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협상 중…특별히 할 말도 없는데 뭐하러 만나"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를 1주일 앞둔 12일 국민의힘 오세훈·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사이에 미묘한 기류 차이가 감지되고 있다.

일단 긴장감이 팽팽하다.

오 후보가 당내 경선 승리 후 지지율 상승세를 탔고, 한동안 독보적이던 안 후보를 맹추격하는 모습이다.

지지율은 어느새 초박빙 양상이다.

줄곧 뒤지던 오 후보가 전날 발표된 여론조사(KBS 의뢰로 지난 8∼9일 한국리서치가 서울시민 800명 조사, 자세한 사항은 중앙여심위 홈페이지 참조)에선 안 후보를 처음 앞서기도 했다.

0.1%포인트에 불과한 차이지만, 오 후보 측에선 추세에 주목하고 있다.

오는 17∼18일 단일화 여론조사를 앞두고 이 같은 추세가 지속할 경우 안 후보를 앞지르는 건 시간 문제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오 후보는 이와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에 "지지율이 조금씩 상승세를 보이는 것은 서울시민 여러분께 감사드리고 싶은 일"이라며 "저에 대한 기대감이 조금씩 살아나고 있는 게 아닌가 생각하고, 더욱더 낮은 자세로 겸손하고 치열하게 임하겠다"고 다짐했다.

안 후보는 "지지율에 일희일비하지 않는다"며 크게 의미를 두지 않았다.

오히려 민주당 후보와의 '경쟁력' 측면에서 여전히 앞선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그는 "지금까지 매번 (민주당 후보를) 오차범위 밖에서 이기는 확실한 후보"라고 자부했다.

자신은 '확실한 후보', 경쟁자인 오 후보는 '불안한 후보'라는 구도를 짜려는 의도로 보인다.

1주일 남은 단일화…吳 "기대감 상승" 安 "김종인 면담"(종합)
안 후보는 지난 10일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에게 전화를 걸어 "당사나 국회로 찾아뵙고 인사드리겠다"고 말했다.

지난 1월 6일 김 위원장 사무실을 찾아가 면담하고 나서 2개월여만이다.

당시 김 위원장은 안 후보에게 "국민의힘 경선에 들어올 생각이 있으면 언제든 연락하라"고 했지만, 안 후보는 "국민의힘 간판으로는 안 나간다"고 잘라 말했다는 게 김 위원장의 전언이다.

결국 '당 대 당'으로 맞붙게 된 단일화 경선을 앞두고 안 후보가 김 위원장과 만나려는 것은 모종의 '담판'으로 추격을 뿌리치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국민의힘 쪽에서 나온다.

안 후보는 이에 대한 기자들 질문에 "우린 선의의 경쟁을 하는 동료"라며 "단일화 과정이 원활히 이뤄지고, 시한 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도록 역할을 부탁드린다고 할 것"이라고만 답했다.

오 후보는 둘의 만남에 대해 "시의적절하고 바람직한 일"이라고 반응했지만, 정작 김 위원장은 "특별히 서로 할 말도 없는데 뭐하러 만나나"라고 되물었다.

김 위원장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지금 단일화 협상 중 아니냐"며 "괜히 만나 우두커니 있다가 돌아서면 더 이상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