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창흠 사퇴론 확산…'先 사태수습 後 거취정리' 가능성
블랙홀 된 LH 사태…與, 특검 카드로 국면 돌파할까
더불어민주당이 12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의 타개책으로 특검 카드를 꺼내 들었다.

4·7 재보선을 앞두고 LH 사태가 부동산 민심의 역린을 건드리고 불공정에 대한 국민적 공분이 높아지자 특단의 조치를 내놓은 것이다.

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는 이날 오전 "투기의 고리를 완전히 절연해야 한다"며 당에 LH 특검을 전격 건의했다.

김태년 당대표 직무대행은 이를 곧바로 수용하고 야당과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박 후보는 공개 건의 전 김 대표 대행에게 미리 이런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의 1차 합동조사 결과 발표에도 '맹탕' 조사 비판이 나오며 민심이 수습되지 않자 이대로는 어렵다는 위기의식 아래 선제적으로 제안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최근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나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와의 양자 대결에서 박 후보의 지지율이 밀리는 상황이다.

박 후보는 기자들과 만나 "지금은 시민들이 아무리 조사해도 '저것뿐일까.

또 있을 것일까' 하며 믿지 않는다"며 "시민들에게 신뢰를 줄 조사와 수사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전날 제안한 국회의원 300명 전원에 대한 부동산 전수조사도 야당에 재차 촉구했다.

당 고위 관계자는 "공직사회 전반에 대한 신뢰 문제이기 때문에 국회 먼저 솔선수범해 실상을 국민들에게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전수조사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주호영 원내대표를 향해 "부패 척결 의지를 의심케 한다"(최인호 수석대변인)며 당장 반격에 나섰다.

블랙홀 된 LH 사태…與, 특검 카드로 국면 돌파할까
그러나 야당이 특검이나 전수조사에 회의적이고 일각에선 '물타기용', '지연작전'이라는 의심의 눈길을 보내고 있어 국면 돌파가 쉽지 않아 보인다.

여기에다 민주당 의원들의 신도시 투기 의혹이 잇달아 터지며 여권 내 'LH 리스크'마저 확산하는 분위기다.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의 사퇴론도 점차 커지고 있다.

여권 원로인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은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변 장관 거취에 대해 "조사 결과를 보고 물러나야 할 것 같다"며 "조사가 더 진행돼서 나오면 책임을 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당권주자인 홍영표 의원은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책임은 반드시 져야 하지만, 그 시점과 어떻게 하느냐는 문제는 다르다"고 언급했다.

결국에는 재보선 전에 변 장관의 거취가 정리되지 않겠냐는 관측이 나온다.

당 고위 관계자는 "3월 국회 끝나는 시점이나 그 직후에 제도개선이 어느 정도 틀을 잡으면 변 장관의 거취도 정리될 수 있다"며 "시점이 문제이지, 본인도 버티려고 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 지도부와 청와대가 지난 10일 변 장관의 거취에 대해 "논의된 바 없다"고 선을 그었음에도 당내 사퇴론이 우후죽순 등장하면서 선거를 앞두고 당청 간 기류 차가 표면화된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