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에 경질 요구 보도, 사실 아냐…진상규명 우선"
문대통령·원내대표단 간담회 논의 주목…일각선 여전히 책임론
與, 공직자 부패근절 입법 주력…변창흠 경질설엔 선긋기
더불어민주당은 10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투기 의혹과 관련, 공직 부패를 근절하기 위한 입법에 주력하기로 했다.

김태년 당대표 직무대행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은 이번 사건을 공직 부패를 완전히 뿌리 뽑는 계기로 삼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당내 전담 태스크포스를 설치해 이해충돌방지법, 공직자윤리법, 국회법 개정안 등을 포괄하는 정밀한 입법 정책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노웅래 최고위원은 "이번 기회에 LH의 방만 경영과 구조적 적폐를 드러내고 전면 개혁을 통해 원점에서부터 재구축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 차원의 진상규명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당은 국회 차원의 재발 방지를 위한 '시스템' 구축에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특별법을 통한 투기 이익 환수 소급적용, 부동산 거래 감독기구 설치 같은 특단의 대책도 거론되고 있다.

당 지도부는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사퇴 요구에는 선을 그었다.

김 대표 대행은 기자들과 만나 "공직자가 책임질 일이 있으면 하는 건데 지금은 조사 결과도 안 나온 상황"이라며 "변 장관 경질을 논의한 바 없다"고 했다.

최인호 수석대변인은 '당 지도부가 변 장관 경질을 대통령에게 요구할 방침'이라는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라고 기자단에 공지했다.

이런 지도부 기조에는 진상 규명 이전에 변 장관에 대한 거취 문제부터 초점이 맞춰진다면 부동산 정책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이 전날 "투기는 투기대로 조사하되, 정부의 주택공급 대책에 대한 신뢰가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밝힌 영향이 작용하지 않겠냐는 분석이다.

與, 공직자 부패근절 입법 주력…변창흠 경질설엔 선긋기
김 대표 대행도 이날 "집값 안정을 위해 공급대책이 대단히 중요하다"며 "4월에 2차 계획도 발표하는 등 신속하게 공급 차질이 없도록 하는 정책 기조가 흔들림 없이 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당 일각에서는 11일 정부의 1차 전수조사 결과 발표 뒤 여론 동향에 따라 변 장관에 대한 거취 문제가 다시 나오지 않겠냐는 전망이 제기된다.

부동산 관련 민심은 대선 전초전이라 평가받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4·7 재보선이 다가올수록 변 장관의 거취를 놓고 당과 청와대 간 온도 차가 나타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날 문재인 대통령과 원내대표단이 청와대에서 오찬 간담회를 갖는 만큼 이 자리에서 변 장관 문제가 논의될지 주목된다.

한 중진 의원은 "김현미 장관에서 변창흠 장관으로 바꾸면서 '메신저 체인지' 효과를 노렸던 것인데, 이번 사태로 사실상 그 효과가 상실됐다"며 "민심이 빨리 수습되지 않는다면 결국 거취 문제가 나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연합뉴스