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바둑리그 포스트시즌 미디어데이서 입담 대결…신진서 "준우승 공약 걸겠다"
"신민준이 미쳐야" vs "신진서·원성진은 이미 미쳤다"
"개인적으로 저희 팀이 거의 우승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우승을 못 하면 팬들이 시키는 것을 하겠다.

"
KB국민은행 바둑리그 정규리그에서 1위를 차지한 셀트리온의 주장 신진서 9단의 자신감 넘치는 포스트시즌 임전 소감이다.

신진서는 10일 서울 한국기원에서 열린 2020-2021 KB바둑리그 포스트시즌 미디어데이에서 '우승 공약'을 말하면서 오히려 우승을 못 할 가능성이 크다며 역제안을 했다.

KB바둑리그 포스트시즌에는 정규리그 1∼4위 팀이 진출한다.

셀트리온은 정규리그 1위를 차지하며 챔피언결정전에 직행했다.

3위 포스코케미칼과 4위 수려한 합천은 오는 17∼18일 준플레이오프에서 맞붙는다.

준플레이오프 승자는 19∼21일 플레이오프에서 2위 한국물가정보와 만난다.

플레이오프에서 승리한 팀은 26∼28일 셀트리온과 챔피언결정전에서 최강팀을 가린다.

셀트리온은 국내 랭킹 1위 신진서, 정규리그에서 전승 신화를 쓴 원성진 9단이 '원투 펀치'로 활약하며 최고의 전력을 자랑했다.

백대현 셀트리온 감독은 "흔히 포스트시즌에서는 '미친 선수'가 나와야 한다는데, 우리 팀에는 현재 미친 선수가 두 명 있다.

신진서와 원성진이다"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백 감독은 나아가 "단기전에서는 경험이 많은 선수가 중요하다"며 베테랑 조한승 9단이 새롭게 미쳐주기를 바란다고 기대했다.

지난 시즌 바둑리그 챔피언 팀인 한국물가정보는 주장 신민준 9단에게 기대를 걸고 있다.

신민준은 지난해 챔피언결정전 최종국에서 신진서를 꺾고 팀 우승을 확정 지었고, 최우수선수(MVP)까지 거머쥐었다.

한종진 한국물가정보 감독은 "작년 너무 좋은 기억이 있어서 올해 2위라는 성적이 아쉽다"며 "작년 우승했을 때처럼 주장 신민준이 미쳐야 한다.

신민준이 LG배 때처럼 미쳤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신민준은 지난달 메이저 세계대회 LG배에서 중국 최강자 커제 9단을 꺾고 우승한 좋은 기운을 이어가고자 한다.

신민준은 "사실 LG배에서 우승한 뒤 성적이 좋지 않았다.

마음을 다잡고 포스트시즌에 집중해서 2연패에 도전할 생각"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그는 '가장 만나고 싶은 선수' 질문에 "신진서는 너무 강하니까 피하고, 원성진 사범님의 전승을 깨보겠다"고 답하기도 했다.

3위 포스코케미칼의 대표 선수로 나온 이창석 7단은 '대세남' 별명에 걸맞게 활약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창석은 "지금은 조금씩 별명에 안 어울리는 성적을 거두고 있지만, 최근 이기면서 자신감을 얻고 있다"며 "포스트시즌에서 대세남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4위 수려한 합천의 박정환 9단은 "준플레이오프에서 포스코케미칼을 이겨야 한다.

이창석과 붙어서 대세남 타이틀을 빼앗고 싶다"고 도발했다.

그러자 이창석은 "웬만하면 박정환 9단을 피하려는 입장"이라며 "대신 강유택 사범님과 대국하고 싶다"고 맞받아쳤다.

KB바둑리그 우승 상금은 2억원이며 2위 팀 1억원, 3위 팀 6천만원, 4위 팀은 3천만원을 받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