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노동자 폐암 첫 산재 인정…"업무·질병 인과관계"
포스코 노동자 폐암이 산업재해라는 판정이 처음으로 나왔다.

17일 민주노총 금속노조 포스코지회 등에 따르면 근로복지공단 전남 여수지사는 지난 16일 포스코 포항제철소와 광양제철소에서 근무한 노동자 A씨의 폐암을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해 통지했다.

A씨는 약 35년간 두 제철소 화성부 선탄계 수송반에서 근무했다.

화성부는 석탄을 고온에 쪄서 덩어리 형태 연료인 코크스를 만드는 부서다.

근로복지공단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는 "A씨는 코크스오븐 공정에서 석탄 수송, 소화 등 업무수행 과정에서 코크스 가스, 결정형 유리 규산 분진 등에 장기간 노출됐다고 판단된다"며 "유해물질 노출수준이 발암에 충분한 양과 기간으로 인정할 수 있다"고 결정했다.

또 "신청 상병과 업무에 상당 인과관계가 인정된다는 것이 심의회 참석 위원의 일치된 의견"이라고 밝혔다.

이는 포스코 노동자의 직업성 암 산재 인정으로는 5번째 승인 건이고 폐암으로는 최초 사례다.

A씨 사건과 관련해 별도 역학조사 없이 업무상 질병이 인정됐다.

A씨 사건을 담당한 법률사무소 '일과사람'은 재해자가 한 업무와 질병 간 인과관계가 명확한 만큼 역학조사를 생략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A씨는 석탄 및 코크스를 운반하거나 코크스를 소화하는 업무를 하면서 코크스 가스나 석면 등에 노출됐음에도 적절한 보호구를 지급받지 못했다.

권동희 일과사람 노무사는 "제철산업에는 폐암을 포함한 각종 직업성 암을 유발하는 유해물질이 발생하는 공정이 필수적으로 존재하고, 과거 작업환경이 열악했다는 점은 명확히 알려진 사실이다"며 "그런데도 국내 최대 규모 제철기업인 포스코 노동자 폐암이 처음으로 산재로 인정됐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