 놓인 밥그릇과 물그릇에는 분변과 오물이 묻어 있었다.

또 개와 고양이가 갇힌 우리 바닥에도 분변이 쌓여 있었으며 죽은 개 사체가 인근에 방치돼 있기도 했다.

일부 개와 고양이는 피부병에 걸렸고 제때 치료받지 못한 상처에서는 고름이 나왔다.

송 판사는 "(관련 법상) 동물 사육공간의 가로와 세로는 코부터 꼬리까지 잰 몸길이의 2배 이상 크기여야 한다"며 "높이는 동물이 뒷발로 일어섰을 때 머리가 닿지 않아야 한다"고 전제했다.

이어 "피고인은 동물보호법이 정한 사육·관리 의무를 위반해 (개와 고양이에게) 상해를 입히거나 질병을 유발했다"며 "'법을 위반한 적 없다'는 피고인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