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연락채널 단절 이어 조평통 폐지 압박…멀어지는 '3년전 봄'(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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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지도부에 보고 드린 상태"…압박조치 가시화 가능성
북한이 한미연합훈련에 반발하며 남북 당국 간 공식대화창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폐지까지 거론함에 따라 남북관계 전망은 한층 어두워졌다.
특히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의 입을 통해 드러낸 최고지도자의 의중을 대외뿐 아니라 내부 북한 주민들에게도 공표했다는 점에서 추가적 조처가 뒤따를 가능성이 있고, 이 경우 남북관계 복원은 더욱 멀어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김 부부장은 16일 자신의 이름으로 낸 담화에서 현재 진행 중인 한미연합훈련을 '동족을 겨냥한 침략전쟁연습'이라고 규정하고 "3년 전 봄날은 다시 돌아오기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 정세에서 더 이상 존재할 이유가 없어진 대남 대화기구인 조평통을 정리하는 문제를 일정에 올려놓지 않을 수 없게 됐다"고 경고했다.
조평통은 공식적으로 남측 통일부의 맞상대격인 북한 내각 기구다.
위원장이었던 리선권이 외무상으로 임명된 이후 후임자 임명 소식이 들리지 않는 등 사실상 유명무실한 상태였지만, 기관의 상징성을 고려하면 조평통 폐지 거론은 남한 당국과 대화하지 않겠다는 압박메시지로 해석된다.
홍민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조평통을 없애는 것은 남북 당국 간 접촉 창구를 없애겠다는 것과 다름없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김 부부장은 "우리를 적으로 대하는 남조선 당국과는 앞으로 그 어떤 협력이나 교류도 필요 없으므로 금강산국제관광국을 비롯한 관련 기구들도 없애버리는 문제를 검토하고 있다"고 남북 교류·협력 단절도 시사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사실상 남북간 민간급 교류협력이 중단된 상황이지만, 이런 언급은 미래에도 남북협력을 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셈이어서 우려를 키운다.
특히 이날 김 부부장의 담화는 북한 전 주민이 볼 수 있는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의 2면에도 실리며 대내적으로도 공표됐다.
북한이 단순한 엄포를 넘어 실질적인 대남 행동을 취할 수 있다고 우려하는 이유다.
더욱이 김 부부장은 담화에서 "이러한 중대조치들은 이미 우리 최고 수뇌부에 보고드린 상태"라고 언급했다.
사실상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까지 보고됐음을 의미하는 것이어서 김 부부장이 언급한 '중대 조치'들이 어떤 형태로든 가시화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다만 지난해 6월에도 김 부부장이 대북전단 살포를 문제 삼으며 남북관계 긴장을 고조시켰다가, 김 국무위원장이 대남군사행동 보류를 지시하며 숨고르기에 들어간 전례가 있어 사태가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지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
지난해 6월 남북 당국 간 통신연락선을 북한이 일방적으로 단절한 데 이어, 만일 김 부부장이 언급한 대로 조평통과 대남 교류·협력기구 폐지까지 현실화한다면 남북관계는 악화 일로를 걸을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김 부부장 담화에서 드러난 대남메시지와 대미메시지의 '온도 차'에 대해서도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김 부부장은 미국을 향해 "앞으로 4년간 발편잠을 자고 싶은 것이 소원이라면 시작부터 멋없이 잠 설칠 일거리를 만들지 않는 것이 좋을 것"이라며 대남메시지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수위를 조절했다.
대미 발언은 분량도 적었고 내용에 있어서 구체적인 조치에 대한 언급이 없었을뿐 아니라 표현 등에서도 눈에 띄는 대목은 없었다.
김상기 통일연구원 평화연구실 연구위원은 "이날 대미메시지는 앞서 8차 당대회에서 밝힌 '강대강 선대선' 입장이 지속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미국의 대북정책이 발표될 때까지 지켜보겠다는 유보적 입장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남한을 통해 미국과의 북핵협상을 풀어보려 했지만 2019년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로 좌절을 겪은 만큼, 새로운 미국 바이든 행정부에 대해선 과거의 '통미봉남' 기조로 회귀할 수 있다는 우려 섞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 경우 문재인 정부는 가뜩이나 내년 대선을 앞두고 정치적 시간표가 빠듯한 상황에서 외교적으로 운신의 폭이 더욱 좁아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북한이 한미연합훈련에 반발하며 남북 당국 간 공식대화창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폐지까지 거론함에 따라 남북관계 전망은 한층 어두워졌다.
특히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의 입을 통해 드러낸 최고지도자의 의중을 대외뿐 아니라 내부 북한 주민들에게도 공표했다는 점에서 추가적 조처가 뒤따를 가능성이 있고, 이 경우 남북관계 복원은 더욱 멀어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김 부부장은 16일 자신의 이름으로 낸 담화에서 현재 진행 중인 한미연합훈련을 '동족을 겨냥한 침략전쟁연습'이라고 규정하고 "3년 전 봄날은 다시 돌아오기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 정세에서 더 이상 존재할 이유가 없어진 대남 대화기구인 조평통을 정리하는 문제를 일정에 올려놓지 않을 수 없게 됐다"고 경고했다.
조평통은 공식적으로 남측 통일부의 맞상대격인 북한 내각 기구다.
위원장이었던 리선권이 외무상으로 임명된 이후 후임자 임명 소식이 들리지 않는 등 사실상 유명무실한 상태였지만, 기관의 상징성을 고려하면 조평통 폐지 거론은 남한 당국과 대화하지 않겠다는 압박메시지로 해석된다.
홍민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조평통을 없애는 것은 남북 당국 간 접촉 창구를 없애겠다는 것과 다름없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김 부부장은 "우리를 적으로 대하는 남조선 당국과는 앞으로 그 어떤 협력이나 교류도 필요 없으므로 금강산국제관광국을 비롯한 관련 기구들도 없애버리는 문제를 검토하고 있다"고 남북 교류·협력 단절도 시사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사실상 남북간 민간급 교류협력이 중단된 상황이지만, 이런 언급은 미래에도 남북협력을 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셈이어서 우려를 키운다.
특히 이날 김 부부장의 담화는 북한 전 주민이 볼 수 있는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의 2면에도 실리며 대내적으로도 공표됐다.
북한이 단순한 엄포를 넘어 실질적인 대남 행동을 취할 수 있다고 우려하는 이유다.
더욱이 김 부부장은 담화에서 "이러한 중대조치들은 이미 우리 최고 수뇌부에 보고드린 상태"라고 언급했다.
사실상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까지 보고됐음을 의미하는 것이어서 김 부부장이 언급한 '중대 조치'들이 어떤 형태로든 가시화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다만 지난해 6월에도 김 부부장이 대북전단 살포를 문제 삼으며 남북관계 긴장을 고조시켰다가, 김 국무위원장이 대남군사행동 보류를 지시하며 숨고르기에 들어간 전례가 있어 사태가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지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
지난해 6월 남북 당국 간 통신연락선을 북한이 일방적으로 단절한 데 이어, 만일 김 부부장이 언급한 대로 조평통과 대남 교류·협력기구 폐지까지 현실화한다면 남북관계는 악화 일로를 걸을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김 부부장 담화에서 드러난 대남메시지와 대미메시지의 '온도 차'에 대해서도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김 부부장은 미국을 향해 "앞으로 4년간 발편잠을 자고 싶은 것이 소원이라면 시작부터 멋없이 잠 설칠 일거리를 만들지 않는 것이 좋을 것"이라며 대남메시지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수위를 조절했다.
대미 발언은 분량도 적었고 내용에 있어서 구체적인 조치에 대한 언급이 없었을뿐 아니라 표현 등에서도 눈에 띄는 대목은 없었다.
김상기 통일연구원 평화연구실 연구위원은 "이날 대미메시지는 앞서 8차 당대회에서 밝힌 '강대강 선대선' 입장이 지속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미국의 대북정책이 발표될 때까지 지켜보겠다는 유보적 입장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남한을 통해 미국과의 북핵협상을 풀어보려 했지만 2019년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로 좌절을 겪은 만큼, 새로운 미국 바이든 행정부에 대해선 과거의 '통미봉남' 기조로 회귀할 수 있다는 우려 섞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 경우 문재인 정부는 가뜩이나 내년 대선을 앞두고 정치적 시간표가 빠듯한 상황에서 외교적으로 운신의 폭이 더욱 좁아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