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공화 하원의원 140명 서명…초당적 요구
미 양당의원들, 바이든에 "이란과 핵합의 포함 포괄 협상해야"
미국의 양당 연방하원 의원 140명이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이란과 포괄적인 협상을 추진할 것을 요구했다.

9일(현지시간) abc 뉴스에 따르면 민주당과 공화당 의원들은 핵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중동의 지정학적 문제까지 아우르는 포괄적인 협상을 이란과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공화당 소속 마이크 월츠 의원 등이 주도한 가운데 민주당과 공화당 의원 각각 70명이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에게 보내는 서한에 서명했다.

서한에서는 이란 핵 프로그램을 다시 제한하고 탄도 미사일 개발을 축소하며 중동에서 이란의 '악의적 행동'을 다룰 것을 요구했다.

중동에서의 이란 활동 문제는 미국인 인질과 레바논(헤즈볼라), 예멘(반군), 이라크(시아파 민병대)에 대한 군사적 지원 등을 포함한다.

이런 요구는 바이든 대통령이 이란 문제 해결을 위해 내세운 제안과 맥락이 닿는다.

월츠 의원은 "워싱턴DC에서 초당파주의가 진행되고 있다"면서 "우리는 여러 사안에 대해 함께 할 수 있어서 기쁘다"고 말했다.

이어 "(양당 의원이) 전술적으로도 합의를 이룰지 모르겠지만, 광범위하고 포괄적인 협상이 필요하다는 데 양당 의원들이 합의한 것은 기쁜 일"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서한에는 민주당 소속으로 하원 외교위원회 소위원장인 알비오 시레스, 차기 하원 의장으로 유력시되는 민주당의 하킴 제프리스, 하원 군사위원회 공화당 간사인 마이크 로저스, 공화당의 하원 원내총무인 스티브 스컬리스 등 유력 의원들이 참여했다.

이란은 핵 개발을 포기하는 대신 국제사회로부터의 경제 제재를 해제 받는 조건으로 영국, 프랑스, 독일, 미국, 러시아, 중국과 함께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를 체결했다.

그러나 2018년 5월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가 핵합의를 일방적으로 탈퇴하고 대이란 제재를 복원하면서 이란 핵합의는 붕괴 위기에 놓이게 됐다.

이에 이란은 1년 뒤인 2019년 5월부터 단계적으로 핵합의에서 약속한 핵프로그램 동결·축소 조항을 지키지 않았다.

올해 초에는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핵시설 사찰 범위도 줄였다.

바이든 행정부는 이란이 먼저 핵합의를 다시 준수해야 제재를 해제하고 핵합의에 복귀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이란은 선(先)제재 해제를 요구하며 팽팽히 맞서고 있다.

이란은 최근 핵합의 복원을 위해 미국과 비공식으로도 협상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나타내기도 했다.

또 기존 핵합의 외에 조건이나 의제를 추가해선 안된다는 태도도 고수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