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증권가 "美 투자자들, 쿠팡 성장잠재력 높게 본 것"
쿠팡이 뉴욕 증시 상장 첫날 시가총액 100조원을 돌파한 것과 관련해 여의도 증권가에선 미국 투자자들이 쿠팡의 성장 잠재력을 높게 평가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주영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12일 리포트에서 쿠팡이 상장 첫날 공모가 대비 40.71% 급등 마감한 것과 관련해 "아직 성장 잠재력이 크다는 점이 높은 가치를 인정받은 배경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그는 "쿠팡은 주가매출비율(PSR) 5.4배(올해 매출 50% 성장 가정)에 달하는 높은 밸류에이션(평가가치)을 인정받았다"며 "이는 아마존(3.4배)보다 높고 알리바바와(5.4배) 유사한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주 연구원은 "쿠팡의 국내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은 아직 13% 수준에 불과하다"며 "이는 반대로 말하자면 그만큼 성장 여력이 남아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이효석 SK증권 연구원은 "밸류에이션 논란이 있었지만 글로벌 투자자들이 인정해준 쿠팡의 가치는 100조원이었다"며 "글로벌 투자자들은 쿠팡을 통해 기존 밸류에이션 방법론의 한계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는 얘기를 해준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세 시대 성(城)의 존재 의미가 없어진 것은 대포가 발명된 이후였다"며 "주가수익비율(PER)이나 주가순자산비율(PBR)과 같은 전통적인 평가지표 성 안에서 투자하고 있는 국내 투자자들에게 쿠팡은 대포와도 같다"고 지적했다.

쿠팡의 성공적인 미 증시 상장으로 국내 유통기업의 가치가 재조명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박희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국내 유통업 온라인 기업 가치에 대한 재평가를 전망한다"고 말했다.

그는 "쿠팡의 상장 가치평가 방식과 할인율을 적용하면 이마트(지분율 50.1%)와 신세계(26.7%)가 대주주인 쓱닷컴의 기업가치는 9조3천억원에 달한다"며 "이는 이마트와 신세계 시가총액의 94.0%, 88.2%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앞서 1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된 쿠팡은 공모가인 35달러에서 40.71%(14.25달러) 오른 49.25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야후 파이넌스에 따르면 쿠팡의 시총은 종가 기준으로 886억5천만달러(약 100조4천억원)를 기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