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자수 보고 지연으로 혼선…통계 신뢰성 논란 속 정책 결정에도 영향
최근 미국에서 백신 접종과 맞물려 사망자 수가 줄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한고비를 넘겼다는 희망이 고조하는 가운데 주별로 사망자 수 누락이 속속 보고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전국적으로 기존에 보고되지 않았던 사망자 현황이 꾸준히 추가로 발견되면서 전체적인 통계에 혼선이 초래되고 있다는 것이다.

보도에 따르면 이러한 문제는 대체로 각 주가 거의 실시간으로 코로나19 자료를 보고하기 위해 사용하는 시스템과 관련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망진단서를 통해 지연 보고되는 사망자 수가 바로바로 합산되지 않으면서 실시간 보고 자료를 토대로 하는 존스홉킨스대 등 보건 당국과 대중이 기준으로 삼는 통계치와 간극이 발생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WSJ에 따르면 오하이오주는 지난달 4천 명 이상의 추가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인디애나주에서는 약 1천500명의 사망자가 뒤늦게 추가됐다.

이보다 작은 규모긴 하지만 버지니아, 미네소타, 로드아일랜드 주 등에서도 사망자 수 추가 발표가 이뤄졌다.

지난 11일 웨스트버지니아주 당국은 현장 의료진이 168건의 사망 사례가 주의 공중보건 부서에 제때 보고하지 않았다고 확인했다.

웨스트버지니아주의 한 보건 당국자는 "아무도 갑작스러운 상황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리고 아무도 잘못된 자료를 원하지 않는다.

정책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미 당국이 사망자 발생 시 보고 속도를 높이려고 노력하지만 통계 문제가 여전히 해소되지 않은 셈이다.

미네소타주에서는 사설 검사실 4곳에서 결과를 제대로 보고하지 않아 138명의 사망자 누락으로 이어졌다.

버지니아주의 경우 주 당국자들이 보고되는 사망자 통계가 감염 증가 추세를 제대로 반영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발견, 사망 진단서 등을 추적한 결과 900건의 사망 발생을 추가했다.

보고 체계상의 문제로 인한 누락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러한 주별 수치 조정이 전체 코로나19 사망자 수에 대한 과소 집계 규모를 다 메우지는 못한다고 WSJ는 지적했다.

코로나19 사망자 수 공식집계와 '초과 사망'(excess death) 사이에 큰 간극이 있다는 점이 그 방증이라는 것이다.

'초과 사망'이란 독감이나 전염병 등 특정 원인 탓에 통상 기대되는 규모를 넘어서 더 많은 사망이 발생한 경우를 말한다.

다만 집계 오류는 코로나19 검사가 흔치 않았고 의사가 진단서상 사망 원인에 코로나19를 제대로 기재하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던 유행 초기에 더 많이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WSJ는 보건 전문가들을 인용해 추정했다.

앞서 공식집계와 초과사망 규모의 차이로 인해 지난해 봄 코로나19 사태 초기부터 미국에서는 코로나19 사망자 집계오류에 따른 과소집계 논란이 계속 제기됐다.

주별 사망자 수 통계 수정으로 존스홉킨스대나 다른 기관의 사망자수 집계 흐름이 일시적으로 급증할 수 있다고 WSJ는 예상했다.

존스홉킨스대학 제니퍼 누조 보건안전센터 교수는 "이는 도전적 과제이며 국가 차원의 관리감독 체계를 향상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이유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