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입 한 달 만에 첫 출전 KCC 존슨, 8점-8리바운드 '깜짝 활약'
프로농구 전주 KCC의 외국인 선수 디제이 존슨(28·195.8㎝)이 드디어 시즌 첫 경기에 출전했다.

일반적으로 외국인 선수들은 각 구단이 빨리 출전시키지 못해 안달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교체로 영입한 외국인 선수의 비자 문제를 최대한 빨리 해결해 경기에 뛸 수 있게 해야 팀 전력 공백이 최소화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KCC의 존슨은 한 달 전인 2월 10일에 영입 사실이 발표됐지만 그동안 경기에 뛰지 못했다.

KCC는 귀화 선수인 라건아(32·199.2㎝)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특별 규정에 따라 외국인 선수를 3명 기용할 수 있다.

그러나 KCC는 라건아와 타일러 데이비스(24·208㎝)라는 수준급 외국인 선수 2명이 있어 세 번째 외국인 선수가 딱히 필요 없었다.

게다가 라건아를 제외한 두 명의 외국인 선수에게 쓸 수 있는 금액에 제한이 있기 때문에 기량이 좋은 선수를 영입하기도 현실적으로 어려웠다.

KCC가 2월 존슨을 영입한 것은 라건아의 국가대표 차출에 대비하기 위해서였다.

라건아가 국가대표 경기에 뛰고 이후 2주 자가 격리까지 하려면 아무래도 한 명이 더 있는 것이 낫다는 판단이었다.

그러나 2월 예정됐던 국가대표 경기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취소되면서 존슨의 입지가 애매해졌다.

라건아와 데이비스가 다 뛸 수 있는 상황에서 굳이 존슨까지 경기에 내보낼 이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국 입국 후에 한 달이 더 지나도록 경기 출전 기회가 한 번도 없었다.

데이비스가 무릎 부상으로 전치 4주 진단을 받아 전력에서 이탈한 12일 고양 오리온 전은 마침내 존슨이 공식 경기에 출전할 좋은 기회가 됐다.

라건아가 40분을 다 뛰지 못하는 다음에야 존슨에게도 기회가 올 것이기 때문이었다.

결국 존슨은 점수 차가 벌어진 3쿼터 후반 코트를 밟았고, 한 달 넘게 경기에 나오지 못하던 존슨의 마음고생을 잘 알고 있던 KCC 홈 팬들은 큰 박수로 존슨의 투입을 반겼다.

존슨은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쳤다.

8분 13초만 뛰고도 8점, 8리바운드에 스틸과 굿디펜스, 블록슛을 1개씩 해냈다.

전창진 KCC 감독은 "정해준 역할에 충실했다"며 "외국인 선수면 자기 욕심을 낼 수도 있는데 리바운드, 빠른 공수 전환, 스크린 등 제한된 역할을 잘 해줘 고맙다"고 평가했다.

존슨은 라건아가 울산 현대모비스에서 뛰던 2018-2019시즌에도 팀의 세 번째 외국인 선수로 함께 활약한 적이 있다.

그때는 18경기에 나와 평균 4.2점, 3.2리바운드를 기록했다.

라건아는 존슨에 대해 "존슨은 영리한 선수"라며 "현대모비스 시절보다 자신감도 더 는 것 같다"고 칭찬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